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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화, 태양광 사업 봄날은 왔다

한화케미칼 태양광 사업 1분기 241억 원 순이익…글로벌 시장도 확대

  • 양충모 객원기자 gaddjun@gmail.com

한화, 태양광 사업 봄날은 왔다

한화, 태양광 사업 봄날은 왔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태양광업계에 드디어 볕이 드는 모습이다. 2011년을 시작으로 3년 가까이 침체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상당수 기업이 잇단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뚜렷한 개선을 보이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간 태양광 업계는 중국 태양광모듈 과잉 생산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화케미칼이다. 한화케미칼은 1분기에 1조9573억 원 매출액과 830억 원 영업이익, 643억 원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태양광 부문이다. 1분기 태양광 부문에서만 전체 영업이익의 29%인 24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에는 태양광 부문에서만 276억 원 적자였다. 태양광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7.3%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4.8%로 돌아섰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한화뿐 아니라 세계적 추세를 봤을 때, (턴어라운드 실적은) 태양광 업황이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한화케미칼의 환골탈태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 꾸준한 수요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 단가 상승, 시장 다변화 등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화의 태양광 업체들은 글로벌 최상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산 매출은 글로벌 모듈 1~3위인 잉리그린에너지, 트리나솔라, 캐내디언솔라에 이미 근접해 있다.

공격적 투자로 수직계열화 완성

한화, 태양광 사업 봄날은 왔다

한화그룹은 상반기 내 전남 여수에 연간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은 2010년 8월이다. 한화케미칼이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세계 4위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의 지분 49.9%를 4363억 원에 인수하면서부터다. 빨라야 6개월 정도 걸리는 인수합병(M·A)이지만 한화케미칼이 솔라펀 인수 성사에 걸린 기간은 고작 3개월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속도라는 평가였다.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 사업을 지목하면서 한화그룹의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 2010년에는 미국의 태양광 기술 개발업체 1366테크놀러지스의 지분 6.3%를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미국의 태양광 기술 벤처기업인 크리스털솔라의 지분 일부를 1500만 달러에 매입했으며, 미주법인인 한화인터내셔널은 미국 원루프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8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또 같은 해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발전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했다. 투자 규모는 1조 원, 생산량은 연간 1만t이다.

2012년 유럽 금융위기로 셀 제조 분야 세계 1위였던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이 파산 신청을 하자 한화는 이를 인수했다. 시장가 10분의 1 수준의 헐값 인수였다. 당시는 태양광 경기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시점이었다. 한화는 이를 통해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셀·모듈·태양광발전(한화솔라원·한화큐셀)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수직계열화의 목적은 시너지 효과에 있었지만 당시 시장은 한화 편이 아니었다. 공급 과잉 탓에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폭락했다. 2011년 하반기부터 얼어붙은 업황에 태양광 업체의 줄도산이 끊이지 않았다. 한화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화솔라원은 2012년 4분기에만 1491억 원 영업손실을 봤다. 그룹 내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한화큐셀이었다. 큐셀 인수를 이끌었던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은 한화솔라원에서 한화큐셀로 자리를 옮겼다. 김 실장은 현재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큐셀은 2013년 9월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한화큐셀이 맡고 있는 발전 사업(다운스트림) 분야는 수익성이 좋다. 다운스트림 프로젝트의 평균 수익률은 6~12%이다.

한화큐셀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덴마크에서 최대인 345kW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으며, 2월에는 영국 케임브리지셔 스토브리지 지역에 24.3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따내, 현재 구축을 완료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4월에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내 환경오염지역인 메이우드에 10.8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2011년 3~5월을 고점으로 폭락했던 폴리실리콘 가격도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를 갖춘 한화케미칼에게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호재다. 태양광 시장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월 초 kg당 약 15달러에서 올해 1월 20달러대로, 4월에는 22달러까지 올랐다. 한화케미칼 공장은 바빠졌다. 한화케미칼은 5월 14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까지 공장가동률 80~90%를 유지했고, 현재는 10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한화, 태양광 사업 봄날은 왔다

한화솔라원은 2011년 3월 4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타워에서 클로징 벨 세리머니를 갖고 새로운 사명 출범을 전 세계에 알렸다(왼쪽). 한화큐셀코리아는 2월 14일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육군 종합보급창에서 지붕형 태양광발전 설비 준공식을 가졌다.

태양광발전 설치량 20% 증가 예상

한화솔라원의 경우, 인수 첫해인 2010년 1945억 원 영업이익을 냈으나 2011년 2038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적자 행진은 이후에도 이어져 2012, 2013년에 각각 2130억 원, 72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 1분기 38억 원 흑자를 내며 분위기를 반전하고 있다. 한화솔라원은 북·중미, 중국, 유럽 등지에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3월 중국 장쑤성 우시 정부와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계약했다. 스페인 태양광 기업인 코브라와 그란솔라가 과테말라 리오혼도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6.2MW 모듈을, 포크트솔라(Vogt Solar)가 영국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는 20.5MW 모듈을 공급하기도 했다.

향후 태양광 시장 전망도 밝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2013년부터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과잉 공급이 해결돼 수급 균형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부터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이 생산 시설 증설을 꺼리는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에는 호재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간헐적으로 증설 얘기가 나오지만 2010~2011년 증설 트라우마가 있어 메이저 업체들도 공격적인 투자는 하지 않는다”면서 “한화케미칼 역시 증설보다 원가 개선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태양광발전 설치량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약 44GW(기가와트)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한화그룹 태양광 부문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한승재 이트레이드 연구원은 “한화의 경우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생산 능력이 적고, 주요 수출지역인 일본 태양광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이나 중국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비용 절감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4.05.26 939호 (p34~35)

양충모 객원기자 gaddj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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