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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몸도 마음도 休, 국내외 가을여행 10選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 백승선 여행칼럼니스트 100white@gmail.com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고전은 영원하다. 미술, 음악, 사람, 음식…. 모든 예스러움은 시대가 변해도 아스라이 가슴 한쪽을 차지하게 마련이다. 그 공간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 낭만이 가득한 고전의 도시로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렌다. 더구나 그곳이 가을 향기와 색이 가득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라면.

세계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잘츠부르크는 ‘소금(salz) 성(burg)’이란 뜻이다. 알프스 산맥의 북쪽 기슭 독일 국경 가까이 잘차흐 강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특히 신이 사랑했다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휘자 카라얀이 태어난 곳이다. 수려한 자연은 물론 음악과 건축, 교육의 도시로 불리는 이곳은 연중 여행자로 북적이고, 해마다 여름이면 유럽 3대 음악제 가운데 하나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린다.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도시

고대부터 소금 무역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던 이곳은 798년 대주교 관구로 지정되면서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북쪽의 로마’라는 별명답게 바로크 양식을 비롯해 다양한 양식으로 지은 화려한 건물과 궁전들을 볼 수 있는 데다, 거리마다 아름다운 선율이 끊이지 않는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수많은 영화, CF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졌고, 최근 방영하는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의 무대이기도 하다.

잘츠부르크 여행은 잘차흐 강을 사이에 두고 중앙역과 미라벨 정원이 있는 신시가지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역사지구로 지정된 구시가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포인트는 볼거리 대부분이 모여 있는 구시가지다.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묀히스베르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시가지의 야경. 잘츠부르크의 아이콘이 된 독특한 상점 간판이 양옆으로 늘어선 아름다운 게트라이데 거리. 오스트리아인의 넘치는 예술적 끼가 유감없이 발휘된 곳이다. 모차르트가 1756년 1월 27일 태어나 17세까지 지내며 많은 곡을 만들었던 생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모차르트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왼쪽부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의 남쪽 문으로 나오면 구시가지로 이어지는 보행자 도로인 마르크트 다리가 보인다. 이곳에서는 잘차흐 강과 구시가지의 건물들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으며, 최근 유행처럼 번진 사랑의 자물쇠들도 다리 위에서 만날 수 있다.

마르크트 다리를 건너 조금 내려오면 게트라이데 거리가 나오는데, 남쪽 첫 번째 골목에 노란색으로 칠한 5층 건물이 모차르트 생가(生家)다. 1756년 1월 27일 태어난 모차르트는 17세까지 이곳에서 살며 유년기 작품 대부분을 작곡했다. 그가 사용했던 침대, 피아노, 바이올린, 자필 악보, 서신 등이 있고, 가족과 잘츠부르크에서 생활하던 당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모차르트 CD와 각종 기념품을 파는 곳과 카페도 있어 잘츠부르크에 온 모든 사람이 꼭 찾아가는 필수 코스가 됐다.

생가 근처엔 모차르트 광장과 1914년 설립한 오스트리아 명문 음악원 모차르테움이 있다. 모차르트 동상 앞에는 모차르트가 자주 들렀던 카페로 유명한 300년 역사의 ‘토마젤리 카페’가 있는데, 이곳은 모차르트 애호가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토마젤리 카페 옆 건물엔 상점들 사이에 낀 듯한 조그마한 집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집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너비 1.5m의 ‘헨리 제이 스텔라’란 이름의 집이다. 이 집과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가난한 남성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그녀의 부모를 찾아가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해 상심해 있을 때 그의 친구들이 여러 방법으로 돈을 구해 어렵게 사준 집이 바로 이 집이라고 한다. 이 집 덕에 두 사람은 결혼해 잘살게 됐고, 현재 이곳은 결혼 예물을 파는 가게가 됐다. 어렵게 결혼할 수 있게 해준 집이 결혼 예물을 파는 가게로 이어지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였던 미라벨 정원과 궁전(아래). 젊은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며 자물쇠를 걸어놓은 마르크트 다리.

