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8

2014.10.13

정보통신기술 글로벌 리더로 간다

‘2014 ITU 전권회의’ 부산에서 개막…우리나라 위상 제고 축제의 장

  • 권건호 전자신문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4-10-13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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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기술 글로벌 리더로 간다

    ‘2014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 개막을 100일 앞둔 7월 12일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왼쪽에서 일곱 번째)과 서병수 부산시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이 부산 해운대구 APEC로 벡스코 컨벤션홀 앞에서 디데이(D-Day) 전광판 점등을 축하하고 있다.

    10월 20일 부산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올림픽 ‘2014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가 막을 올린다. 4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각국 대표단이 모여 글로벌 ICT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ITU 전권회의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1994년 일본에서 열린 이후 20년 만이다. 193개 회원국에서 ICT 분야 장관 150여 명과 정부 대표 등 3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별행사 참가자를 포함하면 국내외에서 30만 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개최로 국제 사회에 자국을 알리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ITU 전권회의 개최를 통해 ICT 분야에서 국제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기술력을 선보이고, 현안 해결과 의제 제안으로 기술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 각종 전시회와 콘퍼런스 개최, 한류 전파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종이 없는 ‘스마트 콘퍼런스’

    ITU는 인터넷 이슈, 통신 규제, 정보통신 표준, 사이버 보안, 위성, 전파 등을 논의하는 국제기구다. 1865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기구로, 현재 193개 회원국 800여 개 민간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중이던 1952년 가입했으며, 현재 6선 이사국으로 활동 중이다.

    ITU 전권회의는 193개 회원국에서 ICT 분야 장관들이 참석해 글로벌 ICT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최고위급 총회다. 4년에 한 번씩 열리고, 각국 대표단이 참석해 정책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 올림픽과 비슷해 ICT 올림픽이라고도 부른다. 대륙별 순환 개최도 올림픽과 유사하다.



    2014 ITU 전권회의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종이 없는(paperless) ‘스마트 콘퍼런스’로 구현한다. 각국 대표단이 서류 뭉치 대신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준비했다. 또한 여러 회의 결과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해 제공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 글로벌 리더로 간다
    이를 위해 기가급 유선 네트워크와 2000명, 4000여 개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했다. 행사장에는 3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 사무실, 편의시설 등 대규모 시설을 조성했고 효율적 회의를 위한 디지털 회의 시스템도 갖췄다.

    단순히 최신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보다 이를 국산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와 첨단 디지털 회의 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개발을 거쳐 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기업들이 실적을 쌓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 ITU 전권회의 내적으로는 정책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계기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회의에서는 세계 ICT 현안과 미래 정책 방향이 논의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논의할 의제는 크게 △인터넷 공공정책, 사이버 보안, ICT와 환경, 정보 격차 해소 등 정책의제 △항공기 위치추적 주파수 분배, ICT 융합,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의제 △ITU 전략계획, 회원활동, 예산 등 운영의제로 나뉜다.

    이 중 우리나라가 제안한 의제가 결의안으로 채택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향후 해당 분야 논의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2012년부터 작업반을 구성해 의제를 논의해왔다. 이렇게 선정한 ‘ICT 융합’과 ‘사물인터넷’을 8월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회의에서 의제로 제안했고, 이번 전권회의에 주요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 성공했다.

    ICT 표준화 총국장 직위에도 도전한다. ICT 기업과 산업 전반의 대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이재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융합연구소 박사가 터키, 튀니지 후보와 경쟁한다.

    다양한 행사로 국민 참여 유도

    정부는 2014 ITU 전권회의에 대한 국민 의 관심을 높이고,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다양한 특별행사를 함께 연다. 전문가와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전시회, 문화행사, 콘퍼런스, 학회 등이 열린다.

    첨단 ICT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ICT 전시회 ‘월드IT쇼’를 장소를 옮겨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다. 이번 월드IT쇼는 규모를 확대해 국내외 글로벌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각국 대표단과 함께 입국하는 기업인의 참가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화 역기능 해소를 위한 문화행사 ‘U클린 콘서트’, 청소년과 소통하는 ‘토크콘서트’도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 밖에 불꽃축제, 헬스IT 융합전시회,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 등도 이번 전권회의 기간에 개최돼 행사 분위기를 고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한 대책도 마련했다. ITU 전권회의 준비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외교부 등 관계기관 합동 긴급 안전대책협의회를 열고 에볼라 발생 3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참가 자제를 요청했다. 본국 대표 대신 주한 공관이나 중국, 일본 등 인접국 공관에서 대리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참석 자제 요청에도 본국 대표가 참석할 경우를 고려해 대책도 강구했다. 입국 전부터 체류 시, 유사시 등 시기별 대응체계를 마련해 대응에 나선다. 입국 전 발열검사, 입국 시 검역 강화를 추진한다. 행사장에 열감지기를 설치해 발열자를 실시간으로 감별하고, 발생국 대표단 모니터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의심환자 발생 등 유사시에 대비해 격리병원과 치료시설도 확보했다.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ITU 전권회의가 유엔 회의인 만큼 회원국 참가제한은 불가능하지만, 외교채널을 통해 참가자 최소화를 요청했다”며 “국민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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