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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면접 不敗 02-‘경력자 채용 통로’ 서치펌 회사 가보니

“기껏 뛰어봐야 또 복병 있다”

직장인 이직은 최후의 방안…핵심 경력에 수행한 프로젝트 실적 중요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기껏 뛰어봐야 또 복병 있다”

“기껏 뛰어봐야 또 복병 있다”

피플스카우트 임정우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직원들이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보통 서치펌 회사는 구인 의뢰가 들어오면 업체 미팅과 전략회의를 거쳐 인재 발굴에 나선다.

“○○○ 씨는 전 직장에서 경영기획을 담당했지만 신규사업 프로젝트 경력이 없네요.”

“○○○ 씨는 15년 재직 경력 중 주로 인사노무 분야를 맡았네요. 약한데요?”

10월 13일 오후 서울 도화동 (주)피플스카우트 회의실. 임정우 대표와 관련 분야 직원 5명이 전략회의를 한다. 회의 주제는 중견기업 A사에서 의뢰받은 경영기획 분야 임원급 채용. A사의 채용 인원은 1명이지만 3배수(3명)를 추천해야 한다.

“○○○ 씨는 경력은 적합한데 회사를 여러 번 옮긴 게 약점이네요.”

“A사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너무 두루뭉술해요. ‘경력 ○년 이상 동종업계 관계자’만으론 (발굴하기) 어렵겠어요.”



20여 분 후보자 추천과 토론이 이어지더니 임 대표가 회의를 마무리한다.

“박 상무께서 A사 인사담당 임원을 만나서 구체적인 인재상을 파악하세요. 임 부장은 동종업계 임원 중심으로 접촉해보시고요.”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와 함께 경력자 이직 시즌이 찾아오면서 서치펌(Search Firm) 회사도 바빠졌다. 보통 10월 신입사원 공채가 마무리되면 경력자들의 이직 행렬이 시작되기 때문. 국내에선 헤드헌팅사로 불리는 서치펌 회사들이 가장 바쁜 철이기도 하다.

회사가 경력자를 원한다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프로’를 원한다는 뜻. 따라서 서치펌 회사에 의뢰하면 공개채용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검증된 인재를 찾을 수 있어 소규모 인재채용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만물박사’보다 일관성 있는 경력자 선호

“기껏 뛰어봐야 또 복병 있다”
서치펌 회사는 업체로부터 구인 의뢰를 받으면, 자체 데이터베이스(DB)나 국내 대형 취업 포털사이트와 제휴를 맺어 구직자 찾기에 나선다. 자체 면접을 거쳐 보통 3배수를 추천해 회사 최종면접에 내보낸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회사의 최종면접까지는 산 넘어 산. 임 대표의 설명이다.

“보통 회사가 보내오는 채용신청서에는 ‘경력 ○년 이상 동종업계 직원’ ‘소프트웨어 평가 및 관리 경험자’ 정도로 적혀 있다. 신청서만 보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만약 인사팀 과장을 뽑는다면, 한국 정서상 그 회사 부장보다는 나이가 적은 사람을 추천해야 한다. 회사가 특정 대학 출신자를 원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경쟁사 직원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구체적인 사항을 알려면 흔히 헤드헌터라고 말하는 컨설턴트가 직접 회사 인사담당자를 만나봐야 한다. 결국 승패는 여기서 결정된다.”

인사담당자와의 미팅은 구직자 추천 이후 회사의 최종면접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인사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회사 근무 분위기나 성향 등을 추천자에게도 알려줘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회사의 인재상을 ‘캐치’했다면 담당 컨설턴트에게 일을 맡겨 인재 발굴에 나선다. 이때는 DB를 통해 경력과 특이사항을 확인하고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를 요구한다. 요즘은 ‘좋은 데 자리 나면 소개해달라’고 미리 이력서를 제출하는 적극적인 구직자도 부쩍 늘었다.

“회사는 대부분 동종업계, 동종직무 담당자 중 실력이 좋고 오래 근무할 사람을 원한다. 실력은 기본이고 인화할 수 있는 인성도 체크하라는 주문이다. 인성은 금방 드러나지 않지만 ‘감(感)’은 온다.”

인재를 발굴할 때는 최소 10회 이상 구직자와 전화통화나 대면 인터뷰를 한다. 대면 인터뷰 때 입고 온 복장이나 손버릇 또는 전화 매너로 구직자의 인성을 파악한다. 식사를 하게 되면 먼저 수저를 놓거나 물을 따르는 등의 배려심도 살핀다. 만약 사전양해 없이 이력서 제출기한을 어기거나 허술한 경력기술서를 보내오면 대부분 최종추천자에서 제외시킨다.

인성뿐 아니라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도 중요하다. 특히 경력기술서는 지원자의 상품가치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어서 기업으로선 채용의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자신의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부각할 수 있어 전 직장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경험과 프로젝트별 완수 방법, 자신의 역할 등을 솔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했는지 살핀다. 자신의 역할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식으로 수치화할 수 있다면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피플스카우트 박경련 수석컨설턴트의 설명이다.

전화 매너 등 인성은 상시 체크사항

“기껏 뛰어봐야 또 복병 있다”

컨설턴트는 면접을 통해 최종 추천자를 확정한다.

“경력기술서를 보면 ‘만물박사’인 경우가 많다. 경영기획, 인사, 재무, 노무관리 등 다양한 직무능력을 기술한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분야도 전문가가 아니다’란 뜻이다. 이 경우 정말 후보자가 괜찮다면 경력기술서를 다시 쓰라고 제안하지만, 보통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력자 채용시장에선 ‘지그재그형’보다 일관성을 유지한 사람이 우대받는다.”

3회 이상 직장을 옮긴 후보자도 불리하긴 마찬가지다. 최종면접까지 가더라도 면접관들이 이직 사유를 캐묻는데, 이때 연봉 때문인지, 상사와의 갈등 때문인지, 근무환경 때문인지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 박 컨설턴트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경력기술서에 주주총회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고 써 있더라도 전문 컨설턴트가 대면 인터뷰를 하면 금방 알 수 있다. 공시부터 주주총회 시나리오, 방해꾼 대처법 등 A부터 Z까지 다 물어본다. 주주총회 업무를 했다면 자신이 한 일만 정확하게 쓰는 것이 좋다.”

컨설턴트 면접을 거쳐 추천해도 구인 회사의 서류심사를 통과해야 최종면접을 볼 수 있다. 서류심사와 최종면접에서 회사가 불합격 판정을 내리면 다시 인재 발굴 순서로 돌아간다.

임원급 경력자를 뽑을 때는 평판조회를 활용하기도 한다. 보통 구직자 주변사람 3명에게 평판조회를 한 뒤 각자에게 다시 3명씩 추천받는 식이다. 처음 3명은 구직자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입단속을 해서 호의적인 답변만 나올 수 있지만, 다시 추천받은 9명은 그럴 겨를이 없어 정확한 평가를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임 대표는 “이직은 최후의 방안이다. 정말로 회사에서 방법이 없는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 직장에도 분명 또 다른 복병은 있다. 이직을 결심했다면 당장의 연봉보다 옮기려는 회사에 어떤 성장동력이 있고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공직자 인사청문회는 아니더라도 철저한 검증이 이뤄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작성에 시간을 투자하고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한편 최종적으로 서치펌 회사가 추천한 인물이 입사하면 회사는 연봉에 따라 채용 수수료를 지급한다. 연봉 3500만 원 이하는 15%, 3500만~6000만 원은 20%, 6000만 원 이상은 25%의 수수료를 서치펌 회사에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간동아 2010.10.18 758호 (p20~21)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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