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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N스크린’으로 TV 본다

하나의 콘텐츠 다양한 기기로 시청…방송, 포털, 통신사 합종연횡

  • 권건호 전자신문 경제정책부 기자 wingh1@etnews.co.kr

난 ‘N스크린’으로 TV 본다

난 ‘N스크린’으로 TV 본다
방송 시장에서 N스크린 서비스 경쟁이 불붙었다. 지상파와 케이블TV 같은 전통 방송사업자는 물론이고 이동통신사, 인터넷 포털사이트, TV 제조사까지 뛰어들었다. 각자 강점을 살려 N스크린 시장을 공략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파트너와 손잡는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N스크린 서비스란 콘텐츠 하나를 TV와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에는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면 TV와 PC 정도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에 2500만 대 넘게 보급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덕에 언제 어디서나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무선인터넷 기술의 진화도 한몫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에서는 N스크린 서비스가 ‘킬러 콘텐츠’로 부상했다.

‘티빙’ 앞세운 케이블TV가 선두

다양한 N스크린 사업자 가운데 가장 앞서는 곳은 케이블TV 진영이다. 대표 주자는 CJ헬로비전이 서비스하는 ‘티빙’.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티빙 앱을 내려받으면 실시간 채널 2000여 개와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 50만여 개를 시청할 수 있다. 티빙은 2월 말 기준 가입자가 330만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야후아시아와 손잡고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에 진출했다.

현대HCN이 판도라TV와 손잡고 선보인 ‘에브리온TV’도 이용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아이패드용 앱을 잇따라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는 지역채널을 볼 수 있는 앱을 출시하면서 N스크린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이 앱에 티브로드 계열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채널을 추가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씨앤앰은 최근 N스크린 서비스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난 ‘N스크린’으로 TV 본다

LG전자가 개발한 LG클라우드 서비스(왼쪽)와 야후아시아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티빙’(오른쪽).

지상파 방송사도 N스크린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KBS는 ‘K플레이어’, MBC와 SBS는 ‘푹(pooq)’을 통해 서비스한다. 그러나 다른 N스크린 사업자와 비교해 뚜렷한 경쟁우위가 없자 연합전선 카드를 꺼냈다. N스크린 주도권을 잡으려고 MBC와 SBS가 합작법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을 설립한 것. 양사는 각각 80억 원씩 투자해 지난달 합작법인 업무를 시작했다. 합작법인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KBS는 아직 최종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EBS는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지도가 있는 ‘pooq’ 브랜드를 사용해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상파 콘텐츠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N스크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도 N스크린 시장에 가세했다. SK텔레콤은 ‘호핀’, KT는 ‘올레TV 나우’, LG유플러스는 ‘U+ HDTV’를 서비스한다. 이들은 N스크린 서비스를 LTE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핵심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본다. SK텔레콤은 N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티빙과 제휴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KT는 자사 IPTV와 연동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가전 및 정보기기 제조업체인 LG전자까지 합류했다. LG전자는 스마트기기 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LG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고, 5월 1일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사용자가 서버에 저장한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LG전자는 N스크린 콘텐츠 강화를 위해 KT스카이라이프와 협약을 맺었다. 향후 LG전자의 자체 콘텐츠 서비스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유료 회원과 광고 확보 관건

난 ‘N스크린’으로 TV 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방송 시장에서도 N스크린 서비스가 화두다. 미국에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오픈모바일비디오연합(OMVC)’을 구성하고 모바일TV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은 단말기가 많지 않아 서비스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반기부터는 휴대전화와 USB형 수신기 등 전용 단말기를 출시해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이 N스크린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을 장악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차원이다. 기존 사업 분야와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는 LTE 가입자 확대와 N스크린 서비스가 맞물리고, 방송사는 콘텐츠 영향력 확대 및 광고수익 증대가 N스크린 서비스와 직결된다. 제조사는 자사 스마트 기기 판매와 연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검증된 수익모델이 없어 확실한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사업자들의 과제다. 가입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유료모델은 무료에 익숙한 소비자의 거부감 탓에 확산이 어렵고, 광고기반 서비스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에 대한 광고주의 보수적인 태도가 걸림돌이다.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티빙은 유료모델로 출발했다. 가입자 330만 명을 확보했지만, 유료 가입자는 10%도 되지 않아 고민이다.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인 ‘pooq’도 가입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유료모델이다. 실시간 방송은 월 3500원에 제공하고, VOD 서비스는 별도로 요금을 정하기로 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가입자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무료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료에 익숙한 소비자가 얼마나 유료로 가입할지는 미지수다.

에브리온TV와 티브로드는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가입자를 확대하는 광고기반 모델이다. 씨앤앰은 아직 어느 방식으로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업계는 N스크린 서비스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면 결국 광고 시장도 변화하리라 보고, 광고 효과 측정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광고기반 모델 역시 쉽게 성공하리라고 전망하긴 어렵다.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광고수익이 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상파DMB가 좋은 사례다. 지상파DMB의 경우 지금까지 단말기가 5300만 대 이상 보급되고, 이용 중인 단말기만 400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매년 적자가 쌓여간다. 광고주가 움직이지 않아서다. 물론 N스크린 서비스는 지상파DMB에 비해 규제가 적은 만큼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적용할 수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N스크린 서비스는 세컨드TV(보조TV) 같은 구실을 할 것”이라면서 “수익모델을 고민 중이지만 N스크린 이용자가 늘면 기존 TV 시장 매출의 상당 부분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836호 (p60~61)

권건호 전자신문 경제정책부 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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