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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갱년기 중년 부부의 ‘러브테크’

재테크 못지않게 중요…인생 2막 위해 ‘존중’은 올리고↑ ‘비교’는 내리고↓

  • 김진수 월간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갱년기 중년 부부의 ‘러브테크’

갱년기 중년 부부의 ‘러브테크’

갱년기 증상은 호르몬 보충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 1 “언제부턴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날이 많아졌어요. 배도 많이 나오고요. 잠자리에서도 예전 같지 않네요. 항상 밝았는데, 요즘 부쩍 우울해하고….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 2 “하루에도 몇 번이나 눈물을 보여요.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도 많아졌고요. 한여름이 아닌데도 더위를 타 에어컨을 켜요. 매일 하던 집안일도 버거워하고….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퇴직 후 경제활동에 대한 고민도 덩달아 깊어진다. 인생 황혼기에나 찾아오는 것으로 여겨지던 갱년기도 요즘엔 40, 50대에 불쑥 증상이 나타나 중년 부부의 삶을 흔든다. 노후 준비를 위한 재테크 못지않게 갱년기 극복을 위한 ‘러브테크’에도 신경 쓰며 인생 2막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폐경이라는 극단적인 생리적 변화에서 오는 여성갱년기와 달리, 남성갱년기는 30대 후반부터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40대 후반이나 50대가 되면 서서히 증상이 시작된다. 갱년기라면 우울감을 먼저 떠올리는데, 이는 남녀 모두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수면장애, 심한 감정 기복, 신경과민 같은 증상이 나타나 생기는 감정이다. 그러나 갱년기 증상은 심리적인 것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동반한다. 남녀 모두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져 골다공증을 비롯한 관절 질환에 취약해진다. 척추관절 질환 발병률도 높아지고 퇴행성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남성은 서서히, 여성은 갑자기 시작

남성갱년기의 흔한 신체적 증상은 무기력한 피로감과 의욕 저하 같은 정신적 증상, 발기불능 같은 성기능 장애 등이다. 근육량과 근력 감소, 체지방과 내장지방 증가, 골밀도 감소에 따른 골다공증, 체모 감소, 피부 변화도 나타난다. 대다수 남성이 이를 노화나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여기고 자양강장제나 보신식품을 찾지만, 사실 남성호르몬 분비 감소에 의한 갱년기 증상일 개연성이 높다. 또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혈관 질환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을 가진 남성의 경우 일반인보다 남성호르몬이 더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남성호르몬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50세 전후 폐경이 찾아오면서 갱년기가 시작된다. 남편 처지에선 아내가 갑자기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시기다.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자율신경 부조화로 얼굴이 달아오르고 열이 나는 안면홍조가 흔한 증상이다. 폐경 이후 신체 변화로 부부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또 달라진 호르몬 분비로 감정 기복이 생기고 여기에 자녀가 모두 자라 집을 떠나면서 겪는 허전함이 맞물려 ‘빈 둥지 증후군’으로 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많다.

갱년기 중년 부부의 ‘러브테크’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유산소운동은 갱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함께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부부에게 갱년기는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할 장애물과 같다. 갱년기 때문에 멀어지는 부부 사이를 회복하려면 ‘러브테크’를 잘 구사해야 한다. “다른 집 남편은 집안일도 잘 도와준다던데, 당신은 왜 그래?” 같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갱년기 부부는 상처받기 쉽다. 따라서 역지사지 자세로 배우자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배우자의 말을 경청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타인과 비교해 자신감에 상처를 주는 일은 금물이다.

부부를 강하게 이어주는 방법 가운데 대화만큼 효과적이고 간단한 것도 없다. ‘이러다 말겠지,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라며 배우자의 갱년기 증상에 무관심할 게 아니라, 상대가 겪는 증상을 서로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부부가 각자 갱년기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면 갑작스러운 배우자의 변화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하는 운동이나 취미생활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산, 조깅, 줄넘기, 파워워킹 같은 운동은 뼈 질량을 증가하게 해 골다공증 위험도 줄여주므로 일석이조다. 가급적 오전에 30분씩 일주일에 3회 이상 등산, 조깅 등 땀을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 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몸에 활력이 생기고 신진대사도 원활해진다. 특히 등산은 근력 향상과 혈액순환 개선에 큰 효과가 있어 갱년기 극복에 좋은 운동이다. 함께 운동하면서 밀고 당기는 스킨십은 갱년기에 소홀해진 부부관계에도 도움을 준다.

나이 들어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생기는 갱년기 증상은 직접적인 호르몬 보충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단 식물성 호르몬이나 호르몬 보충에 도움을 준다는 보조식품은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장기간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증상 조절

갱년기 치료기간에 대한 기준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남성갱년기를 자연적 노화현상이 아닌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내분비 질환으로 여기고 당뇨나 기타 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호르몬 보충요법으로는 먹는 경구제, 피부에 바르는 경피제, 피부에 붙이는 패치, 주사제, 피하 삽입형 제제 등이 있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전문의와 상담한 후 처방받을 수 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으로는 주사제와 경피제, 경구제가 있다. 예전엔 2~3주마다 남성호르몬을 근육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을 주로 이용했지만, 최근엔 남성호르몬 보충제가 영양제처럼 매일 먹는 형태로 개발돼 간편하게 호르몬 보충이 가능해졌다. 경구제의 경우 간에서 대사되지 않아 간 독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호르몬 주사제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합병증인 적혈구 증가, 고지혈증, 간기능 이상을 일으키지 않고 안전성이 높아 고령 환자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여성호르몬 보충제의 경우 유방암 발생 증가에 대한 염려가 많은데, 최근 유방과 자궁내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보충제가 나와 안전하고 효과적인 호르몬 보충이 가능해졌다. 호르몬 보충요법을 3개월 이상 시행하면 여성갱년기의 가장 흔한 증상인 안면홍조는 거의 없어지며, 갱년기 증상도 전반적으로 완화된다. 또 폐경 초기부터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하면 심장 질환과 치매 발병률, 사망률이 감소하고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엘제이(LJ)비뇨기과 이웅희 원장은 “남성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아래 남성호르몬을 사용한다면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며 “중년남성이 피로, 무기력을 느낀다면 갱년기 초기 증상을 의심하고 전문의에게 상담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원대병원 산부인과 이향아 교수는 “여성은 집안일, 가족 뒷바라지 때문에 정작 본인의 갱년기 증상은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본인뿐 아니라 부부와 가정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끼치므로 갱년기 증상 치료의 효과가 좋은 폐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간동아 2014.06.30 944호 (p70~71)

김진수 월간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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