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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만 2년간 대변인을 지내며 TV 화면에 자주 얼굴을 비쳤다. 기자들은 그와 나경원 전 의원을 두고 “누가 더 예쁘냐”는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깔끔한 말솜씨와 세련된 매너가 돋보였던 그는 실력도 인정받았다. 2008년 국정감사 비정부기구(NGO) 모니터단은 그를 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했다. 2010년엔 ‘국회 보좌진이 뽑은 함께 일하고 싶은 국회의원 1위’로 꼽혀 눈길을 끌었다.

조윤선(46) 새누리당 대변인 얘기다. 그는 7월 박근혜 의원의 대통령선거(이하 대선) 경선캠프 공동대변인을 맡았다. 박 의원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에는 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요즘 그는 박 후보의 속마음을 아는 측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박 후보의 주요 동선엔 늘 그가 있다.

4월 총선 때 서울 종로에 공을 들였던 조 대변인은 큰 상처를 입었다. 당이 홍사덕 전 의원을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실의에 빠졌던 그는 박 후보로부터 직접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박 후보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였던 조 대변인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대변인을 맡았다. 두 달 뒤 한국미래연합 대표이던 박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되돌아왔다. 그해 2월 탈당한 지 9개월 만이었다. 합당 형식으로 ‘친정’에 돌아온 박 후보는 전국으로 지원유세를 다녔다.

“한 달간 같이 돌아다녔는데, 박 후보의 대중적 인기가 대선 후보(이회창)보다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애국심이 몸에 배었다는 걸 느꼈다. 하루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당 관계자가 한라봉을 하나씩 나눠줬다. 박 후보는 ‘누가 이렇게 귀한 걸 보내주셨느냐’며 고마워했다. 그 진심 어린 표정과 말투가 지금도 생생하다.”



조 대변인은 2009년 8월 호주를 한 달간 방문했다. 호주 정부의 스페셜 게스트 프로그램으로, 방문자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다 만날 수 있게 주선하는 특별 초청이었다.

“박 후보도 몇 해 전 같은 프로그램으로 호주를 방문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당신은 우방을 방문하면 꼭 6·25 참전용사를 만나 함께 식사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도 호주에 가서 참전용사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하고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한 분이 차가 없어 집에까지 모셔다드렸는데, 생활이 곤궁한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한 달간 유세하며 진심 확인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7월 중순 전남 나주에서 주민들과 대화하던 중 잠깐 다리를 뻗은 박근혜 후보.

조 대변인은 2010년 2월 터키 방문 때도 6·25 참전용사를 만났고, 이를 계기로 ‘해외 6·25 참전용사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초대 이사장은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맡았다. 올해까지 모금한 장학금은 약 20억 원. 국내 대학들의 협조를 얻어 해외 참전자 자녀 100여 명에게 생활비와 대학등록금, 기숙사비를 대고 있다. 장학금을 기부한 기업은 그들에게 인턴십도 제공한다.

박 후보에 대한 주요 비판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남성 중심의 소통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의 억지”라고 잘라 말했다.

“나는 일하는 여자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그 조직의 소통방식을 파악하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은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그런 걸 모른다. 왜 여자들이 ‘남자들이 모여서 담배 피우고 술 먹으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고 싶다’고까지 말하는지. 남성 정치인이 박 후보의 소통을 문제 삼는 건 여성의 소통방식, 여성과의 소통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5·16 평가에서 촉발한 역사관 시비는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런데 박 후보는 5·16과 10월유신,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 등에 대해 ‘아버지’를 감싸는 태도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조 대변인의 반론이다.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의 행위를 두고 역사의식을 문제 삼는 건 박 후보도 그렇게 행동할 개연성이 있다는 뜻 아닌가. 하지만 박 후보의 정치역정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헌법질서를 파괴하거나 국민이 우려할 만한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버지에 대한 딸의 평가를 두고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건 부적절하다. 정치적 프레임에 휘말려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것 같다. 딸 처지에서 어떻게 더 아버지를 비판하라는 건지. 사람들이 참 모질다.”

