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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물 없는 나라 대한민국 03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수자원 효율 높이는 연구가 최우선 과제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최근 방류 재개 논란이 불거진 도암댐.

3월2일 오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를 빠져나와 임계, 하장 방면 35번 국도에 접어들자 새벽부터 내린 눈이 하얗게 쌓인 설산(雪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포근한 날씨 탓에 도로에 내린 눈은 녹아 있었다. 5cm 남짓한 적은 양의 눈이었지만 해갈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내심 바랐다.

벌써 몇 달째 계속되는 가뭄인지 모른다. 강원도 태백시,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에서는 수돗물 공급시간에 맞춰 물을 받아두고 꼭두새벽에 일어나 머리를 감는 것은 물론,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용변을 본 뒤 한꺼번에 물을 내리는 일이 더 이상 진귀한 풍경이 아니다. 요즘 이곳에서는 기름보다 물이 더 귀하다. 홍수는 둘째치고 눈이 지겹게 내린다는 강원도답지 않게 올해는 눈도 너무 적게 내렸다. “많이 와도 난리고, 안 와도 난리고…. 정말 못 살겠다”는 주민의 푸념에 덩달아 한숨이 나온다. 지독한 가뭄에 땅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마음도 메말라가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1245mm로 세계 평균 강수량 800mm보다 1.4배 많다.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국민

1인당 이용 가능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8분의 1 수준인 2591m3/년이다. 더욱이 연평균 강수량 중 3분의 2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하천들이 급경사를 이루는 탓에 대부분의 강수가 일시에 바다로 유출된다. 내륙과 해안 지역 간 강수량 편차가 1.7배에 달해 지역적인 물 부족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여름에 내리는 막대한 양의 빗물을 받아둘 그릇’으로 댐 건설의 중요성이 강조돼왔다.

정부, 물 부족 해결 위해 댐 건설 강행



우리나라에서 댐 건설이 본격화된 것은 1966년 특정다목적댐법이 제정되고, 67년 한국수자원개발공사가 창립되면서부터다. 특히 홍수기에 재해를 막고 가뭄기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면서 수력발전까지 가능한 다목적댐이 각광받았다. 65년 섬진강댐을 시작으로 2006년 완공한 장흥댐까지 대규모 다목적댐이 잇달아 건설됐다. 현재 건설 중인 것을 포함해 전국의 댐과 저수지는 1만8000여 개에 달한다.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에 등록된 대형 댐(높이 15m 이상)도 1200여 개에 이른다. 댐 개수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지만 국토면적당 댐 밀도는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댐 공화국’이다.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2009년 3월, 30년 만의 대가뭄으로 낮아진 수위가 확연히 보이는 광동댐.

지금까지 댐 건설은 안정적 용수공급이라는 목적을 훌륭히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양강댐 충주댐 등 15개 다목적댐이 우리나라 전체 유효 저수량의 63%를 차지하고, 2003년 전체 용수이용량 337억m3/년 가운데 댐 용수가 52.5%를 차지할 만큼 대부분의 수자원이 댐에 의지했다.

하지만 지난 10년은 댐 건설의 시련기였다. 댐 건설 적지 감소,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개발비용 증가 등으로 댐 건설 추진은 난관에 부딪혔다. 동강댐 건설이 결국 무산되고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싼 분쟁은 지루한 법적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 최근 물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댐 건설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쪽은 과거의 ‘성공 신화’에 힘입어 댐 건설로 천재(天災)인 물 부족 사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작금의 물 부족 사태가 앞을 내다보지 못한 서툰 물 관리로 인한 인재(人災)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면 더 이상 댐 건설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댐 건설 반대론자의 주장처럼 댐 건설을 하지 않고 자연하천에서 취수하는 것은 한국의 수자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인 방안에 불과하다며 애써 무시한다.

