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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중국 최종병기 ‘核잠수함 선단’

핵 보복 공격 능력 갖춘 진(晋)급 3~4척 올해 안에 실전 배치 가능성

  • 부승찬 연세대 북한연구원 연구원 baramy1001@naver.com

중국 최종병기 ‘核잠수함 선단’

중국 최종병기 ‘核잠수함 선단’

보하이 조선소, 샤오핑다오 기지, 장거좡 기지(위부터).

MAD(Mutual Assured Destruc tion·상호확증파괴). 냉전 종식과 함께 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던 이 용어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일명 ‘미친 전략’이라 부르는 이 개념은 적의 핵공격을 받은 후에도 살아남은 핵전력으로 상대방을 전멸시키는 보복이 가능한 상태를 일컫는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아슬아슬한 평화’를 만들어냈던 이 전략은 1990년대 이후 국제 질서가 양극체제에서 미국 중심의 단일체제로 재편되면서 영원히 도태할 것처럼 보였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중국의 핵전력 강화와 함께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MAD의 관건은 상대방이 가할 첫 번째 공격에도 살아남아 보복 공격을 가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느냐 여부다. 지상이나 공중에 기반을 둔 핵전력은 그 위치가 비교적 쉽게 드러나므로 상대의 공격에 취약하다. 장시간 바다 밑을 누비며 인공위성으로도 추적이 어려운 전략핵잠수함(SSBN)이야말로 보복 공격의 핵심인 셈. 요컨대 핵잠수함을 얼마나 보유, 운영하고 있는지가 MAD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키포인트다.

보하이 조선소 등 핵잠수함 기지는 4곳

19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핵전력은 미국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 못 됐다. 전미과학자연합(FAS)에 따르면 이 시기 미국은 핵탄두를 7650여 기 보유했지만 중국은 그 3% 남짓인 240여 기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나마 이 탄두 대부분이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군에 집중돼 있어 유사시 미국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이 보복 공격 능력을 갖춘 최신형 핵잠수함을 건조한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기 시작한 것. 미국 국방부와 해군정보국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위협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새뮤얼 로클리어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이 2014년 안에 3~4척의 진(晋)급 핵잠수함을 핵 억제 전력으로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중국의 핵잠수함이 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의 핵잠수함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대표적인 핵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센 FAS 국장이 5월 중순 공개한 분석 자료는 이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여준다. 최근 10여 년간 민간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그는 중국 핵잠수함 기지와 진급 잠수함의 능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중국 핵잠수함 관련 기지는 모두 4곳으로 파악된다. 잠수함 건조를 담당하는 보하이 조선소, 미사일 시험발사에 적합한 곳으로 알려진 다롄 인근의 샤오핑다오 기지, 진급과 샤(夏)급 잠수함의 모기지인 북해함대 장거좡 기지, 2008년 이후 최소 1척 이상의 진급 잠수함이 주둔하는 하이난 섬의 남해함대다.

먼저 보하이만 북부 후루다오에 위치한 보하이 조선소는 중국 해군에 인도될 잠수함의 선체 조립과 건조, 진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기지다. 2013년 10월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건조 도크(dry dock)에서 12개 미사일 발사관 중 2개가 개방된 상태인 완성된 진급 핵잠수함 1척을 확인할 수 있다. 인근에서는 조립을 앞둔 또 다른 핵잠수함 선체의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도 발견됐다.

보하이 조선소에서 건조한 잠수함들은 작전 운영 상태의 전반적인 점검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해 샤오핑다오 기지로 보내진다. 이 기지는 진급 핵잠수함뿐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골프급 디젤잠수함(SSB)의 성능시험도 담당한다.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지난 15년간 진급 핵잠수함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잔교를 확장하는 등 꾸준히 시설 현대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2009년 3월과 2011년 3월 사진에서 각각 2척의 진급 핵잠수함이 확인됐고, 2013년 3월에는 공격잠수함 4척과 진급 핵잠수함 1척이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핵잠수함 기지인 북해함대 장거좡 기지는 칭다오 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지점에 자리한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중국 최초의 샤급 핵잠수함이 바로 이곳을 모기지로 사용해왔다. 2010년 8월 촬영한 영상에서 처음으로 진급 핵잠수함도 이 기지를 이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3년 7월에도 샤급과 진급 핵잠수함 1척이 모습을 보였고, 지상터널과 해저터널 등 다양한 지원 시설도 드러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기지 북동쪽에 위치한 지하 탄약저장 시설. 잠수함 선단에서 운용할 탄약을 저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 장소는 유사시 잠수함에서 쏘아올릴 탄도미사일용 핵탄두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중국 핵잠수함 파괴력의 심장부인 셈이다.

