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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S LIFE

“戰史 이해 없이 어떻게 선진국 됩니까”

군 관련 서적 전문 ‘플래닛미디어’ 김세영 대표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戰史 이해 없이 어떻게 선진국 됩니까”

“戰史 이해 없이 어떻게 선진국 됩니까”
유사 이래 한민족이 외세의 침략을 받은 횟수는 900번이 넘는다. 언제부터의 침략을 시작으로 잡았는지, 피침(被侵)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900번의 침략은 어느 모로 보나 많은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적 교훈이 되는 900개 이상의 전사(戰史)를 갖고 있을까. 만약 전사가 없다면 우리는 피침의 교훈을 잊어버리고 반복해서 침략을 당한 어리석은 민족이라는 뜻이 된다.

가장 최근의 전쟁은 6·25전쟁이다. 이 전쟁을 가리켜 ‘한국전쟁’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정의하고 명명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지금의 한국체제는 6·25전쟁으로 구축된 것이라 ‘6·25 체제’라 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6·25 전사를 쉽게 정리해준 책이 전무하다. 전사가 없는 민족, 이것이 건국 60주년과 건군 60주년을 맞은 2008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세계의 전쟁’ 이어 한국전사 시리즈도 준비

과거 군과 관련된 서적은 사실상 대중 판매를 포기한 특정 출판사가 전담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중 판매를 노리는 일반 출판사들이 군 관련 서적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이중 단연 눈길을 끄는 곳이 ‘플래닛미디어’(대표 김세영)다. 이 출판사는 ‘KODEF(한국국방안보포럼) 안보총서’ 이름으로 ‘하늘의 지배자 스텔스’ ‘신의 방패 이지스’ ‘나는 하루를 살아도 사자로 살고 싶다 : 패튼, 직선의 리더십’ 등 제목만 봐도 불끈불끈 힘이 솟는 책을 내놓고 있다.

전쟁이나 군에 관한 책을 가장 많이 출간하는 나라는 영국일 것이다. ‘전쟁(War)’보다는 약간 작지만 거의 흡사한 뜻으로 쓰이는, 그렇지만 일반인에게는 생경한 단어가 ‘전역(戰役·Campaign)’이다. 영국의 오스프리 출판사는 전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지도를 넣은 400여 종의 ‘전역(Campaign)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이 시리즈는 영국 동네 서점에 진열될 정도로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다.



플래닛미디어는 이 시리즈 가운데 유명한 것을 번역해 ‘세계의 전쟁’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사막의 여우’ 롬멜과 ‘사막의 생쥐’ 몽고메리가 맞붙은 ‘토브룩 1941’, 소련과 독일 육군이 벌인 사상 최대의 기갑기동전 ‘쿠르스크 1943’, 7척의 항공모함을 참여시킨 가운데 미국과 일본 해군이 벌인 사상 최대의 해전인 ‘미드웨이 1942’ 등이 이 출판사가 번역한 책들이다. 현재 이 출판사는 한국전사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출판사는 왜 군 관련 서적만 출판하는 것일까. 김세영(52·사진) 대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젊은 시절 독일에서 4년을 보낸 것이 전사에 눈뜬 계기였다. 그때 독일 언론이 롬멜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는 것을 보고, 전쟁이 역사에 끼친 영향을 발견하게 됐다. 사실 인류를 발전시킨 큰 원동력은 대개 전쟁에서 나왔다. 적을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전략과 전술이 개발되고 신과학을 태동시킨 신무기가 탄생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전쟁과 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도전했다.”

김 대표는 “2006년부터 시작한 군 관련 서적 출판은 적자를 거듭하지만 그 폭은 줄어들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 지식인들도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전사를 읽고 군을 이해하게 되지 않겠느냐. 군과 전쟁을 이해할 때 한국은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주간동아 2008.08.26 650호 (p60~60)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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