수자원연구원 고덕구 물정보화연구소장은 “가뭄이 2년 계속된다면 그 다음 해까지 버틸 여력이 없다. 봄가을 하천에 물이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자연 취수가 가능하겠는가”라며 “가뭄, 홍수가 들었을 때 하천이 전부 감당하지 못한다. 어딘가에 가둬두지 않으면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된다. 댐 건설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결국 댐 이외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규 댐 건설에 대한 논의는 좀더 구체적이다. 지난해 연말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물과 함께하는 국토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 확보가 필요하다”며 댐 건설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재의 용수수급 체계로는 2011년 연간 8억t, 2016년 10억t의 물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고 판단해 군남댐 한탄강댐 등 건설 중인 5개 댐과 그 외 9개 댐을 장기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그런데 방점은 이 14개 댐을 제외한 새로운 댐 건설도 원론적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에 찍혀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댐 건설은 장기적인 계획이다. 이미 10년간 댐 건설 장기계획을 세웠고, 5년마다 타당성 조사를 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댐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환경친화적 중소 규모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기존 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올해 말까지 ‘댐 장기계획’을 수정 보완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강원도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자 2월16일 오전 국회에서 국토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소방방재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뭄극복대책 점검을 위한 당정회의를 열었다. 당시 국토부는 가뭄 대책안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4대강 살리기, 중소 규모 댐 건설 등 신규 수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권역별 급수체계를 조정하는 등 운영 시스템을 합리화해 물 수급 균형을 해소하겠다”며 중소 규모 댐 건설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몇 년 뒤면 한국도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댐 건설 회의론자들은 “지금까지 댐이 없어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냐”고 반문한다. 이들은 댐이 일정 기간 물 부족 사태 해결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댐 건설이 최적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댐 건설은 시대적 사명을 마쳤다는 것. 현재 수자원에 위기가 닥쳤다면 이는 물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물 관리에 의한 위기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말라버린 광동댐, 천재냐 인재냐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비는커녕 눈조차 거의 내리지 않아 강원 지역은 지독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이곳에는 태백시, 삼척시, 영월군, 정선군 등 4개 시·군 지역의 상수원인 광동댐이 자리해 있다. 가장 극심한 가뭄 지역의 상수원이어서 그런지 낮아진 댐 수위가 확연히 눈에 들어왔다. 5개월간 40만 인구에게 거뜬히 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댐이지만 지금은 4개 시·군 지역 20만 주민에게 물을 공급하기도 버거워 보인다.

주민들은 “우리야 계곡 물 받아서 버티지만 이 물을 직접 쓰는 태백, 삼척 주민들은 고생이 많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는 저수위(평상시 댐이 유지해야 하는 가장 낮은 수위) EL662m 아래의 비상용수를 취수하기 위해 비상취수시설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주민 박병길 씨는 이번 물 부족 사태는 전적으로 수공의 물 관리 실패가 가져온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의 이야기다.

“지난 가을철 수공이 담수를 못했다. 물을 100% 담아놓고 비가 오면 내려보내야 하는데 미리 다 빼버렸다. 아마 9월 말에 50%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달방댐에서 취수하는 동해시의 경우 비가 더 많이 내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동해시와 태백시를 비교하면 태백시의 가뭄 피해가 더 심각하다. 결국 이번 가뭄은 수공이 광동댐의 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따른 인재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수공은 물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한다. 수공 태백권관리단 오주익 차장은 “1984년에 처음 설계에 들어갔을 때 광동댐은 홍수 조절 목적이 없는 용수 전용 댐이었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를 겪으면서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보자 광동댐 치수능력사업이 진행됐고, 2007년 12월부터 용수 전용 목적에 홍수 조절 기능이 추가됐다”며 “지난해 7월25일 상시만수위인 EL672m를 넘어 672.94m를 기록했고, 향후 국지적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태풍이 예보돼 용수 관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광동댐은 10년 빈도의 가뭄에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설계됐지만, 지금은 30년 빈도의 가뭄이라는 것이다. 현재 가뭄 지역은 광역상수도뿐 아니라 하천에도 용수를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하천이 건천화하면서 광동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광동댐 고갈이 부각될 뿐이라는 것. 오 차장은 “2008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강우량이 예년 대비 32% 수준인 108.3mm에 그쳐 광동댐으로의 유입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라며 “10월 초 댐 수위는 이수기 대비 운영수위보다 높아 갈수기 용수공급에 충분히 대비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수공의 대응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2월26일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기가 시작되는 6월20일 전까지 낙동강 다목적댐에 1억70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댐 물을 아껴서 방류하더라도 6월20일 이전에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 것. 홍수기 3개월간 댐에 물을 최대한 가둔 뒤 나머지 기간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댐 운영의 기본 원칙임에도, 수공이 너무 빨리 물을 방류해 물 부족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용수 확보 필요한지 철저히 따져야

