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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의 Job Revolutionist(직업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 스토리 ⑩

재밌고 나누는 요리 일탈 청소년 삶 바꾸다

요리 혁명가 제이미 올리버

  • 고영 소셜컨설팅그룹 대표 purist0@empas.com

재밌고 나누는 요리 일탈 청소년 삶 바꾸다

케이블TV 채널을 돌리다 눈길이 머문 요리 쇼가 있다. ‘제이미의 네이키드 셰프’가 그것.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는 창가 화분에 난 허브를 한 움큼 뜯어 고기 위에 얹고 올리브유를 붓는다. 계량저울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다. 잠시도 쉬지 않고 “뷰티풀” “판타스틱”이란 말을 연발한다. 자기 요리를 칭찬하는 것이다. 그를 두고 혹자는 천재요리사라 하고, 혹자는 품위 없는 요리를 만드는 청년이라고 평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모습이 진실해 보인다. 요리를 쉽고 재미있게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시청자인 나도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올리버는 혀 짧은 소리로 “오늘은 집에 오는 길에 정크푸드를 사먹지 말고 집에서 해먹도록 해요. ‘오이 요구르트 소스를 뿌린 연어 티카’ 어때요? 요리에 자신 없다고요? 5분이면 충분하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말하곤 방긋 웃는다.

혁신적인 레스토랑의 서막

올리버는 한국에서는 요리를 만들다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필요한 재료를 사러 가는 귀여운 요리사이지만, 영국에서는 학교 급식에 변화 바람을 일으킨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10대 시절 친구가 알코올 중독으로 소년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줘야겠다고 생각해왔다. 요리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신념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스스로에게 쉽지 않은 미션을 던졌다. 바로 문제아 15명을 훌륭한 요리사로 키우는 미션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일탈 청소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올리버는 가족조차 포기한 청소년들을 변화시키려고 ‘피프틴(Fifteen)’이라는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그러곤 주방에서 요리에 대한 개념, 재료, 기능, 메뉴, 주방기기 활용, 고객의 입맛, 기후와 음식 등 각종 주제에 대해 설명하며 청소년들을 요리의 세계로 인도했다. 청소년들은 올리버의 재미있는 요리 강의에 푹 빠져 난생처음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웠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BBC가 보도했고 올리버는 ‘혁명의 요리사’라고 불리게 된다.

그의 행보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제이미 앳 홈’이라는 TV 요리프로그램에 나가면서 그는 또다시 도전을 감행한다. 사람들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도 살이 찌지 않을 수 있을까 고심하던 차에 신개념 복합 레스토랑을 개발한 것이다.

그는 2년 전 런던 배터시에 고급 테이크아웃 레스토랑과 고객이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스쿨을 겸한 ‘레시피즈(Recipease)’라는 복합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세계 최초의 복합 레스토랑 체인을 열자마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재밌고 나누는 요리 일탈 청소년 삶 바꾸다

‘레시피즈’ 레스토랑 전경.(왼쪽) ‘피프틴’ 레스토랑의 셰프들.(오른쪽)

이 레스토랑에서는 전문 주방장들이 예약 고객 취향에 따라 요리 재료를 준비해놓는다. 그리고 고객이 즉석에서 바로 조리할 수 있게 요리법을 알려준다. 레시피즈를 이용하려면 먼저 홈페이지에 있는 일정표를 보고 참가할 세션을 예약한 뒤 만들고 싶은 메뉴를 골라야 한다. 일종의 원 터치 방식 이용법이다. 계절 메뉴는 대부분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바뀌므로 필히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피자나 카레 등 늘 고정적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는 별도로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 레시피즈에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으므로 고난도의 요리 강습도 가능하다. 이처럼 레스토랑에 오면 요리에 필요한 재료가 준비돼 있고, 전문 주방장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음식 솜씨가 부족한 사람이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 솜씨를 키우고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 과정이 모두 끝나면 고객은 완성한 음식을 포장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가격은 메뉴별로 차이가 있으나 메인 요리는 1인당 3.75파운드(약 6400원)부터이며, 강습비는 1인당 25파운드(약 4만2500원)다. 비교적 저렴하게 요리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셈이다.

올리버의 ‘더 많은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눈다’는 철학 덕분일까. 이 복합 레스토랑은 그의 제자들이 합심해 2년 만에 25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올리버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청소년 재활과 요리 강습에 재투자한다. 주방장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세상 사람은 ‘요리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고개를 갸웃댄다. 하지만 올리버는 재미있는 요리, 나눌 수 있는 요리, 기존과는 다른 배우는 요리를 선보이면서 음식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어쩌면 그의 꿈은 완성형인지도 모른다.

그는 현재 가가호호 방문해 요리법을 전수해준다는 내용의 TV 프로그램 ‘미니스트리 오브 푸드’에 출연하고 있다. 그의 요리 강좌는 아이팟 팟캐스트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그의 이름을 딴 잡지 ‘제이미 매거진’도 전 세계에 보급된다. 게다가 그는 영국 학교 급식문제에 대항해 총리로부터 “학교 급식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며, 정크푸드를 추방하고 학교 급식을 개선하는 방송 프로그램 ‘스쿨디너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올리버는 이렇게 외친다.

“나의 요리 재능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요리를 배우고 싶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주간동아 889호 (p36~37)

고영 소셜컨설팅그룹 대표 purist0@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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