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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 그 섬에선 시간도 쉬어간다

앗, 이곳에 ‘남대문바위’가…섬 곳곳에 기암괴석 즐비

서해 옹진 승봉도

  • 글·사진 양영훈

앗, 이곳에 ‘남대문바위’가…섬 곳곳에 기암괴석 즐비

앗, 이곳에 ‘남대문바위’가…섬 곳곳에 기암괴석 즐비

바다와 맞닿은 승봉도의 해안도로.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에도 그만이다.

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하는 섬 가운데 하나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직선거리로 100여 리(40km)가량 떨어져 있다. 면적은 2.2k㎡, 해안선 길이는 10km쯤 된다. 마실 가듯 가볍게 걸어 다니기에 좋은 섬이다. 이 섬에는 아담한 시멘트도로와 조붓한 숲길이 실핏줄처럼 뻗어 있다. 풍광이 수려한 바닷가를 따라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해안도로가 특히 인상적이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길을 걷노라면 기대 이상으로 다채로운 풍경과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승봉도의 유일한 마을은 부두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마을을 가로질러 조금만 더 걸으면 운치 좋은 오솔길이나 솔숲길에 접어든다. 어느 길로 걸어도 금세 바닷가에 닿는다. 승봉도의 바다 풍광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하다. 보는 이를 위압하거나 주눅 들게 하는 풍경은 별로 없다. 어디를 가나 빼어난 절경이 즐비하다. 특히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같은 기암괴석이 즐비한 북쪽 해안의 풍광이 인상적이다.

여름에 승봉도 해안길을 걸으면 곱게 핀 해당화가 곧잘 눈에 띈다. 진분홍 꽃잎이 큼직하고 초록빛 잎이 무성한 꽃이어서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해당화가 만발한 부채바위해변에서 물 빠진 바닷가를 따라 조금만 가면 승봉도 제일의 절경으로 꼽히는 남대문바위가 보인다. 거대한 갯바위 하나가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겨 웅장한 돌문으로 변신했다. 바위 위쪽에는 소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어 그 운치가 한결 돋보인다. 남대문바위 주변에는 돌과 모래와 뻘이 뒤섞인 갯벌이 형성돼 있다. 썰물 때 이 갯벌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바지락, 해삼, 낙지 같은 해산물을 직접 손으로 잡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남대문바위를 지나 자갈해변을 좀 더 걸어가면 다시 해안도로를 만난다. 이곳 해안도로변에는 주랑죽공원이 들어서 있다. 2층 정자와 단층 파고라, 피크닉테이블과 지압산책로, 야생화 화단, 운동기구, 급수대와 화장실까지 두루 갖춘 이 공원은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앗, 이곳에 ‘남대문바위’가…섬 곳곳에 기암괴석 즐비

1 부두치해변 갯바위에 올라앉은 검은머리물떼새. 2 촛대바위 근처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

남대문바위에서부터 승봉도의 맨 동쪽에 우뚝한 촛대바위까지는 온통 암석해안이다. 거칠고 투박한 돌들이 무수히 나뒹구는 해안을 걷는데도 기분이 아주 상쾌하고 발걸음은 가뿐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절승인 데다, 바닷물이 가득 차 있는 경우만 아니라면 딱히 위험한 구간도 없다. 더욱이 따가운 햇살을 피할 만한 해안동굴이 있고, 자잘한 자갈과 굵직한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도 두어 군데 지나게 된다. 그리고 바닷가 모래언덕과 산자락에 철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들이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인적이 비교적 뜸한 승봉도의 동쪽 해안에서는 다양한 물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검은머리물떼새, 꼬마물떼새, 제비물떼새를 쉽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다. “삐이~삑, 삐이~삑” 하는 독특한 울음소리, 붉은 눈과 부리, 그리고 검은 깃털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하얀 깃털이 검은머리물떼새의 자태를 더 우아하게 만든다.

앗, 이곳에 ‘남대문바위’가…섬 곳곳에 기암괴석 즐비

촛대바위 부근의 이름 없는 해변. 서해안인데도 물이 동해보다 더 맑다.

