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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건강에 답하다

얼굴 자주 만지면 일이 술술 풀려

퇴계 이황의 건강지침서 ‘활인심방’

  •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얼굴 자주 만지면 일이 술술 풀려

얼굴 자주 만지면 일이 술술 풀려

퇴계 이황을 기리는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

세속 용어로 ‘골골 백년’이라는 말이 있다. 병이 오래되거나 몸이 약해 시름시름 앓아도 나이가 백수에 이를 만큼 장수한다는 뜻이다. 평소 몸이 약한 사람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테니 오히려 건강함을 자랑하던 사람보다 오래 살게 된다는 ‘반전의 묘미’가 함축된 말이다.

기자는 ‘골골 백년’하면 대표적으로 퇴계 이황(1501~1570년) 선생이 떠오른다.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인 퇴계는 침식을 거의 잊고 학문에 매진하다가 20세에 ‘영췌지질’(悴之疾·몸이 점점 야위는 병)에 걸린 이후 평생 건강 문제로 고생한 학자다. 질병 때문에 몇 차례나 관직을 그만둬야 했으니 그야말로 ‘골골’하면서 평생을 살아왔던 것. 그런 퇴계이지만 아내와 자식을 먼저 보내고 당시로서는 가히 장수라고 할 수 있는 70세까지 살았다.

병약한 몸 때문에 퇴계 선생은 건강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여 스스로 ‘활인심방(活人心方)’이란 유명한 건강서를 남겼다. 이 책은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의 16째 아들 주권(朱權)이 편찬한 ‘활인심’이라는 책을 필사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내용을 덧붙여 후대에 남긴 것이다.

‘활인심방’의 내용은 현대인이 지금이라도 실천하면 썩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퇴계선생을 기리는 안동의 도산서원 부설 선비문화수련원에서는 후손인 이동한(78·전 충북대 교수) 옹이 ‘활인심방’을 일반인에게 보급하고 있다. ‘퇴계선생 건강법 활인심방’이라는 책까지 펴낸 이동한 옹이 매일 아침 일어나 시행하는 건강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고요히 앉아 눈을 감고 배안의 탁기를 날숨을 통하여 깊이 토해내기를 아홉 번 한다.



△ 아랫니와 윗니를 딱딱 마주친다.

△ 마음을 한 곳으로 완전히 모은 다음에 엄지손가락 등으로 눈 닦기를 대소 아홉 번 정도 한다.

△ 다음에 코 좌우를 같은 방법으로 일곱 번 이상 약간 세게 비벼준다.

△ 두 손을 비벼 아주 뜨겁게 한다.

△ 숨을 멈추고 횟수에 관계없이 얼굴을 문지른다.

△ 혀를 잇몸에 붙여가면서 입 안과 밖을 고르게 양치질한다. 진액이 입에 가득하게 고이면 이것을 세 번에 나누어 삼켜 내려 위로 내려보낸다. 이렇게 하면 위신(胃神)이 이것을 받아 전신에 전달해준다.

△ 이렇게 하기를 세 차례 아홉 번 침을 삼키게 된다. 이것은 오장에 깊이 물을 대어주는 격이 돼 얼굴에 윤기가 나며 정력이 더욱 세어진다. 경솔히 하지 말고 정성을 들여서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진인(眞人)의 건강법이다.

총체적으로 보면 퇴계는 얼굴을 자주 만져주라고 했다. 한의학적 개념에서 보면 얼굴은 여섯 개의 주요 경락(經絡)이 흐르며, 우리 몸의 기(氣)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오감(五感)이 자리잡은 곳이며, 오장육부의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부위다. 이렇게 중요한 얼굴을 도인술(導引術)로 마사지해주면 얼굴에 빛이 나고 건강해 보이게 된다.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어 일도 잘 풀리게 된다.

사실 퇴계의 건강 실천법은 어찌 보면 시시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양생법을 중국 청나라 황제인 건륭제도 철저히 지켜 중국 황제로는 이례적으로 60년이나 용상을 지켰고, 89세까지 장수를 누렸다.



주간동아 2012.08.06 849호 (p80~80)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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