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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인생

휘둘러 패니 갈비뼈에 금이 가지

골프와 잔부상

  •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휘둘러 패니 갈비뼈에 금이 가지

휘둘러 패니 갈비뼈에 금이 가지
겨울 골프의 재미에 대해 말하다 보니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상 이야기가 빠졌다. 아니, 너무 늦었다. 장점만 강조하고 즐기는 얘기만 하다 보니 이면에 숨은 몸의 기형적 변형에 대해 논하는 것이 늦어버렸다는 뜻이다. ‘주간동아’ 871호에서 고관절과 엉치뼈 비틀림 현상에 대해 살짝 언급했는데, 의외로 자세히 알려달라는 이메일이 여러 통 도착했다. 그래서 골프의 부작용, 신체 비틀림과 오장육부 뒤틀림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바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상식으로 읽어주길 부탁드린다.

함께 라운딩을 자주 하는 친구 가운데 허리부상으로 꽤 오래 고생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지금도 끙끙거리며 사는데, 골프가 원인인 줄 모르고 병원과 한의원, 활법 교정원 등을 다니느라 고생이다. 언젠가 그의 스윙 모습을 보고 “너, 나중에 엉치뼈나 허리 때문에 고생하겠다”고 말해줬음에도 습관이 된 스윙 폼을 고치지 못했다.

그가 스윙하는 걸 보면, 하체고정이라는 교과서에 매달려 왼발로 버티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다 보니 백스윙 시 언제나 왼쪽 엉덩이가 살짝 들려 왼발에 힘을 주게 된다. 하루 라운드를 하면 200번 정도 스윙하니, 자연히 고관절이 비틀리는 것이다. 왼쪽 고관절이 살짝 위로 올라가면 오른쪽 고관절은 당연히 밑으로 처진다. 이럴 경우 고관절 위 기둥인 척추뼈가 균형을 잃고 측만으로 뒤틀린다. 그럼 당연히 신경이 눌리고, 엉치뼈 밑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한 가닥이라도 기능을 못하니 왼쪽 종아리가 아플 수밖에. 허리 아프지, 엉치뼈 고통스럽지, 종아리 힘은 빠지지…. 영 살맛이 안 난다. 좌골신경통의 근원은 고관절 비틀림이다. 습관처럼 굳어진 잘못된 스윙 자세가 이런 현상을 불러오는 것이다.

왼팔 테니스엘보로 심하게 고생하는 선배도 있다. 30여 년 동안 골프를 친 분인데, 건장한 체격에 뼈도 강골이라 자기는 평생 동안 절대 골병은 안 들 줄 알았다고 한다. 늙어서 그냥 테니스엘보가 생긴 줄로만 알았지 골프가 원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왼쪽 팔꿈치 부분에 통증이 심해 1년 넘게 병원에 다니면서도 줄기차게 골프를 했다. 스윙하는 모습을 꼼꼼히 지켜봤더니, 몸통으로 스윙하는 것이 아니라, 백스윙 시 왼팔을 살짝 구부리고 다운스윙 시 힘차게 내려찍는데, 오른팔로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왼쪽 손목과 팔꿈치를 펴는 힘으로 다운스윙했다. 그럼 당연히 팔꿈치 인대가 충격을 받는다.

힘 빼는 것이 잔부상 예방법



70세가 다 된 연세에도 워낙 강골이라 그렇지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왼팔 테니스엘보로 고생했을 것이다. 하여간 오른손으로 골프를 즐기라고 말해주고 힘차게 찍는 스윙은 당분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런 분이 어디 한둘이랴. 근육을 편중되게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왼손잡이 친구는 오른쪽 무릎 인대가 늘어나 고생한다. 스윙 시 축으로 삼는 무릎 연골은 자주 충격을 받는다. 타이거 우즈가 왼쪽 무릎 연골 때문에 수술과 재활을 자주 하는 것도 축으로 삼은 다리 연골에 무리가 생겨서다. ‘스윙 아크를 크게 하라’ ‘왼발을 단단히 잡고 벽으로 막히듯 세워놓아라’ 하는 교과서적 스윙 이론은 무릎 인대를 망친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연골 때문에 고생하는 골퍼가 엄청 많을 것이다. 심할 때는 절그럭거리는 소리까지 난다. 이런 몸을 이끌고 오늘도 골프장을 누비는 신선들이 계신다. 호쾌하게 날아가는 공 궤적이 아픈 몸을 자꾸 필드로 모셔가는 것이다.

혹시 갈비뼈 부러진 골퍼를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갈비뼈에 금이 간 골프 친구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뼈에 금이 가면 시큰거리고 아프다. 뒤땅을 많이 치고 회전운동이 되지 못하는 스윙을 하면 당연히 갈비뼈에 이상이 온다. 욱신거리고 얼얼해 진단을 받아보면 금이 갔다고 나온다. 부드럽지 못하고 무조건 힘만 앞세우는 골퍼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이상이다. 거리 욕심에 무조건 휘둘러 패는 골퍼에게 보내는 몸의 경고 신호다.

