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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의 제약 돋보기

베링거인겔하임 당뇨 치료제 새 강자

‘트라젠타’ 등 혁신적 신약 개발로 당당히 도전장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베링거인겔하임 당뇨 치료제 새 강자

베링거인겔하임 당뇨 치료제 새 강자
신약을 만들기까지 인력, 시간, 비용, 전략 등 기업이 쏟아부어야 할 신념의 합은 얼마나 될까. 제약회사가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10년 이상의 기간과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후보물질 100개 중 5개 남짓만이 신약으로 출시되기 때문이다. 잘 개발한 신약 하나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무수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질병들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2억8000만 명이 앓는 만성질환인 당뇨병도 그중 하나다. 당뇨병은 기본적인 혈당조절뿐 아니라 합병증 및 위험인자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병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신약 후보물질을 무기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 개발 노력은 유독 돋보인다.

1999년 베링거인겔하임이 당뇨병 치료제 연구를 시작할 당시, 혈당이 관리되지 않는 당뇨 환자에게 인크레틴과 DPP-4 효소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막연했다. 베링거인겔하임 비버라흐 연구소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키는 구실을 하는 호르몬(인크레틴)의 활성화를 막는 DPP-4 효소를 억제해주면, 몸 스스로 혈당을 조절하게 하는 장내 호르몬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DPP-4 효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이 있는 화합물 50만 개를 구성했다. 또한 유효성이 뛰어나고, 선택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최상의 조합을 찾으려고 50만 개의 조합 하나하나를 수백, 수천만 번 반복 연구한 끝에 DPP-4 효소만 확실하게 억제하는 ‘리나글립틴’ 성분을 개발했다.

당뇨 환자 고충 감안한 ‘친절한 연구’

베링거인겔하임 당뇨 치료제 새 강자
이 성분이 ‘트라젠타’라는 브랜드명의 혁신적 신약으로, 환자에게 처방하기까지는 12년이 걸렸으며 약 1조5000억 원(13억 달러)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자비가 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트라젠타는 일일 1회 복용으로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낮추는 효과는 물론, 심혈관질환 위험률 등 각종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안전성 측면에서, 그리고 환자의 신기능과 간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 없이 단일 용량으로 모든 성인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유일한 DPP-4 효소 억제제로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있지만, 신약이라면 마땅히 기존 약물과 구별되는 혁신성을 갖춰야 한다. 트라젠타는 이에 걸맞게 당뇨 환자의 고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 알 한 알에 담았다. 현재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신장을 통해 배출돼 신기능이 저하된 당뇨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신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약물 용량을 줄여야 하거나, 약물 치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빈번히 발생했다. 손상된 신기능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3배까지 높이는 데다, 약을 먹을 수 없어 합병증에 무방비로 노출된 신기능 저하 환자는 그야말로 희망을 잃게 된다.

하지만 트라젠타는 신체 내에서 뚜렷한 대사를 거치지 않고 모화합물 상태 그대로 배출되며, 다른 치료제와 달리 담즙과 위장관을 통해 약 성분이 배설되므로, 신기능에 부담을 주지 않아 신기능 검사는 물론 용량 조절조차 필요 없다는 이점을 지녔다. 5mg이라는 단일 용량과 용법으로 모든 제2형 당뇨 환자에게 처방 가능한 DPP-4 효소 억제제인 트라젠타는 베링거인겔하임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구실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제약사인 릴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당뇨 분야에 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현재 3상 임상시험 중인 SGLT-2 억제제 계열의 엠파글리플로진은 신장에서 혈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혈당이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의 당뇨병 치료제다. ‘인슐린 독립적’이라는 특징을 지녀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성, 분비하는 베타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혈당을 조절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이는 특히 당뇨 환자의 에너지 배출을 도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혈압강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당뇨 치료에 또 하나의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주간동아 2012.07.16 846호 (p67~67)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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