베이징 핵 삼원체제 건설 열망

중국 최종병기 ‘核잠수함 선단’

롱포 기지.

하이난 섬에 자리한 남해함대 롱포 기지는 남중국해 최초의 핵잠수함 기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대대적인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08년 2월 진급 핵잠수함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2013년 11월에도 12개 탄도미사일 발사관을 갖춘 진급 핵잠수함 1척이 확인됐다. 핵잠수함을 정박할 수 있는 4개의 잔교, 지원 시설을 연결하는 지하터널, 잠수함에서 방출되는 전자기를 제거하기 위한 자기소거시설(demagnetization)도 건설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롱포 기지에는 건조 도크가 없으므로 잠수함을 유지, 보수할 능력은 제한적이다. 보수를 위해서는 부득이 인근 율린 기지로 이동해야 하지만, 이곳 역시 재래식 잠수함용 건조 도크(165m)만 건설돼 있다. 핵잠수함을 보수하려면 215m 이상의 대형 건조 도크가 있는 보하이 조선소나 장거좡 기지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핵잠수함 전력의 운용상 약점 중 하나다.

이들 주요 기지의 현황은 중국이 진급 핵잠수함 선단을 핵 억제력의 주요 구성 요소로 활용하려는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의 핵 능력은 지상 기반 미사일 전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베이징 지도부는 강대국 지위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이른바 ‘핵 삼원체제’(tirad·지상, 해상, 공중) 건설을 열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다에 기반을 둔 핵 능력 구비, 즉 핵잠수함 선단을 구성하는 일은 단연 그 핵심 과제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필요한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데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왔다. 제2포병군의 지상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상대방의 핵공격에 무력화되는 상황에서도 이들 잠수함 전력이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 MAD 상태를 이루겠다는 것이 베이징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야심이 현실화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진급 핵잠수함이 핵 억제력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기 때문. 통상 핵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소음도와 통신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소리가 크면 상대의 음파탐지망에 쉽게 노출돼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사거리 7200~7400km의 JL-2 SLBM을 탑재한 진급 핵잠수함이 미국 시애틀이나 워싱턴을 공격하려면 태평양 동쪽으로 4000km가량을 이동해야 하므로 장기간 잠항이 불가피하다. 소음도가 높으면 그사이 적발돼 피격당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미 해군정보국에 따르면 최신형 진급 핵잠수함은 1970년대 개발한 러시아의 델타3급 SSBN보다 소음도가 높다. 더욱이 미국 측 잠수함 전력은 이미 진급 핵잠수함의 음파 특성과 작전 운용 패턴을 꾸준히 추적, 감시해온 덕에 관련 정보를 상당량 축적해놓은 상태다. 중국 핵잠수함들이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핵전력 기술적 현대화에 총력

국가 지도부와의 통신 능력도 전략적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핵미사일을 효율적으로 지휘통제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통신을 유지하는 성능 보장이 필수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핵잠수함은 고스란히 무용지물로 변할 뿐이고, 만에 하나 연락이 두절될 경우에는 중국 지도부로 하여금 핵잠수함이 적의 공격으로 침몰됐다고 오판하게 만들어 이들이 지상의 핵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불러올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약점은 진급 핵잠수함이 실제 전력으로 운용되기 시작한 후에나 불거질 문제다. 아직 주요 잠수함 기지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이를 단언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 핵잠수함들이 자국 영해에서도 미국 본토에 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식의 우려나 ‘진급 핵잠수함이 중국 해군에게 최초의 신뢰할 만한 해상 기반 핵 억제력이 돼줄 것’이라는 미 국방부의 평가에 다소 성급한 측면이 엿보인다는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다른 모든 핵보유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중국 역시 핵전력의 기술적 현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냉전’을 우려하는 이들에게는 불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간동아 2014.05.26 939호 (p51~53)

부승찬 연세대 북한연구원 연구원 baramy1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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