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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통시장서 싸게 믿고 사는 ‘한우’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 최대 20% 낮은 가격…지역경제 활성화·유통 투명성 확립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전통시장서 싸게 믿고 사는 ‘한우’

전통시장서 싸게 믿고 사는 ‘한우’

농협과 전통시장 상생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서울 양평구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

몇 해 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고기를 파는 동네 정육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젊은 사장의 서글서글한 성격과 깔끔한 매장 관리로 이미지가 좋은 데다, 무엇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수시로 여는 등 한눈에 봐도 질 좋고 신선한 고기를 인근 정육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사업 수완 덕에 그 정육점은 인근 대형마트 정육 코너를 제압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인기도 잠시, 문을 연 지 채 3년도 되지 않아 그 정육점 유리문엔 ‘폐업’ 딱지가 붙었다. 소문을 듣자 하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수입산 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았다가 한 달 정도 영업정지를 당한 후 손님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는 것이다. 어쩐지 최근 그 정육점 고기 맛이 좀 이상하다 싶었다.

내일 아침상에 올릴 시원한 쇠고기무국 재료를 사려고, 혹은 간만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고기파티를 열자는 아들 녀석의 제안 때문에 대형마트나 백화점까지 갔다 와야 한다. 그런 수고로움 정도는 동네 정육점을 믿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덜 수 있을 테지만, 요즘 세상에 정말 맛있고 믿을 수 있는 고기를 파는 동네 정육점 찾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전통시장 상인, 소비자 윈윈

그런데 요즘 동네 전통시장에 진짜 한우, 진짜 국내산 돼지고기와 닭고기, 오리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믿음직한 정육점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이 바로 그곳. 2010년 농협중앙회(농협)와 서울시, 서울상인연합회가 우수축산물 공급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통시장 내 축산물 직거래점포 운영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유통구조 혁신과 품질경쟁력 확보를 모토로 시작한 축산물 소매점 브랜드다.



이 협약을 통해 서울시는 사업자 선정과 유통관리 점검, 홍보 지원을 맡고, 농협에서는 축산물 유전자 검사와 항생제 잔류물질 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우수 축산물을 전통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서울상인연합회는 축산물 위생관리와 판매수칙을 준수하면서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을 통해 최대 20% 낮은 가격으로 축산물을 판매하는 삼자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은 2010년 시범점포 운영을 시작으로 시행 4년 만에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광역시까지 가맹점 300여 개를 개설 및 운영할 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졌다. 가장 수혜를 본 것은 다름 아닌 소비자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최상급 한우를, 그것도 집 앞 시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이 가진 매력은 상당하다. 축산물 공급은 도축·가공시설과 유통망 등을 확보하면서 농가 또는 생산자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형 도매업체인 협동조합형 ‘대형 패커’가 담당하며, 일선 축산업협동조합(축협)에서 생산한 ‘농협안심축산물브랜드’를 우선적으로 공급한다.

유통단계를 줄이고 이를 가격 책정에 반영해 장바구니 물가 고민을 덜어준 점도 소비자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일이다. 농협은 주문, 배송 및 재고관리의 전산화를 위해 ‘수·발주 시스템’을 구축하고 점포별로 이와 연동되는 ‘POS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안심축산 통합관리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기존 식육도매상 단계를 거치지 않는 대신, 유통비를 7~8%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통비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물량 확대 효과까지 노린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안심축산물’을 일반 축산물 가격 수준으로 공급함으로써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철저한 안전성 검사 축산물 공급

전통시장서 싸게 믿고 사는 ‘한우’

2010년 2월 10일 농협중앙회와 서울시, 서울상인연합회는 ‘우수축산물 공급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협약식을 가졌다.

남성우 농협 축산경제 대표는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은 소상공인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투명한 유통거래를 확립해 국내산 축산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2016년까지 1000개 점까지 늘려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고 안전한 우리 축산물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바이저 제도와 인스펙터 운영으로 매장 컨설팅은 물론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의 성공에 한몫했다. 농협은 매장 인테리어, 상품진열과 재고관리, 판촉활동, 점주와 종업원에 대한 위생교육, 판매장 HACCP 인증 등 종합 컨설팅을 실시한다. 아울러 각 매장별 매출 분석과 서비스·복장·위생 점검, 원산지표시제 및 등급표시제 단속, 저급육 둔갑판매 점검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변함없이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매장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통시장 내 매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효과까지 거두는 셈이다.

무엇보다 농협에서 안전성을 인증하는 ‘안심축산물’ 공급 원칙에 따라 유전자(DNA) 검사와 항생제 잔류검사 등 철저한 안전성 검사를 거친 국내산 축산물만 공급함으로써 위협받던 우리 식탁을 안전지대로 바꿔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는 휴대전화로 QR코드 또는 이력추적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구매한 고기의 원산지는 물론, 안전성 검사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동네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 매장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농협안심축산 홈페이지(www.nhansim.com)를 검색해보자.

인터뷰 ㅣ 안상기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 사장

“동네 아이들 이유식 재료, 제가 책임집니다”


전통시장서 싸게 믿고 사는 ‘한우’
어떻게 보면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의 깐깐한 관리 기준에 맞추는 일이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 처지에서는 꽤나 골치 아프고 까다로운 일일 법도 하다. 그런데 실제 기존 정육점 매장을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으로 바꾼 정육점 사례를 살펴보면 이조차 괜한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서울 양평구 신월동의 신영시장.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은 4년 전 기존 정육점 매장을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으로 바꾸면서 신영시장에서도 가장 단골고객이 많은 정육점으로 손꼽힌다. 22년간 정육업계에서 일하며 잔뼈가 굵었다는 안상기(47·사진)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 사장은 요즘처럼 어깨 펴고 장사할 맛 나는 때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신이 난다고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 먹일 이유식만큼은 질 좋은 한우를 고집하는 이웃들 덕에 동네 아이는 죄다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에서 판매하는 쇠고기를 먹고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씨 역시 엄마 품에 안겨 매장을 방문했던 아이가 쑥쑥 자라 엄마 손을 잡고 오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쁘고 대견할 수 없단다.

“처음 매장 전환을 했을 때는 농협안심축산물전문점이라는 자체가 생소한 데다 LA갈비 같은 기존 수입육을 더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말에 그냥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아 속이 탔어요. 매출도 3분의 1가량 확 줄었죠. 그런데 1년 정도 지나자 오히려 단골손님이 늘더라고요. 요즘엔 저녁시간이 되면 손님이 끝없이 이어져요.”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 안쪽에는 작은 식당이 따로 있다. 1인당 채소 값 2000원만 내면 시중 한우식당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최상급 한우를 맛볼 수 있어 식당 간판 하나 내걸지 않고도 입소문이 퍼진 것이다. 최근에는 줄서서 기다리다 못해 그냥 돌아가는 손님을 위해 인근에 식당 하나를 더 열었다. 물론 이렇게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농협안심축산물 브랜드 네임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안씨는 대형 패커가 진공포장해 보내온 농협안심축산물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더해 부위별로 세분화한 뒤 판매한다. 그리고 그 부위를 소비자가 직접 맛볼 수 있도록 매장 뒤쪽에 자그마한 식당을 차려 입소문을 타게 했다. 이러한 차별화한 아이디어 덕분에 농협안심축산물 신영시장점은 신영시장 대표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이른 저녁시간부터 붐비기 시작한 식당은 평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금세 만원을 이뤄 테이블마다 고기 굽는 냄새로 가득했다. 그곳에서 맛본 최상급 한우의 뛰어난 식감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미각의 신세계 그 자체였다.




주간동아 2013.10.07 907호 (p28~29)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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