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8

2008.06.03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농산물은 안정세, 공산품은 고삐 풀려 … 원자재값 상승 직격탄 소비자 물가관리 ‘비상’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5-27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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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1일 속칭 ‘MB관리품목’이라 불리는 52개 생활필수품의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됐다. 지난 3월25일 기획재정부가 52개 품목을 선정해 발표하고 한 달여 지난 뒤 나온 이 수치는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물가관리능력 성적표’인 셈. 첫 결과는 좋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4월 소비자물가는 2007년 4월 대비 4.1% 상승했지만, 52개 품목이 포함된 생활필수품(이하 생필품)의 가격은 평균 5.88%가 뛰었다(52개 품목의 경우 소비자물가처럼 따로 지수를 산정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지수의 적정성, 통계의 정확성이 우려되기 때문에 지수를 따로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3월과 비교해도 52개 품목 가운데 30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으며, 그중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0.6%보다 더 오른 품목은 22개나 된다. 어떤 품목이 올랐고, 왜 오른 것일까. 52개 품목의 물가변동 추이를 시시콜콜 따져봤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농축수산물 | 양파 가격의 진실 혹은 오해

    한 달 새 값이 19%(4월 소비자물가 기준) 오른 양파와 6.9% 오른 배추 등 일부 농산물은 ‘MB관리품목’의 유명무실함을 지적할 때 언론들이 자주 사용했던 소재다. 그러나 5월21일 현재, 양파와 배추값은 2개월 전과 비교해 양파(1kg)는 550원에서 490원으로, 배추(10kg)는 4800원에서 3690원(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기준)으로 되레 10~20% 떨어졌다. 정부의 관리가 서서히 빛을 발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것보다는 농산물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말한다. 계절을 비롯한 생산지의 특수 상황에 따라 가격이 매번 달라지고, 또 다른 물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 10원 단위의 작은 가격 변동이 백분율에서는 큰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

    양파의 경우 4월에는 제주, 전남 무안 등 조생양파 재배지가 감소해 값이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3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수입업자들이 앞다퉈 양파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4월에 수입된 양파는 5311t에 달한다. 3월 수입량이 420t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넘게 증가한 수치. 자연히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배추값도 마찬가지다. 3월에는 월동배추 출하가 끝나 값이 잠시 올랐지만 이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수산물 역시 자연적 요인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4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한 달 전에 비해 값이 9.5% 오른 고등어의 경우 해류성 어종으로 어획량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더불어 4월20일~5월20일 고등어 산란기에 맞춰 선망어업의 90%가 금어기(禁漁期)인 상황이다.



    농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농수산물 가격은 2005년 이후 상당히 안정적인 추세”라면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종종 일어나고 그 수치가 크게 보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수산물이 기후 같은 자연적 요인에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상승하고 있는 콩나물값의 경우 국제 곡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식품업체 풀무원 측은 “콩나물을 기르는 나물콩의 경우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서 지난해 말부터 대부분의 업체들이 콩나물 제품의 값을 10~30% 올렸다”고 설명했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한편 축산물값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와 광우병 파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돼지고기값의 경우 4월 한 달간 52개 품목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13.5%)을 기록했으며 지금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쇠고기값은 1.6% 하락했다. 농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봄철 황사와 AI로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했지만, 사료값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돼지 농가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52개 품목을 선정할 당시 닭고기 대신 포함시켰던 달걀의 경우 AI로 인한 닭의 대량 폐사로 전반적인 오름세다. 이미 3월에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가 27.7% 상승했을 정도.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 내에서는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넣을 걸 그랬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라고.

    가공식품 및 외식비 | 이게 다 밀가루 때문이다

    국제 밀값은 2007년 중순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6월~2007년 5월 t당 평균 181달러였던 밀값은 2008년 3월 42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밀가루값과 밀가루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국제 밀값 상승의 영향을 받은 국내 밀가루 및 밀가루 관련 제품은 계속해서 값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2월 각각 10%대, 20%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밀가루업체들은 얼마 전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 4월 동아제분과 CJ제일제당, 5월 말 대한제분이 15~30% 값을 올린 것. 밀가루값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77.1%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4.1% 오른 상태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밀가루값의 상승은 빵, 라면, 스낵과자류의 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 1월부터 삼립식품이 일부 제품의 값을 100원씩 인상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샤니, 기린 등의 업체에서도 빵값을 5~20% 올렸다. 삼립식품의 한 관계자는 “빵값 100원 인상은 1995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낱개로 팔리는 빵값은 바로 경쟁업체와 비교되기 때문에 계속 버티다 결국 500원짜리 제품을 600원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3월 초 서울 자양동 재래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맨 왼쪽).

