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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비선정치 막전막후

“청와대와 소통 안되는 내게도 돈 싸들고 찾아온다”

인터뷰 | ‘대통령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청와대와 소통 안되는 내게도 돈 싸들고 찾아온다”

“청와대와 소통 안되는 내게도 돈 싸들고 찾아온다”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도보 단식 중 인터뷰에 응한 신동욱 공화당 총재.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46) 공화당 총재는 12월 9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나 같은 사람에게도 돈 가방을 들고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는 당연하다”며 “다만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5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옛 서울 신당동 사저에서 당원 100여 명과 함께 창당대회를 열고 총재로 추대됐다. 공화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 유지를 받들고, 5·16혁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창당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정윤회 문건’ 유출이 ‘정씨의 박지만 EG 회장 미행 논란’과 겹치면서 결국 검찰 수사까지 왔다.

“언론은 ‘권력 암투’로 보는 거 같은데, 본질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사건 핵심은 민정수석실에서 정씨를 감찰한 것이고, 감찰 대상이었다면 정씨는 더는 실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막후 실세’를 누가 감찰하겠나. 여기에 10년 이상 그림자로 살아온 정씨가 언론 인터뷰를 자처하고 세상 속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더는 섀도(그림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7월부터 대선 빚 결산 끝나’



▼ 박 대통령 집권 1년 차에는 비선이 가동됐다는 건가.

“그동안 알려진 사실을 보면, 정씨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정씨는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현 정부 초기 인사 문제가 심각했던 것도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비선 인사들이 공신록에 이름을 올렸고, 이들이 서로 지분(인사)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2기 내각이 꾸려진 7월 이후부터 대선(대통령선거) 빚 결산이 끝났고, 청렴결백하고 국가관이 투철한 인사를 발탁하기 시작했다.”

▼ 근거는 뭔가.

“내가 체득한 경험이다. 많은 사람이 수박 겉핥기로 평하는데, 나는 수박 안에서 사는 사람이다. 수박 안에 있는 사람은 수박씨가 있는지, 수박 안이 무슨 색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박 대통령 및 친인척들과) 단절돼 있지만 단절된 게 아니다.”

▼ 친인척이라 박 대통령 심중이나 정보를 잘 안다는 뜻인가.

“구체적으론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 12월 대선 1주년을 기념해 박 대통령은 당직자 오찬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묵묵히 갈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나는 그게 시작이라고 본다. 이후 발언들은 ‘나의 정치를 하겠다’는 메시지가 강했다. 최근엔 ‘규제 기요틴(단두대)을 확대해 규제혁명 이룰 것’(11월 25일 국무회의), ‘국기를 문란하게 한 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겠다’(12월 2일 수석비서관회의), ‘정윤회 씨는 이미 오래전 내 옆을 떠났고, (박)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12월 7일 청와대 오찬)고 말했다. 박근혜식 통치가 시작된 거다. 나도 지금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100일 도보’ 중인데, 전국을 돌며 과거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특보나 위원장을 지낸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자리를 안 준다’고 비토하더라. 이번 문건 유출 파문도 비토 과정에서 나오는 일탈 행위로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정윤회 사건’의 승리자는 박 대통령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터져 나온 비선 논란을 털고 자신의 인사, 정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자유로워질 것이다.”

▼ 동생 박지만 EG 회장 부부와 함께 신 총재 부부 역시 청와대의 관리 대상이다.

“그렇다. 8월에 민정수석실 관계자라는 사람이 상의할 일이 있다고 연락해왔다. 서울 종로구 파고다(탑골) 공원 인근 식당에서 만났는데, 이사장(아내 박근령 씨를 지칭) 환갑 때 내가 대통령을 사칭해 난을 보냈다는 ‘대통령 난 자작극’ 제보가 들어왔다고 했다. 보내지도 않은 ‘대통령 난’을 내가 대통령을 사칭해 보냈다는 건데, 사실이라면 이건 중대 범죄다.”

▼ 언니(박 대통령)가 동생(박근령 전 육영재단이사장)에게 생일 축하 난을 보낼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좀 이상했다. 아주 큰 서양란이었는데, 축하 문구가 ‘둘째야 사랑한다. 대통령의 딸인 대통령 언니가’였다. 아내도 ‘우리 언니는 이렇게 안 쓰는데’라고 하기에 누가 보냈는지 알아보라고 했더니 ‘민정수석실 과장이 보냈다’고 하더라. 그래서 대통령 주변 참모들이 박 대통령과 우리 내외가 소원한 것을 풀어주려고 한 걸로 알았다. 청와대 관계자에게는 ‘직접 조사해봐라’고 했다.”

▼ 조사 후 통보는 왔나.

“모르겠다. 그때 이것저것 나에 대해 물어보기에, 3500원짜리 이발하고 파고다 공원 근처에서 막걸리 마시고 있다고 근황을 다 알려줬다. 그날도 막걸리 2병에 달걀말이를 먹으니 7000원 나왔다. 커피 값보다 싸서 ‘계산은 당신이 하라’고 했다.”

“처남(박지만) 내외도 조심”

신 총재는 2009년 박 대통령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박 대통령이) 박지만 씨가 육영재단을 강탈하는 걸 묵인했다’는 비방글 40여 개를 올려 명예훼손과 무고혐의로 2011년 8월 구속돼 1년6개월 형을 살았다. 박 대통령은 2008년 동생 근령 씨가 결혼할 때 신 총재를 반대했고, 결혼 후 자매 사이가 더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청와대와 소통이 안 되는데도, 부탁하는 사람이 있더라”고 말했다.

▼ 부탁을 한다?

“어떻게 알고 큰 가방(돈 가방을 지칭)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더라. ‘막걸리 친구 하고 싶으면 (돈) 가방 지퍼 열지 마라’고 한 적도 있다. 알다시피 나는 현 정부로부터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내게 (돈) 가방 들고 찾아오는데, 다른 가족들은 더 오겠지. 처남(박지만 회장) 내외도 조심하고 있는 걸로 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이사장은 12월 7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논설주간의 세상보기’에 출연해 “대통령 가족은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괜한 구설에 오르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며 “박 회장에 대한 감찰은 해당 부서(청와대 민정수석실)가 아닌 곳에서 했다고 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 박 대통령과 관계는 여전히 소원한가.

“2013년 봄인가, 인천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 관련 행사를 하고 서울로 오던 중에 합참의장 출신 전직 장군이 집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함께 만났다. 그때 ‘동아일보’에 ‘대통령 제부 만기출소… 靑 “신경 쓰이네”’(2013년 4월 3일자 보도)란 제목의 기사가 났다. 내 출소가 신경 쓰인다는 기사였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그분에게 대통령에게 이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내가 불편하면 임기 5년간 외국에 보내달라. 그래도 안 되면 평생 한국 땅 안 밟겠다. 그래도 안 되면 이혼하겠다. 다만 아내는 보호해달라.’”

▼ 답이 왔나.

“며칠 뒤 그 장군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게 얘기를 다 드렸으니 전화해보라고 하더라. 최 이사장이 전화를 안 받아서 다시 장군에게 전화했더니 ‘최 이사장이 아팠다’며 지금 전화해보라고 했다. 최 이사장은 그래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를 몇 차례 반복했다. 무슨 사정이 생겼는지 며칠 뒤 장군이 전화를 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최 이사장은 (2013년 9월) 돌아가시기 얼마 전 ‘ㅛ’라는 모음 한 자를 문자메시지로 보냈더라. 지금도 그 의미를 모르겠다.”



주간동아 2014.12.15 967호 (p20~21)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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