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8

2008.08.12

화투의 교훈

  • 편집장 김진수

    입력2008-08-04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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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 기사 가운데 흥미로운 것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임신 스트레스를 줄이려 남매 쌍둥이를 한 번에 낳고 싶어하는 ‘모던 맘’들의 얘깁니다. 7월에 쌍둥이 남매를 얻은 할리우드 스타 앤절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커플의 영향 탓일까요? 아들딸 한 명씩을 낳고 싶지만, 임신과 출산의 고통은 단번으로 그쳤으면 하는 일부 여성들의 바람. 그 바람을 충족하려 산부인과 문을 두드려보지만, 체외수정을 통해 쌍둥이의 성별을 가려 선별 임신하는 건 우리나라에선 불법입니다.

    화투(花鬪)로 치면 ‘일타쌍피’를 노리는 심리라고 할까요?

    한꺼번에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인간 군상(群像)의 세태를 찾기란 실상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곧잘 일컬어지는 지방자치제의 근간인 지방의회도 그렇습니다. 이미 한바탕 파문을 일으킨 서울시의회 김귀환 신임 의장의 금품 살포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전국 곳곳의 지방의회에서 의원들의 인·허가 관련 알선료 챙기기, 절도행위, 부녀자 성폭행, 관광성 해외연수, 자기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거액의 업무추진비 사용하기 등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해야 할 그들의 비리행각은 지방자치 시행 17년을 맞고 있음에도 끊일 줄 모릅니다.

    저마다 지방의원이라는 지위와 신분을 자신의 이권 개입이나 개인사업 확장, 범죄행위를 위해 악용하는 식으로 ‘일타쌍피’ ‘일타삼피’를 노린 셈입니다. 그뿐입니까? 틈만 나면 지방의원 공천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한테 눈도장을 찍어대느라 주민대표로서의 의정활동은 간 곳 없습니다.

    이러니 예전 인터넷상에 떠돌던 ‘화투의 교훈’이라는 유머가 새삼 떠오릅니다. 거기엔 ‘일타쌍피’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라면, 그 이익이 크고 작음에 개의치 말고 나서라.’



    화투의 교훈
    하지만 더불어 아래의 ‘교훈’ 또한 알려주고 있습니다. ‘낙장불입 : 인생에서 한 번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지 깨치게 한다.’ ‘독박 : 무모한 모험이 실패했을 때 속 뒤집히는 과정을 미리 체험하게 함으로써 무모한 짓을 삼가도록 한다.’

    고스톱 얘기를 들먹이다 보니, 좀처럼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올 여름을 더욱 후텁지근하게 하는 독도 문제가 문득 떠오르네요. 그야말로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쇼당’ 상황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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