1만 명 수용 잘츠부르크 대성당

모차르트 생가가 자리한 게트라이데 거리는 구시가지의 대표적인 쇼핑가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는데, 바로 가게마다 업종을 알려주는 독특한 모양의 간판이다. 열쇠 가게에는 열쇠 모양 간판이, 구두 가게에는 구두 모양 간판이 걸려 있다. 문맹률이 높았던 중세시대에 글을 모르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간판을 이렇게 만들었고, 이런 간판문화는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예술성에 개성까지 가미돼 게트라이데 거리를 아름답고 예쁜 거리로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이 거리의 모든 간판은 한 ‘장인’이 보수, 유지한다고 하니 전통을 철저히 지키려는 그들의 정신이 느껴진다.

구시가지 한가운데에는 레지덴츠궁과 잘츠부르크 대성당이 있다. 레지덴츠궁은 당시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막강했던 권력의 상징으로, 역대 대주교들이 살았던 왕궁이다. 12세기엔 대주교 관저로 사용하다 16세기 대주교로 임명된 볼프 디트리히가 확장 및 재건 공사를 진행했고 17세기 이르러 완성했다. 180개의 방과 3개의 안뜰이 있으며 현재는 공식 만찬이나 회담 때 또는 국제 컨벤션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궁 내부에는 옥좌의 방, 흰색의 방, 황제의 방, 그리고 모차르트가 초대받아 연주했던 리터르잘 등 화려하게 꾸민 방들이 있고, 레지덴츠 갤러리에는 렘브란트, 루벤스 등 16~19세기 유럽 유명 화가들의 회화 2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유럽 최대 규모의 잘츠부르크 대성당. 6000개의 파이프로 만든 파이프오르간도 유명하다.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유럽 최대 규모의 잘츠부르크 대성당 입구에는 대리석으로 조각한 베드로와 바울, 잘츠부르크의 두 수호성인 루퍼트와 비르길의 상이 서 있고 믿음, 소망, 사랑을 상징하는 청동 대문 3개가 있다. 성당 안에는 파이프 6000개로 만든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파이프오르간도 있는데, 음색을 바꾸는 레지스터가 101개나 된다고 한다.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분수가 자리한 성당 앞 광장은 매년 모차르트 페스티벌을 비롯한 잘츠부르크의 여러 음악제가 열리고, 겨울에는 유명한 크리스마스 시장이 서는 등 문화와 음악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잘츠부르크 시내 어디에서든 보이는 542m 높이의 묀히스베르크 산 위에 세워진 웅장한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올라보라. ‘높은 잘츠부르크’라는 뜻을 가진 이 성은 중유럽의 성 가운데 형체가 온전히 보전된 가장 큰 성으로, 모차르트와 함께 잘츠부르크를 대표한다. 1077년 교황청 게르하르트 대주교가 남독일 제후의 공격에 대비해 세우기 시작했고, 18세기까지 증축과 확장 공사를 해 옛 모습을 잘 보전했다. 성안에는 대주교의 거실이던 ‘황금의 방’, 무기와 고문 기구 등이 전시된 ‘성채박물관’, 그리고 1502년 만든 거대한 옥외 오르간과 영상실, 고문실 등이 있다. 또 시내를 조망했던 ‘영웅탑’도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잘츠부르크 풍경은 놓쳐서는 안 될 볼거리로, 특히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거리마다 선율과 낭만 모차르트는 살아 있다

542m 높이의 묀히스베르크 산 위에 세워진 웅장한 호엔잘츠부르크 성. 중유럽 성 가운데 형체가 온전히 보전된 가장 큰 성으로 잘츠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조망

옥색 지붕이 아름다운 옛 성에서 바라보는 알프스의 모습과 성 아래로 이어진 무채색의 지붕들, 도시 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잘차흐 강과 울긋불긋하게 물든 산들, 그리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선 이 도시의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곳 잘츠부르크에는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묀히스베르크 전망대와 함께 구시가지 강 건너편에 있는 카푸치너베르크 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잘츠부르크 지붕들도 음악만큼이나 유명한 풍경이다. 어디에 서 있든 호엔잘츠부르크 성과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고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잘츠부르크 대성당, 그리고 잘자흐 강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리마다, 골목마다 흘러나오는 귀에 익숙한 음악소리와 길가로 난 창문 사이로 새어나오는 음식냄새, 그리고 사소한 일상의 유혹까지…. 잘츠부르크는 마음이 유쾌해지는 곳이다. 일 년 내내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작은 음악 도시에서 음악에 빠진 사람과 함께 고전의 영원함과 자연의 위대함에 건배를 든다. “프로우스트(건배).”



주간동아 2014.11.03 961호 (p66~68)

백승선 여행칼럼니스트 100wh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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