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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예능 안타보다 ‘야구재단’서 홈런 치겠다”

전설의 양신(梁神) 양준혁

  • 김민지 인턴기자 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kimminzi4@naver.com

“예능 안타보다 ‘야구재단’서 홈런 치겠다”

“예능 안타보다 ‘야구재단’서 홈런 치겠다”
양준혁이 예능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자 그의 팬들은 어느새 ‘방송인 양준혁’ ‘연예인 양준혁’에 익숙해져버렸다. 하지만 7월 20일 그는 ‘전설의 양신(梁神)’으로 돌아왔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에 참가한 그는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전력 질주해 변함없는 야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양준혁 야구재단’으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그를 만났다.

▼ 은퇴 후 2년 만에 경기를 뛰었는데.

“배트를 드는데 무거워 죽을 뻔했다. 원래 빗자루처럼 가벼워야 하는데, 간만에 드니 무거운 철퇴를 든 줄 알았다. 2년 만이라 욕심도 났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나이를 잊고 뛰었다(웃음). 오른쪽 다리에 근육 파열이 와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은퇴하고 쉼 없이 달려 잠시 쉬어가라는 뜻인 것 같다.”

▼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에서 하차했는데, 당분간은 야구 관련 일에 집중할 생각인가.

“그렇다. ‘남격’을 만나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미안한 마음도 크다. 처음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지만, 예능이다 보니 웃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점점 커졌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겨 야구 관련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양준혁 야구재단’과 야구 관련 일에 집중하겠다.”



야구장 건립 위해 동분서주

▼ 코치나 지도자의 길이 아니라 야구재단 설립이라는 다른 길을 갔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구나 양준혁 하면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힘들고 낯선 길을 택했다. 은퇴하고 ‘양준혁 청소년야구드림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야구재단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결국 미국으로 코치 연수를 가려던 생각도 바꿨다. 선수들은 받을 줄만 알지 줄 줄은 모른다. 지금은 이 일을 하면서 ‘돈 벌면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를 배운다. ‘멘토리 야구단’으로 저소득가정, 다문화가정 유소년 50명을 가르치는데, 다 내 자식 같다. 처음 만났을 땐 어두웠던 아이들이 점점 마음을 열고 밝아지거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꿀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내 인생의 목표가 됐다.

야구재단에 공부방도 만들었다. 멘토리야구단과 함께 미국 MLB 올스타전을 보러 갔는데, 영어공부를 꼭 시켜야겠더라(웃음). 그래서 20명 정도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부방을 마련했고, 지금은 영어 선생님을 모집 중이다.”

▼ 야구학교 건립이 꿈이라고 했는데.

“예능 안타보다 ‘야구재단’서 홈런 치겠다”

멘토리 야구단과 함께 7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훈련 중인 모습(왼쪽, 가운데)과 미국 MLB 올스타전을 찾은 모습.

“당장은 야구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아이들이 뛸 곳이 전혀 없는 게 문제다. 서울에도 공릉야구장을 비롯해 야구장이 두세 군데 있긴 하지만 다 어른들이 차지해 아이들이 쓰질 못한다. 야구장 건립을 위해 이쪽저쪽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에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선진국일수록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해 인성교육을 한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스포츠 하나씩을 의무적으로 하게 하고, 야구 유소년 클럽만 몇만 개가 있는데, 이게 다 국가적인 교육정책의 일환이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무조건 공부만 시키니, 학교에서 가르치지 못하는 게 많다. 그런 걸 야구재단에서 가르쳐주고 싶다. 또 실질적인 정책 개선은 선수 출신들이 직접 나서서 발로 뛰어야 한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시장, 도지사를 계속 만나면서 이야기했다. 앞으로 재단이 더 자리잡으면 청소년 야구를 위한 인프라나 여건을 개선하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 그렇게 쉼 없이 달려오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언젠가 사람들에게서 잊힐 텐데, 그게 큰 상처가 될 것 같다. 각광받을 때나 한참 잘할 때는 연예인 못지않은 특별대우를 받지만, 한순간이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에 입단할 때의 각오를 초심으로 삼고,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 훈련한다. 슬럼프가 올 때는 가벼운 일탈을 하기도 한다. 물에 빠지면 허우적거리게 되듯이, 아예 바닥을 쳐서 페이스를 더 떨어뜨린 다음 다시 올라선다.”

“거친 해설? 비판 알고있어”

▼ 지난해 책을 냈는데 다음 책을 기대해도 되나.

“다음 책? 다음 책까지는 별로(웃음). 사실 한 10만 권, 20만 권 팔릴 줄 알았는데, 3만 권밖에 안 나가다니…. 책이 너무 안 팔려서 상처받았다(웃음).”

▼ 야구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데 비판적인 지적도 나온다.

“사실 그런 지적이 다 도움이 된다. 욕을 먹을 때도 있지만, 감정 상하지 않게 지적하는 거라면 모두 귀담아듣는다. 그래서 인터넷 댓글이나 트위터 멘션도 다 읽고, 매번 상처받는다(웃음). 물론 가끔 별 뜻 없이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만 아니면 되는 것 아닌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리면 되는 것이다.

남들이 어떻게 평가하든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 야구에서도 만날 안타만 나오면 재미없지 않나. 병살타를 칠 때도 있고 삼진 먹을 때도 있는 거지. 결과가 어떻든 나는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서면 된다.”

이렇게 괜찮은 사람이 왜 아직 혼자일까 싶어 눈이 높아서인지 바쁜 탓인지 물었다.

“눈이 낮진 않다. 그래도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 결혼할 생각이다. 이 나이 되니 친구도 별로 없다. 다 처자식이 있어 안 놀아준다(웃음).”



주간동아 2012.07.30 848호 (p56~57)

김민지 인턴기자 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kimminzi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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