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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찬밥 e메일 죽느냐 사느냐

다음 한메일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 가중 보안 강화·안전성 확보가 미래 역할 좌우

  • 이수운 전자신문 기자 pero@etnews.co.kr

갈수록 찬밥 e메일 죽느냐 사느냐

갈수록 찬밥 e메일 죽느냐 사느냐

다음 e메일 누출 사고로 도마에 오른 e메일의 안전성과 효용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SNS 등 대체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7월22일 발생한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e메일 서비스 ‘한메일’의 정보유출 사고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음 측은 사고 발생 이틀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 사고로 한메일 익스프레스 사용자를 제외한 43만명의 메일 목록과 370여 명의 메일 내용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 메인 사이트에 띄운 공지를 통해 첫 발표 내용을 뒤집었다. 익스프레스 버전에서도 장애가 생겼을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정보누출 사고로 인한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메일의 공지 게시판에는 ‘중요한 사업상의 문건을 담은 메일이 삭제됐다’거나 ‘사고 이후 스팸메일이 급증했다’는 등 피해 상황과 불만을 담은 글이 대거 올라와 있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 82.4%가 사용

한메일을 사용하는 한 인터넷 이용자는 “처음엔 내 메일 목록이 누출됐다는 사실에 불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e메일로 받아보는 각종 고지서와 대금 청구서 등 금융 정보가 새나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메일은 인터넷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서비스 중 하나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82.4%가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서비스다.



1971년 레이 톰린슨이 컴퓨터 간의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개발한 e메일은 19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편지, 전화 등 아날로그 시대의 매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다음 역시 한메일을 대표적인 서비스로 앞세워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e메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제공하는 기능 또한 다양해졌다. 파일첨부 기능은 기본이고 메일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도 최대 10GB(유료)까지 확대됐다. 현재 한메일, 네이버메일, G메일 등 주요 서비스회사들은 MP3 파일 250곡에 달하는 2GB의 용량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메일 서비스마다 경쟁적으로 메일 미리보기 기능, 자동 청구서함, 메일 검색기능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등 e메일을 대체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대거 등장하면서 e메일은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발전이 없는 서비스’로 조롱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대체 수단을 선호하는 경향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용자의 연령이 어릴수록 그 트렌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의 인터넷 설문조사업체 ‘퓨 인터넷 · 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가 나이대별 인터넷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일 e메일을 사용하는 성인은 92%에 이른 반면, 청소년은 1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층은 대신 휴대전화 문자 교환(36%), 인스턴트 메시지(29%), 소셜네트워킹사이트(23%)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신저 등 기타 서비스와 연계 진화 노력

또한 e메일을 통한 바이러스 유포, 스팸메일 급증 등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e메일의 ‘찬밥 신세’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1998년부터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는 박상일 씨는 “한번 만든 e메일 주소는 쉽게 바꾸게 되지 않지만, 스팸메일 등의 이유로 e메일로 소통하는 빈도가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 클릭’에 따르면 국내 전체 e메일의 페이지뷰(PV)는 2005년 1월 73억7682만회에서 2006년 1월 65억4330만회, 2007년 9월 54억3904만회로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FOWA 2008(Future of Web Apps)’에 참여한 미국의 웹 기업들 역시 ‘e메일의 미래는 없다’고 전망하면서 e메일이 성장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케빈 마크 엔지니어는 이 회의에서 “젊은 사용자층에게 e메일은 대학, 은행과 통신하는 데서나 쓰는 낡은 아이디어”라며 “스팸메일로 골치만 아프게 하는 e메일이 설 곳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5월 소프트웨어 기업인 ‘지란지교 소프트’가 자사 고객이 받는 e메일 중 스팸메일 비중이 94.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e메일이 의사소통 매체로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함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메일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오히려 통합커뮤니케이션(UC·UnifiedCommunication)이 인터넷 업계의 미래로 주목받으면서 e메일이 UC의 중심축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미 야후, 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e메일을 메신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 기타 서비스와 연계해 진화시키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구글은 G메일을 메신저 서비스인 ‘G토크’와 연동함으로써 G토크로 주고받은 대화가 G메일에 실시간 저장되도록 했다. 메일을 보면서 G토크의 대화 상대와 음성채팅도 할 수 있다. 야후는 이미 2006년 메일 서비스인 ‘인박스 2.0’을 바탕으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야후 360’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e메일 진화와 관련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파란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도메인을 그대로 쓰면서 파란의 웹메일을 사용할 수 있는 ‘오픈메일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은 애플의 아이팟터치, 아이폰용 e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무선인터넷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와 파란은 올해부터 메일 서비스 안에서 300건의 무료 문자메시지를 쓸 수 있도록 했다.

e메일은 앞으로도 ‘존재의 의미’를 유지하게 될까.

NHN의 한 관계자는 “e메일은 개인의 정보 교환 등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용자들의 데이터 저장 등 용도를 다양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특히 보안 강화 등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서비스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2008.08.12 648호 (p58~59)

이수운 전자신문 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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