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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인생

백 번 듣는 것보다 연습 한 번이 낫다

동계 골프 연습의 중요성

  •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백 번 듣는 것보다 연습 한 번이 낫다

나는 운동이 취미이자 특기여서 그런지 연습을 한 번 했다 하면 지독히 한다. 1년 안에 싱글 진입이 목표였을 때는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중간 목표, 최종 목표 등을 세워 엄청나게 휘둘렀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여 칼로 도려내는 게 저녁 일과 가운데 하나였던 기억이 난다. 운동이든 공부든 해보니까 왕도는 없더라는 게 내 지론이다. 어찌됐든 꾸준히, 지독하게 하는 것 외에 비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이 과해 크고 작은 부상에 여러 번 시달렸다. 왜 이럴까 고민하다 동계 연습을 할 때 깨닫고 터득한 바가 있어 소개한다.

동계 골프에 임하는 골퍼의 자세는 연습이다. 잘 치라는 그 어떤 말보다 연습 한 번이 낫다. 백청(百聽)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인 것이다. 연습장에서 하든 스크린 골프장에서 하든 개인이 선택할 일이지만, 연습에도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기본 가치관이 없이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건 돌멩이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일과 같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골프 연습, 그중에서도 기본에 충실한 몸과 마음 자세를 한번 음미해보고자 운을 떼는 것이다.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의 초심으로 되돌아보자. 왜 하는가, 무엇을 하려 하는가, 어떻게 하려는가 등 자신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연습장에 가기 전 자신에게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이다. 만일 당신이 남들이 다 하니까 한다는 어울림의 미학에 중점을 두고 골프를 시작했다면 그만두는 편이 낫다. 남들이 모여서 골프 이야기를 할 때 끼어들 수 없어 서글픔을 느낀다면 이론 몇 가지만 배워 채팅에 동참하라. 그리고 골프 부작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지식을 가다듬기만 하면 될 것이다. 그 부작용이 무엇인가. 1.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2. 체형이 비틀어진다. 3. 혼을 빼앗아간다. 4. 비(非)골퍼에게 위화감을 준다. 5. 가정불화가 온다. 이 가운데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체형이 비틀어진다이다. 허리 돌림의 습관화로 고관절에 편차가 생기고 허리에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연습을 잘못해 온몸으로 치지 못하고 어깨나 팔로만 치는 경우가 그렇다. 이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차근차근 기본부터 확실히

백 번 듣는 것보다 연습 한 번이 낫다
만일 당신이 이 사회가 골프를 하지 않도록 버려두지 않아 시작했다면 동계 연습기간에 확실히 배워라. 골프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 마치 외국에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면 그 소외감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완전히 외국어로만 된 골프용어를 한번 음미해보고 질문을 던져보라. 스윙, 라운딩, 퍼트, 라이, 그린, 페어웨이, 세컨드 샷, 투 온, 버디, 파, 이글, 홀인원… 왜 모든 용어가 영어로만 돼 있는가. 한국어로 된 용어는 한마디도 없는가. 아마 대답할 수 있는 친구가 몇 안 될 것이다. 딱 한마디 있다. 바로 ‘뒤땅!’이다.



처음 당구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일본어였다. 오시, 히키, 우라마와시, 겐세이…. 여기서 내가 친구들에게 던진 질문. 야, 한국어는 없냐? 친구가 딱 한마디로 대답했다. ‘떡!’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민족정신의 발로가 있다면 골프 용어부터 순화하고, 이어 그 안에 내재된 골프 정신을 우리 것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정신으로 골프 연습에 임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기본부터 확실히 배우자는 것이다. 현재 아무리 핸디가 싱글, 준싱글이라고 해도 기본이 안 돼 있으면 나이 들수록 요상하게 변형된다. 내공이 없으니 초식만 화려해지는 것이다. 김종필 타법이라고 들어봤는가. 그 위대한 정치가는 스윙이 아니라 뻣뻣한 다리로 전진하면서 채를 휘두른다. 오른발을 전방으로 내딛으며 쳐도 공은 똑바로 날아간다. 경험과 요령으로 치는 것을 초식만 화려하다고 표현한다.

프로에게서 배운다고 기본이 좋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마추어는 아마계 고수에게서 요령을 배우는 편이 훨씬 낫다. 그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어 맞춤형 레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랫배가 나와 스윙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왼팔 똑바로 펴고 시선을 고정해 허리를 돌려 체중을 이동하라”고 가르쳐보라. 이런 사람은 기본을 제대로 못 가르치는 것이다. 프로는 프로답게 가르치고 아마추어는 아마답게 가르쳐야 하는 법이다.