일각에서는 위 사례를 거론하면서 극단적으로 “댐 건설이 아니라 댐 관리만 잘해도 물 부족 해결은 너끈하다”고 잘라 말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물 부족 사태를 강조하면서 댐 건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 우선은 물 부족 사태가 정말 발생할지,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누구일지, 댐 건설이 과연 최선의 대안일지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댐 건설로 인한 수질오염이 오히려 물 부족 사태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상자기사 참고) 댐 건설이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대안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댐 건설은 장단점이 분명한 대규모 사업이다. 단순히 댐 건설로 농업·공업용수가 늘어나 물 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짓고 댐 개발을 서두르기보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지식기반사업으로 바뀐 현 상황에서 다른 모든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용수를 확보하는 일이 과연 필요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역은 수도권이 아닌 대부분 산간, 농촌, 도서 지역이다. 강원도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댐 건설 최적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 소양강댐 화천댐 도암댐 등 많은 댐들이 모여 있지만, 이 지역은 풍부한 수자원 혜택을 받기보다 오히려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으며 홍수 피해도 매년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댐을 더 짓는다고 물 부족 사태가 해결된다고 보장할 수 없는 실정이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토목공학)는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대형 댐을 지었는데도 이들 지역들은 여전히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 지역에선 수백만t의 물이 필요한 게 아니다. 1000여 명의 지역주민들이 먹고 살 물이 부족한 것”이라며 ‘댐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댐 건설로 양적 팽창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만들어진 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것인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중요하다. 박 교수는 “댐 건설을 통한 대규모 수자원 개발 못지않게 상수도 누수율 제고 등 개발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안도 같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결국 댐 건설도 누수율 제고, 지하수 개발 같은 대체 수자원 확보, 하천 정화 등 물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일 뿐 유일무이한 해결책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다른 대안이 댐 건설보다 효과적일 수 있으며, 여러 해결책을 병행하는 것이 물 부족 사태를 극복하는 데 최선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댐 건설이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이라며 밀어붙이기 식으로 댐 건설을 추진하기보다 댐 건설이 과연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데 타당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식수원으로서의 댐, 어떤 문제가 있을까

세계 1위 ‘댐 공화국’의 타는 목마름

비상 취수시설을 설치한 광동댐.

광동댐은 한때 ‘광똥댐’‘맹꽁이댐’이라고 불렸다. 인근 배추밭의 비료와 오물이 소나기가 내릴 때마다 댐으로 쓸려들어가 악취가 난다고 해서 주민들이 붙인 별명이다. 주민들은 “1급 청정수를 가져와 3급수로 정수시켜 내보낸다”고 말할 만큼 댐 수질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댐에 저수된 물은 농업·공업용수뿐 아니라 식수원으로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식수원으로 사용되려면 엄격한 수질검사를 거치게 마련이다. 식수원에 대한 수질검사의 경우 57가지 검사가 시행된다. 반면 일반 하천의 경우 공공수역에 대한 관리는 35개 영역에 대한 검사에 그친다. 이 밖에도 수백 가지 검사가 시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댐 수질을 결정짓는 요인들은 댐 내부보다 외부에 더 많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수하리에 자리한 도암댐의 경우 고랭지 채소재배 단지가 댐 주변 지역 흙탕물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주민 홍기옥 씨는 “지금은 공사가 끝났지만 작년, 재작년 주변 공사현장에서 붉은 빛깔의 흙탕물이 계속 댐 저수지로 흘러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댐 안의 물까지 정화하려면 재배단지를 산지로 환원하거나 작물을 전환하는 등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댐 관리는 방어적,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댐 유역 수질관리의 책임 한계에도 탁수, 기름 탱크 유입, 하수처리시설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댐 관리자에게 무한책임이 떠넘겨졌던 것. 한국수자원공사는 향후 댐 관리 업무를 전환해 예방적, 적극적,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댐유역관리처 한덕희 과장은 “상류지역에서 댐 저수지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탁수와 부유물 발생원 사전 점검, 하수 및 분뇨 처리장 같은 환경 기초시설 확충, 그리고 처리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밖에 기상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다량의 탁질이 댐 안으로 유입돼 탁수가 장기화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11개 댐 21개 지점에 부유물차단망과 조류 유입 방지막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가 엄격히 시행되고 있음에도 수질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 주민과 댐 관리 기관 간 갈등은 심심치 않게 빚어진다. 도암댐이 대표적이다. 15.6km의 인공수로를 통해 강릉 남대천으로 발전방류가 됐지만, 수질오염 문제로 강릉시민들이 반발해 8년째 방류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 도암댐의 발전방류 재개 논의가 불거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도 재개됐다.

강릉시는 강릉수력발전소가 발전방류를 멈춘 뒤 남대천의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며 방류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도암댐이 자리한 수하리에서는 좁고 구부러진 시골길을 따라 도암댐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관광버스를 자주 볼 수 있다. 주민 구영우 씨는 “강릉에서 주민들을 태우고 도암댐에 많이 온다. 도암댐 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수질을 둘러싼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수질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한다고 해도 물을 가둬놓는 댐의 구조상 수질이 나빠지는 것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자랑하는 댐도 취수선 이하에는 오폐물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밑에 오염물질을 빼주는 장치가 없다보니 이것이 그대로 썩어 수질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박창근 교수는 “댐 수질이 나빠지면 용수로 쓸 수 있는 물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엄청난 규모의 댐을 지었음에도 오히려 물이 부족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2009.03.24 678호 (p24~27)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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