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24

2014.02.10

금메달 최소 4개 코리아 심장 두근두근

  • 배영은 스포츠동아 스포츠1부 기자 yeb@donga.com

    입력2014-02-10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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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여왕’이 현역 마지막 무대를 완벽한 연기로 장식하고 성대한 대관식을 연다. ‘빙속 여제’는 또 한 번의 쾌속 질주로 한국 빙상사상 첫 올림픽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다. ‘쇼트트랙 신(新)에이스’는 예상했던 대로 멀티 금메달을 목에 건다.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대한민국이 꿈꾸는 금빛 희망이다.

    한국은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이상과 3개 대회 연속 종합순위 상위권 유지를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종합 5위(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올림픽을 4년 뒤 안방에서 열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종합 4위(금메달 7개 이상)의 전초전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한국은 러시아보다 5시간 빠르다. 한국이 기대하는 주요 금메달은 한국시간으로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결정될 개연성이 높다.

    # ‘빙속 여제’ 이상화의 금빛 레이스

    한국 빙상은 2월 12일부터 금빛으로 물든다. 이상화(25·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독일 예니 볼프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4년이 흐르는 동안 전 세계에 적수가 없는 ‘여제’로 자리매김했다. 2012~2013시즌 달성한 월드컵 8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이 그 증거다.

    특히 이상화는 올림픽을 앞둔 이번 시즌에 연이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36초74에 결승선을 통과해 10개월 전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0.06초 앞당겼다. 또 1주일 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 36초57,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이라는 경이로운 세계기록을 연거푸 세웠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는 0.001초 차이에도 메달 색이 달라질 수 있는 종목이지만, 이상화는 안팎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금메달 0순위’ 후보다.



    이번 대회는 이상화에게 세 번째 올림픽(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는 5위)이자 절정의 기량과 컨디션으로 참가하는 최고 무대다. 이상화는 2월 13일 1000m 경기에도 출전해 멀티 메달을 노린다.

    금메달 최소 4개 코리아 심장 두근두근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2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 소치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 쇼트트랙 에이스 심석희

    1998 나가노 겨울올림픽에는 전이경이 있었고,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에는 진선유가 있었다. 심석희(17·세화여고)는 전설적인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가장 확실한 카드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노골드’에 머문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올해 ‘멀티 골드’를 꿈꿀 수 있는 이유도 심석희의 존재 덕분. 174cm 장신에 유연성과 지구력이 뛰어나고, 막판 스퍼트도 강해 끝까지 다른 선수들의 숨통을 조인다.

    심석희는 2월 13일 여자 500m, 15일 1500m, 18일 3000m 계주, 21일 1000m에 모두 출전한다. 1500m에서는 2012~2013시즌 6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우승했을 정도로 최강자다. 이번 시즌에도 월드컵 1차 대회와 3차 대회에서 모두 3관왕에 올랐고, 2차 대회 1000m와 4차 대회 1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안현수와 진선유 이후 처음으로 겨울올림픽 3관왕에 도전해볼 만하다. 아직 앳된 여고생이라 이번 대회뿐 아니라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는 인재다.

    # ‘피겨 여왕’ 김연아의 대관식

    금메달 최소 4개 코리아 심장 두근두근

    김연아 선수.

    한국 빙상의 간판이자 자존심인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더는 정상을 위해 도약하는 ‘피겨 여왕’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여왕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스케이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연아는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모든 것이다. 시니어 데뷔 시즌이던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다시 썼고, 이듬해에는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또 그 이듬해인 2009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총점 207.71점을 받아 여자 싱글에서 ‘꿈의 점수’로 여겨지던 200점 벽을 넘어섰다. 그리고 1년 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무결점 연기로 총점 228.56점이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받아 한국 피겨스케이팅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이 흐른 지금도 이 점수에 근접할 만한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연아는 2월 20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를 연기한 뒤 21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아디오스 노니노’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시즌 시작 전 발등 부상으로 풀 시즌을 뛰지 못했지만, 지난해 12월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점프 실수에도 204.49점을 얻어 건재를 과시했다. 김연아가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노르웨이 소냐 헤니(1924, 28, 32년·3연패)와 옛 동독 카타리나 비트(1984, 88년·2연패)에 이어 여자 싱글을 2연패하는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된다.

    금메달 최소 4개 코리아 심장 두근두근
    # 이승훈·모태범 금빛 질주 시동

    금메달 최소 4개 코리아 심장 두근두근

    이상화 선수(위)와 이승훈(왼쪽), 모태범 선수.

    이승훈(26·대한항공)과 모태범(25·대한항공)은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이상화와 함께 짜릿한 금메달로 한국을 열광하게 했던 ‘빙속 삼총사’다. 이 가운데 장거리 간판 이승훈이 2월 8일 남자 5000m로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그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낸 종목. 이는 아시아 선수가 빙속 장거리에서 따낸 최초의 메달이기도 했다. 이승훈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1만m 경기에서는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의 실격으로 행운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1만m 경기는 18일 열린다. 김철민(21·한국체대), 주형준(22·한국체대)과 함께 나서는 남자 팀추월 경기(22일)도 주목할 만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따낸 모태범도 김연아와 이상화를 잇는 또 한 명의 2연패 후보다.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냈으며, 올 시즌 월드컵 포인트 1위에 올랐다. 500m는 2월 10일, 1000m는 12일 각각 열린다.

    최근 부진했던 남자 쇼트트랙도 전통 강호다운 저력을 앞세워 반란을 꿈꾼다. 신다운(21·서울시청)과 이한빈(26·성남시청)이 2월 15일 남자 1000m와 23일 5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한다. 22일 열리는 5000m 계주에서 뒷심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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