촛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람 손가락 같기도 한 촛대바위를 보고 나면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한다. 깎아지른 해벽 아래에서 일렁거리는 바다가 길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촛대바위 남쪽의 부두치해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절경이다. 이곳에는 모래와 자갈, 조개껍질이 섞인 백사장은 물론, 썰물 때마다 ‘모세의 기적’으로 바닷길이 열리는 작은 섬 하나가 있다. 물때를 미리 알아두면, 섬 속의 섬을 찾아가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승봉도 마을 부근의 남쪽 해안에는 길이가 1.3km가량 되는 이일레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이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단단하고 물도 깨끗해 5월부터 주말과 휴일이면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더구나 수심이 얕고 경사가 매우 완만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승봉도 서남쪽 가까운 바다에는 사승봉도가 떠 있다. 모래가 많아 ‘사도(沙島)’라고도 불리는 이 섬은 개인 소유의 무인도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개인이나 단체로 무인도 체험을 하려고 이 섬을 일부러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관리사무소(032-831-6651)가 들어서 있고 관리인까지 상주해 더는 무인도로 보기 어려울 성싶다. 그래도 여느 유인도에 비하면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무인도 같은 호젓함과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길이 1~2km, 폭 수백~1000m 이상의 모래밭이 사방에 형성돼 있어 마치 바다 위의 사막 같은 정취를 물씬 풍긴다.

이처럼 다채로운 풍경과 정취를 안겨주는 승봉도는 언제 누구와 함께 찾아도 만족스러운 섬이다. 특히 바쁜 일상에 찌든 도시인에게는 승봉도의 넓은 백사장과 상쾌한 솔숲길, 한적한 자갈해변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섬을 떠나온 뒤에도 승봉도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한동안 눈앞에서 아른거리게 마련이다.

여/행/정/보

●숙박

승봉도마을과 이일레해수욕장 주변에는 바다풍경(032-431-4515), 연꽃펜션(032-832-3541), 승봉패밀리펜션(032-831-6150), 도깨비민박식당(010-9047-3770), 사계절민박(032-832-3558), 이일레민박식당(032-832-1034), 승봉마리나(032-832-8001), 해오름민박(032-831-3857) 등 펜션과 민박집이 많다. 급수대, 화장실이 갖춰진 이일레해수욕장과 주랑죽공원에서는 캠핑도 가능하다.

●맛집

선창휴게소(032-831-3983), 도깨비민박식당(010-9047-3770), 이일레민박식당(032-832-1034)처럼 사시사철 문을 여는 음식점이 몇 곳 있어 식사를 해결하기가 어렵진 않다. 대부분 생선회, 된장찌개, 김치찌개, 꽃게탕, 매운탕, 백반 같은 메뉴를 내놓는다.

교/통/정/보

●인천↔승봉도

승봉도, 대이작도, 자월도를 두루 거치는 우리고속훼리(032-887-2891, www. urief.co.kr)의 레인보우호와 대부해운(032-887-6669, www.daebuhw.com)의 대부고속페리5호(자동차 선적 가능)가 평일 하루 2회, 주말과 휴일 하루 4~5회 왕복 운항한다. 물때와 요일에 따라 출항 시간이 달라지므로 미리 확인하고 예매하는 것이 좋다. 소요시간은 레인보우호의 경우 1시간 30분, 카페리호의 경우 1시간 50분.

●대부도↔승봉도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대부해운(032-886-7813)의 대부고속훼리1호(자동차 선적 가능)가 평일 하루 1회, 주말과 휴일 하루 2회 출항한다. 1시간 20분 걸리며, 사전 확인 및 예약은 필수다.

●섬 내 교통

택시나 정기 노선버스가 없다. 자동차를 배에 싣고 가거나 두 발로 걸어 다녀야 한다. 자전거로 여행하기에 아주 좋다. 민박집에 연락하면 배 시간에 맞춰 차를 갖고 나오기도 한다.



주간동아 2011.06.20 792호 (p18~21)

글·사진 양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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