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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자본 확보 안철수는 행운아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대선 자본 확보 안철수는 행운아

대선 자본 확보 안철수는 행운아

안철수 원장이 7월 5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마련한 김홍선 안랩 대표의 부친상 상가를 찾아 조문했다.

답답하기까지 하다. 대체 출마하겠다는 건지 아닌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얘기다. 그를 빼곤 이미 여야 대선주자들의 경선 대진표가 다 짜졌다. 그런데도 그는 꿈쩍도 않는다. 혹시 이미 늦은 건 아닐까. 아무리 완벽주의자라지만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래서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쪽이나 정권교체를 바라는 쪽 모두 안 원장의 행보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장고가 길어지자 ‘무책임하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7월 11일자 ‘중앙일보’ 오병상 수석논설위원의 칼럼 ‘안철수의 장고’를 보면 ’안철수 퀘스천(question)’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보인다. 오 위원은 “안 원장은 사회적 상황 변화를 얘기하며 ‘소셜미디어의 힘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둑으로 치면 소셜미디어가 승부처이자 급소란 얘기다. 급소를 차지하고 있으면 싸우기가 편하다. 불신받는 기성 정당 없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유권자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썼다. 또 “이런 판단이라면 당연히 서두를 필요도 없고, 정당에 기댈 필요도 없다. 오로지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자신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도 했다. 정확한 글이다.

여야 모두 안 원장의 미지근한 행보를 비난하고 언론은 채근하지만, 2012년 7월 현재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7월 10일 박 전 위원장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야심차게 대선출마를 선언했지만, 바로 다음 날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마자 바로 빛을 잃고 말았다.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여전히 형편없다. 즉 안 원장의 공간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안 원장이 급할 이유는 전혀 없다. 왜? 그에게 시간은 여전히 많다. 정당 조직과 기존 언론을 이용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30% 이상의 고정 지지층을 대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소셜방송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 조직과 정통 언론을 경유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오히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정당 조직이 흔들리고, 정통 언론은 ‘안철수 1인 미디어’를 받아 적을 것이다. 그게 바로 ‘안철수식’이다. 그는 지난 ‘박원순 서울시장 실험’을 통해 그 성공 가능성을 검증했다.



다시 강조하건대 안 원장은 ‘정당과 언론’을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이미 확보했다, 그것도 공짜로 쓸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러니 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30% 이상의 고정 지지율+소셜미디어=대선 자본’인 것이다. 그것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안 원장 처지에선 이미 자본을 마련했으니 사업 성공 가능성만 신중히 따지면 된다. 사업 내용을 정하고 필요한 자본을 구하는 것과는 정반대 방식이다.

사업 내용(출마 선언)을 먼저 정하고 자본(선거운동 수단)을 끌어들이려면 정당 조직과 언론에 빚을 져야 한다. 그러나 넉넉한 자본이 있으면 알짜배기 사업만 하면 된다.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성공 확률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런 점에서 안 원장은 행운아다. 왜? 30% 이상의 고정 지지율이 있어서? 소셜미디어 시대가 와서? 아니다. 시대를 관통하고 충분히 장고할 수 있는 인내심을 갖고 태어나서다. 그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서울 광화문, 영등포 타임스퀘어, 남산 등 출마 선언 장소의 상징성을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소셜미디어 활용의 극치를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그게 ‘1인 미디어 시대’의 정치요, 안철수식 정치 실험이다. 성공은? 두고 보자.



주간동아 2012.07.16 846호 (p28~28)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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