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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꿈꾸는 도시는 아름답다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투자하고, 살고 싶게 만들어야” 外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미래는 한국경제의 미래

  • 정리=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투자하고, 살고 싶게 만들어야” 外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투자하고, 살고 싶게 만들어야” 外

권태균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경제자유구역의 미래 모습은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 그리고 우수한 인재가 모여드는 곳이어야 한다. 나아가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첨단산업과 금융, 관광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성공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산업단지나 신도시를 개발하던 기존의 시각으로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추진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양질의 외국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국제적인 시각을 갖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정부는 경제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법인세 감면 등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외국인학교와 외국인병원, 문화시설, 관광시설 등도 제공해야 한다.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출범한 후 만 5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많은 규제완화 조치가 있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는 선도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실험구(test-bed)’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개발을 완료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아직은 외국인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상태다.

인천시, 투자자 유치 위해 인센티브 과감히 제공해야



다행스러운 것은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게일사가 투자한 국제업무단지가 제 모습을 갖추고 있고, 포트먼사가 투자한 151층 규모의 인천타워(두바이의 ‘버즈 두바이’에 이어 세계 2위 높이다) 기공식이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개발이 본격화돼 기반시설과 정주 여건이 갖춰지면 외국인 투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초기 단계라 더디지만 경제자유구역은 앞으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 유치의 보고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뉴욕장로(NYP)병원 유치, 송도국제학교 설립, 송도 11공구 매립공사 등 일부 사업이 지연되는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상황이다. 외국병원과 외국학교는 경제자유구역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 주체인 인천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세계 최고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획 단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비즈니스와 산업, 주거 등 복합기능을 갖춘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또한 인천시가 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다면 과감히 이를 제공해야 한다. 과밀억제 권역에서 취·등록세가 3배 이상 중과되는 문제의 경우,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아니라 인천시 스스로 취·등록세 감면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경제자유구역 추진 상황 경쟁국 싱가포르·홍콩에도 뒤져 있어

물론 중앙부처는 나름의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부처는 규제완화, 투자유치 지원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적극 지원해줄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건의한 규제 외에도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부처는 또 개발과정에서 거치는 각종 행정절차와 협의단계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5월23일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09년부터 개발사업 승인 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그리고 외투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기간이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확대된다. 또한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외국학교와 병원을 확충하고, 외국인 임대주택도 충분히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5월16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세무와 회계, 외환제도가 선진화되고, 지식재산권 보호도 강화된다.

한편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외국인 투자 업무가 지식경제부로 통합되면서 외자유치 제도, 기관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그간 경제자유구역, 외국인 투자지역, 자유무역지역 등의 제도가 나름의 제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투자자 처지에서는 혼란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들 지역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기대된다.

경제자유구역의 미래는 우리 경제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선진국은 물론 우리의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 홍콩 등과 비교하면 경제자유구역의 추진 여건이 뒤쳐져 있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 지자체와 중앙부처가 긴밀히 협조해 경제자유구역의 발전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선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제언|“통일한국, 황해경제권 교두보 삼자”이환균 前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이환균(66·사진)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2003년 10월 초대 청장을 맡아 올해 3월까지 4년5개월간 인천경제청을 이끌었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가 요즘 매일 출퇴근하는 곳은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빌딩에 있는 인천경제청 서울사무소다. 이 전 청장은 이곳에서 외국투자자들을 만나 투자를 유치하거나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규제완화를 위한 협의와 함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이 전 청장은 누구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바란다. 그 성공은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앞으로 얼마만큼 외국기업과 투자자들에게서 투자를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전 청장은 “이제 시작단계다. 기초만 닦여있고 본격적인 투자유치는 지금부터”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이 전 청장에게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문제점과 그 해법을 들었다.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투자하고, 살고 싶게 만들어야” 外