    2월에는 라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농심에서 라면과 스낵과자류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신라면이 650원에서 750원으로, 새우깡이 600원에서 700원으로 오른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품이 15% 정도 인상됐다. 이어 3월에는 오뚜기와 삼양라면 등에서도 각각 100원씩 제품값을 올렸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라면값 상승이 밀가루값의 영향만 받은 것은 아니다. 팜유나MSG 무첨가에 따르는 비용, 환경 비용, 기타 물류비 등의 상승을 고려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2개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외식 품목인 자장면도 계속해서 값이 오르고 있다. 자장면의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3월 1.7%, 4월 1.1% 상승했으며 현재 지난해와 비교해 15% 남짓 오른 상태다.

    계속되고 있는 밀가루 및 밀가루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이 지나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천주)는 “밀가루값을 10원 올리면 유통업체에서는 100원, 자장면집에서는 500원을 올리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국제 밀값이 4월부터 하락세인 만큼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 업체 측은 “가격 인하는 국제 밀값의 상황을 좀더 지켜본 뒤 고려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곡물의 경우 선물(先物)로 구매하는 터라 현 시세를 바로 가격에 반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라면, 빵, 스낵과자류, 자장면 값이 밀가루값의 영향을 받았다면 식용유와 고추장 등의 가격이 오른 데는 대두값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식용유와 고추장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5.6%, 7.7% 상승했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t당 267달러였던 국제 대두값이 올해 5월 중순에는 2배에 달하는 500달러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에탄올 같은 곡물 연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대두를 비롯한 여타 식용 곡물의 재배면적이 줄어 세계 곡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지난 1월부터 중국이 쌀을 포함한 50개 품목에 수출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곡물가 인상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소주 우유 설탕 등은 올해 들어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설탕의 경우 대체 가능한 제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값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체 관계자의 예측이다. 하지만 우유는 “배합사료값과 건초가격의 급등에 따라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업제품 | 치솟는 경유값에 끙끙

    52개 품목 가운데 공업제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석유류(휘발유 경유 LPG 등유)와 바지, 세제, 화장지, 샴푸, 위생대 등 9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역시 석유류다. 4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휘발유는 전년 대비 11.5%, 경유는 30.4%, LPG와 등유는 각각 22.6%와 31.2% 값이 상승했다. 정부는 3월부터 석유류에 붙는 유류세를 10% 인하했지만 국내 석유 소비자가격은 국제 석유상품 시장가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탓에 계속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6일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는 보름 만인 21일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다. 2010년에는 배럴당 200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특히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경유다. 국내 경유값의 경우 2월까지만 해도 휘발유값의 90% 남짓한 수준이었으나 최근 휘발유값을 추월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5월21일 현재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값은 휘발유값을 역전했거나 조만간 가격 조정을 통해 역전될 전망이다(실제 S-Oil이 5월19일부터 경유값을 휘발유값보다 높게 책정해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GS칼텍스가 21일부터 경유값을 리터당 30원 정도 높게 공급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유가 급등에 대해 “ 꾸준히 증가하는 석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르지 못한다”며 수급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해에는 달러 가치 하락에 따라 투기자금이 원유시장으로 몰려든 것에서 요인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인도 같은 신흥경제권의 부상에 따른 수요량 증가가 더 큰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유값 급등은 현재의 중국 상황이 지배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휘발유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경유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쓰촨성의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데 들어가는 경유의 양이 증가하는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해 경유값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경유차를 많이 사용하는 유럽 지역의 수입량이 증가한 것, 아랍에미리트와 인도네시아 등 지역적으로 공급 문제를 겪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경유 수입 계획을 발표한 것 등이 경유값 상승심리를 돋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4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2.4%, 7.5% 값이 오른 화장지와 세제의 경우에는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4월 소비자물가에서 전월 대비 3% 상승률을 보인 화장지는 지난해 펄프 단가 급등과 화장지의 고급화 경향이 가격 상승을 불렀다. 2007년 9월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화장지 제조업체들이 4~5%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올해 초 일부 업체가 추가로 값을 4~5% 더 올렸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화장지의 경우 쌀수록 경쟁력 있는 상품인 탓에 가격 상승이 조심스럽다”면서도 “펄프 단가가 1년 새 2배 가까이 오르고 포장재값도 상승한 탓에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세제와 비누의 원자재인 계면활성제, 소다회 등의 단가 상승은 세제값도 올려놨다. 3월 CJ라이온에서 일부 세제류의 값을 올린 데 이어, 5월 LG생활건강에서도 소비자가격을 10% 정도 올렸다. LG생활건강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값이 최근 20% 이상 올랐다. 세제는 가격을 책정하는 데 원자재값의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계면활성제를 원자재로 사용하지만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샴푸는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었다.

