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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극으로 ‘컴퍼트 우먼(위안부)’ 실체 알릴 터 ”

뉴저지 ‘위안부 기림비’ 건립 숨은 주역 김자혜 예술감독

  • 부형권 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bookum90@donga.com

“연극으로 ‘컴퍼트 우먼(위안부)’ 실체 알릴 터 ”

“연극으로 ‘컴퍼트 우먼(위안부)’ 실체 알릴 터 ”

미국 뉴저지 주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주역인 김자혜 유니언시티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왼쪽)과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널리 알리려고 그가 기획한 연극 ‘컴퍼트(comfort)’ 포스터.

8월 4일 미국 뉴저지 주 유니언시티에서는 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가 고난을 당했던 한국 여성들을 기리는 ‘위안부 기림비’가 제막한다. 위치는 뉴욕으로 들어가는 대표 관문인 링컨 터널 입구에 자리한 유니온시티 리버티 프라자. ‘9·11 테러 추모비’바로 맞은편이다.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전 세계에서 뉴욕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링컨 터널로 들어설 때마다 이 기림비를 보게 되는 셈이다. 뉴욕을 찾는 일본인이 이 기림비를 보면 어떤 감정이 들까.

“절대 ‘컴퍼트’(comfort·편안)하지 않았던 ‘컴퍼트 우먼’(comfort woman·위안부)의 이야기를 미국과 세상에 계속 알릴 겁니다. 유명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년 내내, 그리고 오래오래 위안부 관련 영어 연극이 상연되는 게 제 소망입니다.”

김자혜(35) 미국 허드슨 문화재단 대표 겸 유니언시티 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이 기림비 제막의 숨은 공로자다. 한인유권자단체인 뉴욕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이 기림비는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서는 4번째, 미국 전역에서는 7번째로 건립되는 것이지만 한인단체가 아닌, ‘유니언시티’ 이름으로 세워진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는 “유니언시티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최고 공헌자는 단연 김자혜 대표”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위안부 할머니를 처음 만나고, 이어 한국을 방문해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들과 재회하면서 기림비 건립 활동 의지가 확고해졌다.

“할머니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세요?’라고 물으니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를 많이 알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그때부터 ‘위안부(comfort woman)’라는 의미조차 모르는 미국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릴 방법을 고민했어요.”



유니언시티 시장과 관계자들에게 기림비 건립을 설득한 논리는 절대 감정적이지 않고 합리적이었고, 특수하지 않고 보편적인 것이었으며,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관심이었다. 김 대표는 “위안부 문제는 한국 피해자들이 단순히 일본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 과거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다시는 이 땅에 있어서는 안 될세계 여성의 인권에 관한 것이라고 시 관계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문화재단과 시립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며 다져놓은 인맥도 큰 힘을 발휘했다.

미국 배우들이 눈물로 열연

“‘위안부’란 말 자체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컴퍼트 우먼’이 뭔지도 모르는 미국인에게 그 실체만 알려줄 수 있어도 큰 파장이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예술의 힘은 어떤 것보다 강력하다고 믿어요.”

김 대표가 연극 ‘컴퍼트’를 기획한 의도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컴퍼트’는 미국에서 영어로, 미국 배우로만 구성해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브로드웨이 연극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니언시티 시의원 루치오 페르난데스 씨도 배우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월 25일 유니언시티 뮤지엄에서 연극 ‘컴퍼트’ 상연을 겸한 기림비 건립 관련 모금 행사가 열린다. 기림비 행사를 위해 방미하는 위안부 피해자 이옥순, 강일출 할머니는 8월 4일 낮 12시 기림비 제막식을 가진 뒤 저녁에는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연극 ‘컴퍼트’를 관람한다. 두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직접 피해 사례를 증언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위안부의 뜻도 모르던 미국 배우들이 지금은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열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인도 출신 배우는 이 연극을 고국인 인도에서 공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위안부 문제가 특정 과거나 특정 국가 간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세계 여성인권 문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4.07.21 947호 (p42~42)

부형권 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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