말이 난 김에 아마추어라는 말의 근원을 짚어보자. 아마추어는 영국 산업혁명 이후 스포츠를 즐기자는 모임에서 나온 말이다. 그것도 자본가나 귀족이 중심을 이뤄 눈으로 즐기는 것이 아닌, 내 몸으로 직접 즐기자는 차원에서 만든 모임이 곧 아마추어다. 직업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프로이고, 즐기자고 만든 운동 모임이 아마추어인 것이다. 따라서 어설프게 못 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가 결코 아니다. 당신은 진정한 아마가 돼야 한다.

어떻게 연습해야 기본을 갖추는 것일까. 한마디만 한다면, 발목으로 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선 고정이나 하체 고정도 발목으로 고정하고, 회전도 발목으로 하라는 것이다. 잘 맞히는 연습보다 몸통 전체를 돌려 맞히기 하는 것이 오래가고 기본부터 다지는 길이다. 손목 코킹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것은 초식 연습이다. 내공이 아니다. 어깨 회전을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것도 초식 연습이다. 내공이 아니다. 체중 이동을 이렇게 하고 오른팔을 저렇게 하라는 것은 다 초식이다. 내공을 이용해 축적하는 기본은 발목으로 운전하라는 것이다. 모든 내공은 아랫배, 단전에서 나온다. 발목을 잘 이용하면 아랫배 힘으로 회전하는 기본을 알 수 있고, 스윙 속도도 달라진다. 힘을 빼라고 주문할 필요도 없다. 그저 온몸으로 하기 위한 기본, 발목으로 쳐보라는 것이다.

왜 발목으로 쳐야 하는가. 한쪽으로만 회전운동을 하다 보면 고관절이 뒤틀린다. 고관절이 뒤틀리면 척추까지 뒤틀린다. 몸 구조가 삐뚤게 변형되는 것이다. 구력이 오래된 사람 가운데 허리가 안 좋고 좌골신경통이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초창기 프로 중에서도 엄청나게 고생하는 분이 있다.

발목으로 쳐야 하는 이유

회전운동의 원리를 모른 채 무작정 많이 치면 연습이 되는 줄 알고 하루 1000번씩 휘두르는 아마추어도 있는데, 이런 습관이 오래되면 척추 맨 아래에 있는 꼬리뼈가 살짝 내려앉는다. 이때부터 이상하게 왼쪽 허리가 아프고 시큰거린다. 물론 왼손잡이는 오른쪽 허리가 아프고 시큰거리지만. 골프 때문에 그런 줄 모르고 이 병원 저 침구사 찾아다닌다. 그런데 여기서 좀 더 심해지면 고관절과 왼쪽 종아리가 무지 아프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좌골신경통이다.

만일 당신이 골프광인데 이런 증세가 있다면 회전운동이 잘못돼서 생긴 골프 통증이 아닌지 먼저 의심해보라. 이 경우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는다. 하체 고정하고 어깨 회전운동을 10년 넘게 하다 보면 나타나게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육체 반응이다. 맷돌처럼 아랫돌을 고정하고 윗돌만 돌리는 경우가 골프 스윙인데, 허리 쪽 근육이 편중돼 뼈가 뒤틀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동계 연습기간에는 발목 회전운동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길 바란다.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치유법 하나를 소개하겠다. 척추가 뒤틀렸다고 척추만 교정해서는 완치가 어렵다. 반드시 고관절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왼쪽이 아프다면 왼발을 오른발 위에 올려놓는 가부좌 자세를 한 시간 이상 해보라. 처음에는 무지 아프다. 하지만 굳은 뼈를 바로잡는 데 어찌 아픔이 없겠는가 하는 의지로 매일 두어 시간씩 교정해보라. 고관절이 조금씩 돌아온다.

이어 그동안 회전하던 쪽의 반대 방향으로 허리를 회전하는 운동을 100번 정도 해보길 권한다. 즉, 왼쪽 스윙으로 해보라는 얘기다. 이렇게 3개월 정도만 하면 통증이 사라지고 척추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무슨 활법이다, 척추 교정이다 해서 비싼 돈 들이지 말길 바란다. 참고로 이 방법을 제시하는 나는 기 박사이면서 운동사 자격증을 소지했고, 20년 넘게 몸과 마음의 관계를 연구한 도사다. 믿고 따라한다고 손해볼 일은 없다.

동계 연습의 핵심. 골프는 삼각형의 빗변처럼 실력이 서서히 오르는 운동이 아니다. 계단식으로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실력이 느는 게 골프다. 그러니 기본을 다지기 위해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발목으로 연습하라. 어느 날 대각한 선승처럼 한 단계 뛰어넘은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주간동아 2013.01.14 871호 (p58~59)

김종업 ‘도 나누는 마을’ 대표 up498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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