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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충천

드라마 같은 김옥 궁금증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드라마 같은 김옥 궁금증

지난주 내내 제 머릿속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 후계자 김정은의 공식 데뷔무대였던 이 자리의 연단 뒤 기둥에 한 여인이 서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TV 카메라가 포착했습니다. 최근 이 사진을 보도한 MBC는 이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라고 단정했습니다. 사실 이 사진만으로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북한 관련 보도, 특히 ‘로열패밀리’에 대해서는 확정할 만한 사실이라는 게 쉽게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당시 행사의 엄중함을 감안하면 저 역시 MBC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궁금한 것은 그날 그 자리에서 과연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김정은 후계설이 공공연해질 무렵 국내외 북한 전문가 사이에서는 정은이 알려진 대로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부인 고영희의 아들이 아니라, 김옥의 아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견해에 그다지 무게를 싣지 않았습니다. 고영희가 언젠가 자기 아들인 정철이 후계자가 되는 데 장애물이 될 게 뻔한 정은을 십수 년간 친자식처럼 보살폈을 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한 장의 사진이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일각의 분석처럼 그간 김옥이 정은의 보모 구실을 해왔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정말로 그가 정은의 생모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김옥은 자신의 아들을 공화국의 다음 지도자로 만천하에 공개한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권력의 정점에 오른 아들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뿌듯함이었을까요. 아니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한 체제의 상징물이 돼버린 운명에 대한 회한이었을까요.

드라마 같은 김옥 궁금증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김옥은 왕재산경음악단에서 활동하다 김 위원장 눈에 들었고, 고영희가 사망한 이후 퍼스트레이디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신 배경에 대해 별다른 정보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평범한 집안 출신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바닥에서 출발해 자신의 힘만으로 절대 권력의 정점에 오른 가장 드라마틱한 경우라는 이야기죠.

이쯤 되면 여러분도 그가 열병식 날 기둥 뒤에 서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지지 않으십니까.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그 복잡다단했을 심경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기사를 써보려 합니다. 물론 육하원칙과 사실관계가 꼭 맞아떨어지는 전통적인 의미의 기사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주간동아 2011.06.20 792호 (p9~9)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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