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8

2012.10.15

“우리가 BIFF 숨은 공신 아닝교”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744명 열정과 도전으로 축제 만들기

  • 박혜진 인턴기자 부경대 국문과 4학년 skyhaejinida@naver.com

    입력2012-10-15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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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BIFF 숨은 공신 아닝교”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왼쪽부터 김은지, 박혜민, 배지훈, 임유정 씨.

    1분 30초, 이 짧은 순간은 관객의 열정을 상징하는 시간이 됐다. 9월 23일 ‘2012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입장권이 최단시간 온라인 예매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관객 열기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의하긴 어렵다. 젊음, 패기, 열기로 충만한 부산국제영화제의 꽃, 즉 자원봉사단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1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 7개 극장, 37개 상영관에서 열렸다. 영화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운이 좋으면 해운대 BIFF광장에서 스타 배우를 손이 닿을 거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무대를 사이에 두고 스타와 대화할 기회도 주어진다. 영화에 애정이 깊다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국가의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중심무대인 BIFF광장은 해운대를 배경으로 현대미술과 건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5485명. 조직위원회는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으로 744명을 선발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는 8개 팀은 △총무팀 △서비스개발팀 △아시아필름마켓팀 △기획팀 △초청팀 △마케팅팀 △홍보팀 △프로그램팀이다. 자원봉사자는 자기 능력이 닿는 곳에 배치돼 관객에게 미소로 상영관을 안내하고, 영화제 현장을 종횡무진 누빈다. 또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응대하는 것은 물론, 노약자에게는 눈과 귀 노릇을 해 원활한 소통을 위한 매개 구실을 한다. 관객에게 행사 위치를 알려주고 영화제가 소개하는 300여 편의 영화프린트가 상영관에서 상영관으로 순조롭게 전달되도록 돕는 임무도 수행한다.

    8개 팀 현장서 종횡무진 활약

    “우리가 BIFF 숨은 공신 아닝교”

    60대 자원봉사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왼쪽부터 박진숙, 오옥엽 씨(왼쪽). 관객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

    6년째 총무팀 일을 돕는 이목연(25·부산외국어대) 씨는 “도전정신만 있으면 봉사는 평범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의견도 이해할 수 있었다. 봉사는 열정이다. 열정과 패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곳에 지원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자원봉사 활동에는 연령과 계층 제한선이 없다. 단지 열정과 도전만 존재할 뿐이다. 오옥엽(68), 박진숙(67) 씨는 환경미화에 참여한다. 두 여성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활동에 한 번쯤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총무팀 소속으로 야외극장에서 활동하는 배지훈(25·경성대), 임유정(23·동의대), 박혜민(22·경성대), 김은지(22·한국해양대) 씨는 같은 대학 동기나 친구가 아니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연령과 출신은 다르지만 친구, 동료가 돼 서로 의지하며 봉사정신을 실천한다. 각각의 다름이 하나의 같음이 됐다.

    배지훈 씨는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서 부산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었고 그 축제 현장에서 봉사를 하고 싶었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다. 임유정 씨는“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 봉사활동에 관한 자료를 봤고 그 모습이 인상에 남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화려하게 외양만 갖춘 영화제가 아니다. 열정과 도전이 어우러진 축제이자 각박한 이기주의 시대에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영화제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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