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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제의 뿌리치고 후학 양성

다트머스大 김용 차기 총장 … 봉사하는 삶 차세대에 전수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오바마 제의 뿌리치고 후학 양성

오바마 제의 뿌리치고 후학 양성
“다트머스대가 하버드대에서 새 총장을 골랐다”(뉴욕타임스), “다트머스대가 세계 보건 개척자를 차기 총장으로 선정했다”(보스턴 글로브)…. 240년 역사의 미국 다트머스대가 3월2일 차기 총장으로 선택한 김용(미국명 Jim Yong Kim·49) 하버드대 의대 교수(국제보건·사회의료과장)에 대한 현지 언론 반응은 뜨겁다. 아시아인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이 된 것도 그렇지만, 다트머스대가 400명의 후보 중 그를 선택한 것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것도 펀딩(발전기금 모금)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그가 총장이 된 저력, 그리고 대학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가정교육과 수신제가(修身齊家)의 교훈’을 첫손에 꼽는다. 5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김 교수는 아시아계 가정이 2가구뿐이던 중부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에서 자랐다. 치과의사이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한 아버지, 철학과 신학 공부를 한 어머니는 그에게 더 큰 세상을 몸소 가르쳤다. 그는 “아버지는 근면의 미덕을,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셨다. 또 퇴계 선생과 마틴 루서 킹 목사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며 큰 뜻을 품고 세계를 위해 봉사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열 살 때부터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한다.

10세 소년의 생각은 현실이 됐다. 그는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 박사와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년 넘게 하버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동시에 20년 넘게 구호활동을 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에이즈와 결핵으로 고생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질병 퇴치를 주도하며 인도주의 활동으로 명성을 쌓았다. 수신(修身)이었다.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으로 임명돼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확대를 이끌었고, ‘세상을 변화시킨 영향력 있는 100인’(타임)에 뽑히기도 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삶 실천



얼마 전 김 차기 총장은 외삼촌인 전헌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서양철학) 초빙교수에게 전화를 했다. 비슷한 시기 다트머스대 총장직 제의와 오바마 정부에서 일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함께 온 것. 전 교수는 “가정을 돌보면서 세상일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 그의 선택을 도왔다. 그에게 전 교수는 고민이 있을 때 한 수 가르침을 받는 스승이자 주례 선생님이기도 하다.

37세에 결혼한 김 차기 총장이 지난달 둘째 아들(큰아들은 8세)을 얻은 것도 ‘제가(齊家)’를 위함이었다고 한다. 먼저 집안이 바로서야 사회활동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뒤늦게 아이를 더 낳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전 교수는 주례사에서 “Life is gift, not a project(결혼은 선물이지 프로젝트가 아니다)”라고 했다. 가정을 하늘이 준 선물이므로 잘 다듬고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김 차기 총장은 이제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나설 태세다. 봉사와 학업으로 ‘수신’을, 가족을 위한 헌신으로 ‘제가’를 실현했으니 학교운영(治國)과 교육으로 세계의 질병 퇴치활동(平天下)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나 스스로 몸을 던져 질병퇴치 등에 나섰지만, 이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차세대를 가르치는 일에 주력할 때가 됐다.”

손오공의 ‘분신술’처럼 자신의 일을 이어받을 젊은이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수신과 제가, 치국평천하가 성공의 옵션(선택사양) 혹은 장애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 김 차기 총장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한다.



주간동아 2009.03.17 677호 (p76~76)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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