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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돔구장계획대로 짓나

안산 돔구장 10월 착공 2012년 준공 예상 성남과 대구는 착공 불투명

  • 윤승옥 스포츠서울 기자 touch@sportsseoul.com

돈 먹는 돔구장계획대로 짓나

돈 먹는 돔구장계획대로 짓나

안산 돔구장 조감도.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얼마 전 국내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에 입단한 로베르토 페타지니(내야수)가 5월16일 광주구장을 찾았다. 그가 본 광주구장 시설은 너무도 열악했다. 그가 깊은 실망을 드러내자 LG 구단 한 직원은 “한국의 모든 구장이 나쁘지는 않다”고 에둘러 순간을 넘겼다.

실제 따지고 보면 국내 프로야구장 사정은 열악하다. 천연 양잔디가 깔린 서울 잠실구장과 인천 문학구장 정도가 나은 편이고 다른 구장들은 광주구장과 별반 사정이 다를 게 없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경기장 시설 문제. 비나 눈이 와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수준 높은 경기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 게 한두 해가 아니다. 때마침 지난해부터 서울을 포함해 안산과 성남, 대구 등이 돔구장 건설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건설계획만 발표 후속 소식 감감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후 소식이 감감하다. 야구계 내에서는 정말 돔구장을 짓기는 하는 건지, 짓고 나서 축구 월드컵경기장처럼 방치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 섞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4개 돔구장 계획 진행 상황을 하드웨어(돔구장, 기반시설)와 소프트웨어(프로팀 유치, 수익모델) 측면으로 나눠 살펴봤다.



돔구장 건설 추진을 가장 먼저 시작한 안산 돔구장(4만석·개폐식)은 예정대로라면 이미 4~5월쯤 공사가 시작됐어야 한다. 발목을 잡은 것은 인허가 문제. 다행히 행정기관의 협조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시 돔구장 태스크포스(TF)팀 박형택 팀장은 “정권 교체 과정에서 3개월 정도 인허가 기관 업무가 정지돼 차질이 생겼다”면서 “최근 설계작업(설계사 공간건축)을 하고 있어 이르면 10월엔 토목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완공 시기를 201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대문구장 철거에 따른 대체구장으로서 아마추어 대회 용도로 지어질 것으로 보이는 고척돔구장(3만석·하프돔)은 현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프돔 형태로 2010년 완공이 목표다.

문제는 성남과 대구 두 곳의 돔구장이다. 성남 돔구장(3만5000석·밀폐형)은 터가 서현동 그린벨트 지역에서 백현유원지(분당구 정자동)로 바뀌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돔구장 건설은 백현유원지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어, 성남시가 우선협상대상자인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컨소시엄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4년째 답보상태다. 착공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

대구 돔구장(3만석·개폐식)은 아예 시작도 못했다. 대구시는 당초 수성구 일대 경제개발자유구역 개발권을 민간 사업자에 내주는 대신 돔구장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마땅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돔구장 건설 얘기도 쑥 들어갔다. 대구시민들도 돔구장 건설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돔구장 성공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적 요소는 교통망이다. 서울, 성남은 돔구장 예정 터에 이미 교통망이 잘 갖춰진 상태다. 하지만 안산과 대구는 아직 여의치 않다.

안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은 지하철 4호선밖에 없지만 최근 소사~원시 간 복선 전철 계획이 발표됐고, 이어 안선선·수인선 등이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여기에 기존 육상교통망을 잘 활용한다면 서울을 비롯해 인근 시흥과 광명 등에서도 접근이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역시 “현재 돔구장 터에는 지하철역이 없지만,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시 전역의 교통 인프라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돔구장을 지을 경우 프로야구단을 유치할 수 있을까? 현재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안산시로, 기존팀과 신생팀 한 곳씩을 끌어올 계획이다. 시 인구가 70여 만명에 지나지 않지만 경기 남부 지역 중·소 도시 팬들을 유치할 경우 흥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것.

안산시는 내심 현재 광주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유치를 원한다. 지역 내 인구 중 30%가량이 호남 연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팀 유치에도 긍정적인 입장. 시 관계자는 “모 기업과 몇 차례 만나 창단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남은 기존 구단의 연고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모 구단 단장은 “접근성 등으로 보면 안산보다는 성남이 낫다. 지방 구단이 성남에 관심을 더 가질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유지비용만 연 60억~100억 다양한 수익모델 발굴 절실

삼성이라는 명문팀이 연고 구단으로 있는 대구시는 고민이다. 삼성이 공공연하게 수도권 입성의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 돔구장을 짓고도 연고 프로야구팀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 이 경우 프로야구 프랜차이즈 분할은 지방팀 1~2개, 수도권팀 6~7개로 바뀌게 된다. 일본과 흡사하게 수도권 집중화, 지방 공동화 구도로 편제되는 셈이다.

건설비만 4000억~5000억원이 소요되는 돔구장은 기회비용 등을 제쳐두더라도, 순수 유지비용으로만 매년 60억~100억원이 들어간다. 가장 기본적인 수입은 구장사용료로 최대 30억원(LG와 두산이 공동 사용하는 잠실구장 기준)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수입이 문제다. 안산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 유치 △스포츠용품 전문매장 입주 △야구 박물관 조성 특화 사업 추진 △돔구장 내 유스호스텔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막연한 수준이다.

물론 대부분의 돔구장 주변에 호텔과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권을 따낸 대가로 돔구장을 지어주는 사업자의 몫. 사업진행도 더디지만 건설 이후 돔구장 자체의 수익모델 발굴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주간동아 2008.06.03 638호 (p64~65)

윤승옥 스포츠서울 기자 touc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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