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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탈북자 산재 사망 배상금 누가 받나

  •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탈북자 산재 사망 배상금 누가 받나

해마다 1000명이 넘는 사람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들어온다.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2만7000여 명에 달한다. 이렇게 숫자가 늘다 보니 송사도 생기고,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사람도 많다. 해마다 수십 명의 탈북자가 수감되고 있는데, 범죄별로 보면 지난해 10월 말 현재 마약류 수감자가 60명(19.86%)으로 가장 많고 사기·횡령 56명(18.54%), 살인 46명(15.23%), 폭력 40명(13.24%)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보안법 위반, 밀항, 출입국관리법 위반, 여권 위조 등 공안 관련 수감자도 30명(9.93%)이나 됐고, 강간 26명(8.60%), 절도 13명(4.30%), 교통사고와 경범죄, 특가법상 도주차량, 위험운전 치사상자 등 과실범 19명(6.29%), 관세법 위반과 보호관찰법 위반, 주거 침입 등 기타 9명(2.98%)과 강도 3명(0.99%)이 뒤를 이었다. 특히 마약류와 사기·횡령, 살인 관련 사범이 총 162명으로 전체의 53.7%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 대부분이 배고픔이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고향을 떠나 남한으로 왔으나 법과 지식에 대한 이해 부족과 향수병, 생활고 등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지금도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이런 이유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북한이탈주민이 하나원(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한 통일부 소속기관)에서 받는 교육 중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정은 시장경제 적응 프로그램 12시간(전체 교육의 3%)과 생활법률 등 범죄 관련 교육 17시간(전체 교육의 4.3%)뿐이라고 한다.

반면,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어렵사리 직장을 구해 생활하다 산업재해(산재)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왕왕 발생한다. 문제는 한국에 연고자가 없는 경우 산재 사망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수령할 사람이 없다는 것. 최근 이와 관련해 탈북자의 북한 거주 유가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잠수부로 일하다 사망한 탈북자 A씨의 북한 거주 부모와 배우자가 선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선장 등은 A씨의 북한 유가족 3명에게 1억1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1년부터 동해안에서 해산물 채취 작업을 하는 잠수부로 일하다 3년 만인 2013년 3월 잠수 작업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법원은 당시 선주와 선장 등이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소송은 다행히 먼저 탈북해 국내에서 생활하던 A씨의 형 B씨가 부모와 형제의 가족관계를 알 수 있도록 가족관계증명원 등의 서류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B씨는 이 서류를 근거로 2013년 8월 법원으로부터 재판의 법정대리인이자 재산관리인으로 선임받았고, 북한에 있는 가족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남북관계에 비춰 A씨의 유가족에게 배상금이 당장 전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금이 전달되지 않으면 민법의 ‘재산관리인에 관한 규정’에 따라 소송을 진행한 법정대리인이자 재산관리인으로 선임된 형 B씨가 보관해야 하며, 1년에 한 번씩 법원에 배상금을 잘 관리하는지 보고해야 한다. 만일 손해배상금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재산관리인을 바꿀 수 있다.

배상금은 관리인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으며 사용하려면 반드시 용도를 밝히고 법원의 까다로운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횡령죄가 적용될 수 있다. 향후 1심 판결대로 확정될 경우 손해배상금은 재산관리인인 B씨가 은행에 예치해둬야 하고, 북한 유가족이 탈북해 받아가기 전까지는 손대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분단의 비극과 모순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통일에 대비한 각종 법제 정비와 연구가 긴요한 이유다.

탈북자 산재 사망 배상금 누가 받나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은 2014년 11월 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83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2014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주간동아 2015.02.02 974호 (p32~32)

최강욱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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