‘힘 빼라’는 골프 이론은 이런 잔부상 방지를 위한 아주 중요한 가르침이다. 어깨에 깁스를 한 것은 딱딱함이다. 젤리 같은 부드러움은 곧 받아들임이다. 진흙은 서로 부딪쳐도 달라붙는다. 구슬은 부딪치면 깨지게 돼 있다. 진흙과 구슬이 부딪치면 흙이 구슬을 품어버린다. 회전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몸을 진흙같이 만들어 공이든 페어웨이든 품어야 하는 것이다. 마구잡이로 힘을 써서 공을 때리면 자기 몸이 깨지든가 땅이 깨지든가 둘 중 하나다. 즐기자고 하는 놀이가 몸을 깨뜨려서야 되겠는가. 여하튼 온몸에 힘 잔뜩 넣고 후려 패는 골퍼는 사대(四大)가 뒤틀린다.

척추가 비틀린 사람은 오장육부도 뒤틀린 채 살아간다. 만일 당신이 한쪽으로만 편향되게 스윙해 골반과 척추가 비틀렸다면 오장이 제자리에 있지 못한다. 신장이 척추 쪽으로 삐뚜름하게 자리하고, 심장이 한쪽으로 치우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장육부가 뒤틀리면 생각을 편향되게 하고 갑자기 걱정이 많아진다. 체력은 유지되나 건강이 염려되는 것이다. 옛 어른들이 “사대가 곧으면 생각이 바르다”고 한 것도 오장육부의 제자리 잡음을 강조한 말이다. 한방에서는 오장육부를 오운육기(五運六氣)라고 해서, 인체의 생각 흐름도를 장부와 연결해 말하기도 한다. 걱정하는 기운은 위장을 상하게 하고 고민하는 기운은 심장을 굳게 만든다. 결국 뼈의 비틀림은 기 흐름을 막아 건강뿐 아니라 도모하는 사업마저도 뒤틀리게 한다. 이것이 진리다. 바른 자세는 처세와 삶의 근본 에너지인 것이다.

요즘 골프장에서는 운동 시작 전 가볍게 체조를 하게 한다. 과거에는 없던 일로 3~4년 전부터 캐디들이 라운딩 전 스트레칭을 시킨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뭔가 2% 부족하다. 운동 내용이 조금 모자란 것이다. 거의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스트레칭하는데, 몸 쓰임새를 모르는 사람이 그냥 만들어낸 몸 풀기 동작이다. 어깨 돌리고, 깍지 끼고, 엎드리고, 손목과 발목 돌리고….

체조와 요가식 몸 풀기 바람직

감히 제안하건대, 기왕 하려면 바르게 해보자. 박찬호가 미국에서 야구 시작 전 했던 것처럼 요가식 몸 풀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머리부터 시작해 목운동을 호흡과 같이 하고, 어깨를 푼 다음 가슴운동을 거쳐 허리운동으로 내려온다. 이어 고관절운동과 무릎운동, 발목운동을 거쳐 온몸운동과 숨쉬기로 마무리하는 법이다. 만일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단합해 표준화된 체조를 공급한다면 만들어 드릴 용의도 있다. 단전호흡과 요가, 기공, 선 수행 등을 합한 체조를 10여 분 정도 하면 부상 걱정 없이 골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라운딩이 끝난 다음 운기조식을 하는 마무리 체조를 한다면 진짜 신선이 되는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잔부상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는 어떤 치유법이 좋을까. 운동 좋아하는 분들이니 가까운 단전호흡 도장이나 요가 수련원, 또는 국선도 도장에 먼저 등록부터 할 것을 권한다. 그러고는 자신의 상태를 지도자에게 정확히 말하고 뒤틀린 골격을 바로잡는 동작을 배우면 된다.

자세 잡기 동작은 아주 많다. 그중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 동작을 배운 후 매일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될 것이다. 혼자 하는 경우 게을러져서 빼먹는 수가 많다. 아예 비싼 비용 치르고 3개월 정도 돈 아까워 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보라. 다만 살살 꾀어 신도로 만드는 단체는 가지 말도록. 그냥 요가 수련원이나 국선도 도장이 좋다. 필자가 10여 년 동안 관찰해본 바로는 ‘마음’ 자 들어가는 단체나 ‘단’ 자 들어가는 단체는 돈 엄청 밝힌다.

자신하건대 매일 한 시간만 요가 동작을 하면 어떤 골격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 좌골신경통? 테니스엘보? 요통? 다 잡을 수 있다. 요가란 말 자체가 정신집중이라는 산스크리트어다. 정신을 집중해 호흡과 함께 몸을 움직이면 반드시 원래의 바른 자세로 돌아온다. 게을러서 못 하지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

어리석게도 자신이 습관을 잘못 들여 비틀어진 몸을 누구에게 고쳐달라고 하겠는가. 의사에게? 활법 교정사에게? 침구사에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나 스스로 고칠 수 있다. 나 스스로 모든 근골피(筋骨皮)를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정기신(精氣神)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내가 바로 창조성이며 하늘 자체이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13.01.21 872호 (p58~59)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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