이환균 前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외국투자자들이 그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투자유치를 약속한 규모는 600억 달러에 이른다. 이제 하나씩 마무리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다.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외국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꼽으면 먼저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중앙정부 사업인지, 지방자치단체 사업인지 어정쩡한 상태다. 인천경제청과 인천시의 관계도 어중간하다. 행정구역은 인천시 소속이지만, 사업 내용은 국책사업에 가깝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와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중앙정부 사업이라면 인천시로부터 독립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휘를 해야 하고, 지방자치 사업이라면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인천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점점 지방자치사업화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나는 반대한다. 국력을 다 쏟아도 될 듯 말 듯한 사업인데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정도 열악하고 인적 자원도 부족하다. 중앙정부의 법과 제도를 뚫고 나가는 것조차 힘겹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은 한국 경제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진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업이다. 정부는 물론 대통령과 청와대가 나서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경쟁국과 경쟁할 수 있다.

사업 주체와 정체성 명확해야 외국자본 유치

두 번째는 외국투자자들의 눈에는 한국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지리적으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 진출의 교두보라는 설명이 잘 먹히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면 그 나라로 바로 진출하면 되지 굳이 한국을 교두보로 삼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분명히 장점과 단점이 있다. 중국과 일본이 가깝고, 동북아시아 국가로 진출하기 편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외국투자자들이 인정하는 장점은 서울과 가까워 고급 인적자원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북한 핵문제가 풀리면 엄청나게 쏟아질 북한 개발수요를 타깃으로 시장 진출하기에 최적지라는 점도 있다.

단점은 강성 노조 등 한국의 반기업 정서다. 비싼 인건비도 외국투자자들 처지에서는 부담스런 부분이다. 북한 핵 위협도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해결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소되는 분위기다. 종합적으로 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지리적으로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중앙정부의 법과 규정 때문에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는 점이다. 과밀억제 권역인 탓에 개발이 제한된다거나 국내 대기업들의 진입 자체를 막는 수도권 규제관련 법과 규정이 문제다.

외국투자자들은 과거처럼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 중국 등 아시아시장 확보를 위해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을 모색한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투자자들만 들어오라고 하니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희망사항이지만 규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올해 초 이명박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해 규제완화를 집권 6개월 내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일반법에 우선하는 경제자유구역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영토지만 우리나라 법을 적용받지 않는, 세계적 경제자유도시로 허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이 아니라 ‘경제규제구역’이 되고 만다.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투자하고, 살고 싶게 만들어야” 外

지난해 11월21일 송도입주기업간담회에서 이환균 전 청장(오른쪽)이 한 입주기업 관계자와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과정을 담은 사진첩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 지구별로 특화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인천경제청 청장에서 물러날 때 한 이야기가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모든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조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지구별 사업내용을 보면 중복되는 것이 많다. 인천경제청과 한국토지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지역별로 사업 주체가 다르고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초를 닦아놨으니, 앞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콘셉트를 정해 특화된 사업계획을 새로 그려야 한다. 그래야 국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각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것을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조절할 수 있게 대통령과 청와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나마 조정 구실을 해온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정권이 바뀌면서 총리실 산하에서 지식경제부 산하로 이관돼 더욱 힘을 잃은 게 현실이다.

규제완화 위한 경제자유구역 특별법 필요

이런 문제를 얼마나 빨리 알고 개선하느냐가 국가의 경쟁력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고정관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나라 시장은 중국에 비하면 정말 작다. 개인적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황해를 내해로 생각하고 중국 상하이부터 쑤저우, 칭다오, 톈진, 베이징, 북한과 남한의 서해안에 접한 도시(남포 해주 개성 인천 평택 당진 군산 목포 광양 부산), 그리고 일본 고베와 요코하마까지 한중일 3개국 해안도시를 엮어서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른바 ‘황해경제권’이다. 이 시장은 유럽연합(EU)이나 북미경제권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21세기 통일한반도로 가는 길은 바로 남북경제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개성과 남포, 인천과 군산을 하나의 경제구역으로 엮자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에서 연구할 때 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이 1단계 사업이라면 남북경제공동체가 2단계 구상이다. 그리고 좀더 큰 틀에서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인 ‘황해경제권’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이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이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주간동아 2008.07.08 643호 (p76~80)

정리=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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