조 대변인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성실함이다.

“정치권에 들어와 보니 일도 하지 않으면서 언론을 이용해 자신을 선전하는 사람이 많더라. 일 생기면 특위 만들어 회의하고, 언론에 알리고, 그러고는 더 일 안 한다. 일하는 척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 후보는 달랐다. 100을 인정받으려고 100, 200을 위해 일한다. 자신이 한 일을 과장하지 않고 인기에 영합하지도 않는다. 충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좋은 평가도 받고 훌륭한 리더십도 갖춘다는 걸 잘 보여준다.”

둘째는 여성 문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 여성 정책이 바뀔 것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건 너무 힘들다. 다행히 나는 부모 도움으로 그럭저럭 해왔지만, 아이 키우는 문제로 일을 그만둬야 하는 능력 있는 여성이 무척 많다.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사회 곳곳에서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것이다. 여성이 일하는 환경과 남성과의 소통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조 대변인은 “성급한 기대가 아니냐”는 기자의 지적에 고개를 내저었다.

“박 후보는 일하는 여성이야말로 다음 세대의 신(新)성장동력이라고 본다. 일하면서 아이를 편하게 키우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주요 공약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박 후보는 미혼이다. 평범한 가정이 아닌, 최고 권력자의 집안에서 태어나 공주처럼 자랐다. 이를 두고 비판론자들은 “박 후보는 평범한 여성의 고충을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조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20대 청년들과 정책토론을 할 때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평범함의 결핍 때문에 오히려 더 평범한 가정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고. 가정과 개인의 행복이 최고 가치라는 걸 깨달았다고. 대선 후보 출마 선언문에서 개인의 행복을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조 대변인은 박 후보의 인간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를 들려줬다. 어느 날 조 대변인이 박 후보에게 “20, 30대와 교감하려면 영화도 보고 콘서트도 가고 연극도 봐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전국을 돌면서 어려운 사람들한테 ‘잘살게 해달라’는 읍소를 들었는데 그런 데를 어떻게 가겠느냐”고 머뭇거렸다. 말하자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문화정책에 깊은 애정

“순수 열정 ‘인간 박근혜’ 사람들은 너무 모른다”

고속도로 휴게소 커피점 앞에서 무슨 커피를 마실까 고민하는 박근혜 후보와 조윤선 대변인.

그러나 “그런 걸 하는 사람들의 열정이야말로 바로 박 후보가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잠재력이자 폭발적 창의성의 원동력”이라는 조 대변인의 설득에 마지못해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박 후보는 문화적 소양도 깊고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한다.

“여고 다닐 때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어학에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 피아노와 기타를 잘 친다. 지인의 결혼식에서 연주를 했을 정도다. 몇 년간 애써서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해 문화재보호기금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박 후보가 ‘권위적이고 차갑다’는 평에 대해선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남성 정치인을 보면 보좌진에게 함부로 반말하고 이것저것 시킨다. 하지만 박 후보는 그렇지 않다. 불교 행사에서 외투를 벗고 축사를 했는데 끝나고 나서도 외투를 보좌진에게 맡기지 않았다. 한 번은 시장 상인이 까만색 비닐봉지에 뭘 싸줬다. 내가 대신 들겠다고 하자 너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안 건네는 것이었다. ‘수행비서에게 들게 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넘겼다. 한 번은 후보가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는데 손수건이 없었다. 내 손수건을 건네자 극구 사양했다. 몹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런 면을 사람들이 정말 모른다.”

조 대변인이 주로 하는 일은 박 후보 수행이다. 전과 달리 브리핑은 별로 안 하고 후보 일정과 관련한 메시지를 알리는 게 주된 임무다.

“일정이 곧 메시지다. 행사와 정책을 연계하고 그것을 잘 설명하는 것이 내 일이다. (박 후보가) 많이 웃고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후보가 문화예술정책을 펴나가는 데 힘이 되고 싶다.”

조 대변인이 ‘박근혜 정부’에서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세련된 문화정책을 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간동아 855호 (p24~26)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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