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4

2013.04.22

갤럭시S4 ‘지구인의 동반자’ 초읽기

단일 모델 첫 1억 대 판매 점쳐…LG전자, 팬택, 애플 등 반격 채비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사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3-04-22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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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S4 ‘지구인의 동반자’ 초읽기

    4월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피아 웨스트홀에서 열린 갤럭시S4 월드투어 행사에서 김석필 삼성전자 유럽총괄 부사장이 갤럭시S4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최대 기대작 ‘갤럭시S4’가 4월 27일 한국을 포함한 세계 10개국에서 동시 출시된다. 세계적으로 1억 대 이상 판매한 갤럭시 시리즈 최신작인 만큼 국내외의 기대가 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인 애플과 격차를 점점 넓히면서 이제는 시장 선도자가 된 삼성전자가 내놓는 전략 제품이라 더 관심을 끈다.

    온도·습도, 기압 센서 탑재 건강도우미 구실

    삼성전자는 2010년 처음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한 후 갤럭시S부터 갤럭시S3까지 오면서 전작의 판매 기록을 계속 경신했다. 이번에 갤럭시S4가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 등에서는 갤럭시S4가 단일 모델로는 최초로 1억 대 이상 판매되며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경쟁사 행보도 빨라졌다. 팬택은 갤럭시S4 출시보다 일주일 앞서 새로운 베가 시리즈를 공개했다. LG전자는 주력제품 ‘옵티머스G 프로’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고, 구글을 통해 ‘넥서스4’도 국내에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애플은 이르면 6월경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S4를 처음 공개했을 때 평가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고, 일각에서는 “혁신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상반된 두 평가는 기준을 어디 뒀느냐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부품 성능이 개선됐지만, 전작인 갤럭시S3에 비해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디자인도 갤럭시S3를 계승해 유사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있다. 갤럭시S4가 내건 슬로건 ‘삶의 동반자(Life companion)’가 이러한 변화를 한마디로 설명해준다. 갤럭시S4는 다양한 센서와 인식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존에 탑재했던 자이로 센서나 가속도 센서 외에 온도·습도 센서, 제스처 센서, 기압 센서 등을 새로 장착했다는 점이다. 이들 센서를 활용해 구현한 서비스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헬스케어 기능을 담은 ‘S헬스’다. 온도·습도 센서를 활용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는 공간의 온도나 습도를 알려줘 최적의 생활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돕는다. 건강도우미와 운동도우미 구실은 가속도 센서와 기압 센서가 맡는다. 가속도 센서를 통해 만보기 구실을 구현하고, 기압 센서로 등산이나 계단 오르기 등 높낮이가 있는 운동의 운동량을 계산한다. S헬스의 ‘푸드트래커’ 서비스는 섭취한 음식물의 칼로리를 계산해줘 다이어트와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제스처 센서는 손바닥에 반사되는 적외선을 감지해 손동작을 인식한다. 직접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도 동작만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이 밖에 운전 중 음성으로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 음악 감상 등이 가능한 ‘S보이스 드라이브’, 번역을 지원하는 ‘S트랜슬레이터’도 새로운 기능이다. S트랜슬레이터는 e메일, 문자메시지, 챗온 메시지 등을 바로 번역해 텍스트나 음성으로 제공한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는 상호 교차번역을 지원하며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는 영어로 번역해준다.

    갤럭시S4가 새로 구현하는 이러한 기능들은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스마트폰을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도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가 주는 가치는 어느 제조사나 가질 수 있지만, 서비스적 가치는 따라할 수 없게 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앤코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를 1억 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로이터도 갤럭시S4가 출시 첫 달에 100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S4는 4월 27일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시작으로 세계 155여 개국 327개 사업자를 통해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S3의 145개국 256개 통신사 출시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저렴한 가격, 디자인으로 틈새 공략

    갤럭시S4 ‘지구인의 동반자’ 초읽기

    갤럭시S4 월드투어 행사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시연 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국내 시장에서는 LG전자와 팬택이 더는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목표 아래 제품 업그레이드와 신제품으로 대응 전략을 짰다. LG전자가 4월 12일부터 진행하는 ‘옵티머스G 프로’의 밸류팩 업그레이드는 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눈동자 인식 UX인 ‘스마트 비디오’ 기능은 동영상 시청 중 눈동자 움직임을 인식해 동영상을 자동 재생하거나 정지한다. 또 동영상을 촬영할 때 촬영자도 화면에 함께 담는 ‘듀얼 레코딩’, 스마트폰 상태에 따라 발광다이오드(LED) 색상이 바뀌는 ‘홈 버튼 LED’ 등의 기능도 쓸 수 있다.

    LG전자가 구글을 통해 출시하는 넥서스4는 지난해 해외에서 먼저 나온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판매된다. 출시한 지 수개월 지난 제품이지만 성능 면에서는 여전히 우수하고, 가격도 60만 원 내외로 저렴하다.

    팬택은 스마트폰 테두리인 베젤을 거의 없앤 베젤리스(bezel-less) 디자인을 내세운 새 베가 시리즈를 4월 18일 공개했다.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신제품을 공개한 만큼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팬택은 디자인에 민감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정하고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퀄컴 최신 쿼드코어 칩인 스냅드래곤 600,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카메라 등을 탑재해 성능 면에서도 뛰어나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와 격차가 벌어진 애플이 어떤 카드로 반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19.9%와 19.0%로 그 차이가 0.9%p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는 30.4%로 대폭 성장한 반면 애플은 19.4%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격차가 벌어졌다.

    애플은 아이폰5 판매가 생각보다 부진했던 만큼 이번에 내놓을 신제품으로 만회를 노린다. 현재로서는 오는 6월 열리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5S’가 공개될 공산이 크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애플이 저가형 아이폰을 출시하리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중국, 인도, 동남아 등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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