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8

2014.10.13

“에볼라 미국 상륙, 오바마 탓”

소셜미디어에서 ‘음모설’과 ‘오버 말라’ 팽팽한 의견

  • 케빈 경 ECG에듀케이션 대표 kevinkyung@yahoo.com

    입력2014-10-13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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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볼라 미국 상륙, 오바마 탓”
    결국 시간문제였다. 미국 방역체계도 뚫리면서 American soil(미국 영토)에서 첫 Ebola(에볼라) 감염자가 나오고 말았다. Louise(루이즈)로만 알려진 미국 여성과 결혼하려고 Liberia(라이베리아)에서 입국한 Thomas Eric Duncan(토머스 에릭 덩컨)이 고열과 구토 증상으로 8월 25일(현지시간) Texas 주 Dallas 시의 한 병원을 찾았다. 항생제만 받고 귀가한 그는 증상 악화로 며칠 후 병원을 다시 찾았고, Ebola 감염자로 확진됐다. 최신 뉴스가 나올 때마다 떠들썩한 Twitter를 열고 user들의 갖가지 reaction(반응)을 살펴봤다.

    감염 환자 퇴원 말도 안 돼!

    미국 내 첫 감염자에 대한 tweet와 retweet는 ‘오버’하는 글과 ‘무시’하는 글이 골고루 섞였는데, cover-up(은폐)과 conspiracy(음모)를 주장하는 내용이 우세했다. 아무래도 modern medicine(현대의학)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해당 병원이 Ebola 감염자를 알아채지 못했을 리 만무하다는 것.

    How do you release a patient with EBOLA by accident?! Must be conspiracy.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를 실수로 퇴원시킨다는 게 말이 돼요?! 음모일 수밖에 없어요.




    일부 user는 애매하게 보이는 정부 대응을 수상하게 여겼다. 전쟁 관련 조치와는 상반된, 에볼라 심사 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tweet다.

    It’s funny how the Obama Administration will openly share War plans but, not Ebola screening plans. Let that soak in!

    오바마 정권이 전쟁 계획은 터놓고 공유하지만, 에볼라 심사 계획은 그러지 않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깊이 생각해보세요!


    방역에 대한 Obama(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글도 많았다.

    Obama Bans the Importation of Guns but NOT the Importation of Ebola

    오바마가 총 수입은 금지하면서 에볼라 수입은 금지하지 않습니다


    JUST CALL IT OBOLA: Obama OWNS Ebola arriving in USA b/c REFUSES to curb travel from the hot zones

    그냥 ‘오볼라’라고 부르죠 : 에볼라가 미국에 도착하는 건 오바마 탓입니다. ‘핫존’으로부터의 여행을 제한하지 않으니까요. (b/c는 because의 약자, hot zone은 ‘위험한 지역’)


    talk show host 출신의 작가 Neal Boortz는 정부가 뭔가를 숨긴다는 뉘앙스의 tweet를 올렸다.

    The primary reason Ebola concerns me is because the government tells me it shouldn’t.

    에볼라가 우려되는 주된 이유는 정부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질병통제예방센터)를 의심하기도 했다. CDC는 Ebola가 침과 땀 등 bodily fluids(체액)나 blood(혈액)로만 감염된다고 발표했지만, airborne(공기 전염), 즉 호흡기로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은폐한다고 믿는 이들도 있었다. 불안감이 담긴 한 user의 tweet다.

    I get that internet is full of conspiracy and hype, but googling Ebola... I’m getting a LOT of articles saying it‘s already been airborne.

    인터넷이 음모(설)와 부추김으로 가득 찬 건 알겠는데, 에볼라를 구글하면서… 이미 공기로도 전염된다고 하는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흥분 좀 그만하세요

    “에볼라 미국 상륙, 오바마 탓”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 사업을 벌이던 중 에볼라에 감염됐다 완치된 미국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

    이번 뉴스에 태연한 자세를 취하는 user 사이엔 농담 섞인 tweet가 많았다. 직설적으로 ‘음모설’을 언급하는 글귀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I lose brain cells every time I read a conspiracy theory about Ebola

    에볼라 관련 음모설을 읽을 때마다 저는 뇌세포를 잃습니다


    한 user는 AIDS까지 언급했다.

    Ebola has been in the US for 1 day and people are already wearing masks. AIDS has been here for 55 years and fools still don’t use a condom.

    에볼라가 미국에 들어온 지 하루가 되자 사람들은 벌써부터 마스크를 씁니다. 에이즈는 55년이 됐지만 바보들은 여전히 콘돔을 쓰지 않아요.


    차분하게 대처하자는 글도 많았는데, overreact(과잉 반응)란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People overreact about anything unknown. Ebola isn’t going to be an issue. Stop freaking out.

    뭐든 미지의 것에 대해 사람들은 과잉 반응을 보입니다. 에볼라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흥분 좀 그만하세요.


    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Michael Y. Lee는 과잉 반응은 삼가자면서도 에볼라의 위험성은 직시하자는 투의 tweet를 올렸다.

    let’s not overreact to ebola in US but let’s also not overstate our confidence that the risk is contained.

    미국에 온 에볼라에 대해 과잉 반응을 삼가는 동시에 위험 요소를 억제했다는 확신은 과장하지 맙시다.


    참으로 침착하고 ‘비즈니스’적인 글귀다. 한술 더 뜨는 tweet도 있었다. 에볼라 vaccine을 현재 생산하는, 또는 생산 계획이 있는 회사들의 주식을 매입하자는 것이다. 이미 관련 주가가 오르는 추세라고 한다.

    Ebola is here. Keep calm and buy stocks.

    에볼라가 왔어요. 흥분하지 말고 주식을 사세요.


    에볼라 infection(감염)에 대한 fear(두려움) 앞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건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Europe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온 이 시점에 우리에게도 침착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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