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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의 ‘망달당달’(망가지느냐 달라지느냐, 당신에게 달려 있다)

완전 단백질 ‘닭 가슴살’ 근육 만들기 필수식품

  •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완전 단백질 ‘닭 가슴살’ 근육 만들기 필수식품

완전 단백질 ‘닭 가슴살’ 근육 만들기 필수식품

지방이 없는 완전 단백질 ‘닭 가슴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든 식품들.

고대 그리스 에페수스 출신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BC 540?~BC 480?)는 소크라테스 이전을 대표하는 철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만물의 본질은 변화에 있다”는 주장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특히 자신의 철학을 대변하는 “똑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No man ever steps in the same river twice)”는 명언으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강의 겉모습은 비록 똑같아 보여도 ‘장강의 뒤 물이 앞 물을 밀어내듯이(長江後浪推前浪)’ 강물은 이미 이전의 강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글 가운데 ‘우리 몸의 세포는 7년(또는 10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는 주장을 본 적이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물질대사를 하면서 기능을 다한 세포들을 새로운 세포로 교체해나간다는 것이다. 즉 세포 관점에서 보면 지금 앞에 보이는 사람은 겉모습만 동일할 뿐, 본질적으로는 어제 만났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된다. 헤라클레이토스의 ‘강물의 비유’에 과학의 옷을 입힌 현대판 해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먹어야 보충되는 필수아미노산

그런데 이 주장은 핵심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기간을 포함해 그 표현 자체는 조금 과장됐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의 세포는 종류에 따라 교체되는 속도가 다를 뿐 아니라, 어떤 세포들은 일생 동안 교체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는 일단 소실되면 어떤 경우에도 새 세포로 대체되지 않는다. 또 심장의 근육세포(심근세포)는 대체는 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대체 속도가 느려진다. 즉 25세에는 연간 세포의 약 1%가 교체되지만, 70세가 되면 0.5% 정도로 그 속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전체 심근세포의 반 가까이는 일생 동안 교체되지 않는다. 반면 지방세포 같은 세포는 성인의 경우 1년에 10%가량 교체되기 때문에 10년마다 완전히 다른 세포로 바뀐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그 정확한 수치와 관계없이 이렇게 우리 몸이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면 과연 어떤 소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일까. 답은 당연히 우리가 먹는 음식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단백질이란 영양소가 가장 중요한 구실을 한다. 단백질은 근육, 뼈, 머리카락, 피부 등 수많은 장기를 만드는 필수성분이다. 특히 근육 형성에 단백질이 결정적 구실을 하는데, 우리 몸속에 있는 단백질의 60~70%가 골격근에 자리 잡고 있다.



단백질은 화학적으로 아미노산이라는 물질이 조합을 이뤄 만들어진 구조다. 아미노산의 종류는 총 20가지로, 이들은 마치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벽돌처럼 서로 각종 조합을 이루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수만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어나간다. 그런데 이들 20가지 아미노산 가운데 11가지만 우리 몸속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다. 나머지 9가지는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런 아미노산들을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한다.

따라서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려면 음식을 통해 필수아미노산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11가지 아미노산과 달리,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적절히 공급되지 않으면 몸속에 있는 기존 단백질을 파괴해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함께 3대 영양소의 한 축을 이루는 탄수화물의 경우 글리코겐이라는 저장 시스템이 있어, 평소 간이나 근육 등에 글리코겐을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은 혈액 내에 일시적인 소량의 아미노산 풀만 있을 뿐 이런 저장 장치가 없어 음식을 통한 적절한 공급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필수아미노산을 포함해 모든 아미노산을 적절히 다 갖춘 음식을 ‘완전 단백질’이라고 한다. 완전 단백질은 주로 고기, 우유, 달걀 같은 동물성 소스로부터 나온다. 물론 콩, 채소, 곡물 등의 식물성 음식에도 단백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단백질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필수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상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콩의 경우 단백질 함량 자체는 매우 높지만 필수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 메티오닌이 결여돼 있으며, 곡물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없다. 물론 이런 점을 보완해 콩과 곡물을 함께 섭취함으로써 한쪽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 이는 채식주의자들이 건강을 유지해나가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근육 형성에 관한 한 완전 단백질의 효율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서 근육 발달을 목적으로 할 경우 개인적 신념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육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유나 달걀 등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육식이 근육 발달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완전 단백질을 제공한다고 반드시 바람직한 식사라고는 할 수 없다. 무엇보다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을 대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려고 달걀을 먹을 때도 가급적 흰자위만 먹는 사람이 있으며, 요즘 들어 유행하는 닭 가슴살 섭취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의 한계

완전 단백질 ‘닭 가슴살’ 근육 만들기 필수식품

일부 채소에도 단백질이 들어 있지만 함량이 적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을 겸해, 바쁜 현대 생활에서 편의성 등을 내세우며 물에 타 마실 수 있는 가루로 된 단백질 보충제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을 소개하는 선전문구가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 처지에서는 무엇보다 자연적인 음식 섭취가 어떤 이론에 관계없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본질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딱딱하고 부드러운 여러 종류의 음식을 조화롭게 소화시키려고 발달한 것이지, 물에 가루를 탄 고영양의 음식을 대량으로 들이켜 이뤄지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하루에 단백질을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여기에는 두 극단의 견해가 있다. 한쪽은 일반적인 영양섭취 기준에 준해 하루에 체중 kg당 0.8g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이는 사무직 근로자에 한정되는 양으로 운동으로 근육을 발달시키려면 하루에 체중 kg당 2g, 심지어 3g까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참고로 2010년 발표된 ‘한국인 1인 1일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단백질의 경우 체중 kg당 0.8g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물론 개인의 상황과 체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명확한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실제로 한 개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정확히 계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두 극단의 주장 중간쯤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단, 하루에 체중 kg당 단백질 2~3g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은 단백질 보충제 회사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 있거나, 스스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다량의 단백질이 필요한 사람일 공산이 크다.

자, 이렇게 단백질에 관한 몇몇 핵심 사항을 알아봤다. 주요 영양소 가운데 우리에게 좋은 이미지로 떠오르는 단백질도 이런 상식들과 함께할 때 제대로 된 우리의 건강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2013.08.12 900호 (p90~91)

김원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wongon@plaz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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