    교육비와 주거비 기타 서비스 | 다른 물가 따라 함께 올라요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5월1일 발표된 ‘52개 생필품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동안 정부관리 대상인 52개 품목 중 30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52개 품목 중에는 학원비, 납입금(초·중·고교, 대학교), 보육시설 이용비가 포함돼 있다. 통상적으로 교육비는 학기를 기준으로 변하는 만큼 전월 대비 상승 품목은 거의 없다. 대신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격 상승폭은 적지 않은 편이다. 4월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학원비는 6.1%, 납입금과 보육시설 이용비는 각각 6.6% 상승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원비는 각 지역교육청의 수강료 조정위원회를 통해 논의가 이뤄진다. 대체로 물가 오름세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4.1%를 웃도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 취임 초부터 ‘영어몰입교육’이 부각되고 자사고나 특목고 확대가 예측됨으로써 사교육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납입금의 경우에는 대학교의 등록금 인상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정부 차원의 파악과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마다 등록금이 6~10% 올랐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육시설 이용비의 경우 각 시·도지사가 결정한 한도액 안에서 수납하도록 돼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라 어린이집 등의 수납료가 평균 4.7% 오른 데다 각종 부대비용의 상승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4월 목욕료와 이·미용료 등도 전년 같은 달과 대비해 각각 8.4%, 4.4%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목욕료는 유가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이·미용료는 화학약품값의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목욕료와 이·미용료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고 덧붙였다.

    4월 소비자물가 기준 공동주택관리비도 전년 같은 달 대비 5.9% 올랐다. 아파트 주민이 내는 공동주택관리비에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료 수도료 난방비는 물론, 건물관리비와 청소비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공동주택관리비가 오른 이유는 공동주택 규모가 대형화됐기 때문으로 본다. 단지가 대형화, 고층화하면서 관리비도 증가했다는 것. 이와 함께 최근의 발코니 확장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동주택관리 전문회사의 한 관계자는 “발코니를 확장하면 난방비가 10~20% 더 든다”고 덧붙였다.

    전월세 주택가격을 의미하는 주거비와 외래진료비 등은 각각 전년 대비 2.1%, 2% 올라 다른 품목보다 상승세가 다소 낮은 편이다. 주거비는 점진적으로 오르는 추세며, 소비자물가 가운데 주거비 지수는 매달 0.1~0.3%씩 높아지고 있다. 주거비 역시 시기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다.

    공공요금 부문 | ‘도시가스요금 너마저도…’

    52개 품목 가운데 그나마 정부 차원의 물가관리가 가능한 것은 공공요금이다. 올해 대부분의 공공요금은 동결 상태다. 전기요금, 전철요금, 시외버스요금, 이동전화요금은 한 달 전은 물론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인상률이 0%다. 시내버스요금도 전년 대비 0.4% 증가에 그쳐 사실상 동결된 상태나 마찬가지.

    하지만 오른 품목도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도시가스요금이다. 도시가스요금은 물가 상승을 실감케 하는 주범이다. 전년 대비 14.5% 인상된 데 이어, 지난 한 달 새 2.1%나 더 올랐다. 도시가스요금이 오른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인상이다. 한국가스공사 김기만 부장은 “시민에게 공급되는 LNG값은 국제유가의 60~70% 선에서 연동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환율의 영향도 받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유가가 10달러 상승하면 가스값은 6~7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4~5원 오르는 것.

    김 부장은 “현재 소비자가는 도입실정원료비보다 32원/㎥ 적은 499원/㎥를 받고 있어 적자인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물가안정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결정하는 상수도요금과 쓰레기봉투값도 대부분 동결됐다. 6대 광역시 가운데 최근 1년간 상수도요금을 올린 곳은 인천 광주 두 곳으로 인천이 8.2%, 광주가 0.7% 인상했다. 나머지 지역은 최근 몇 년간 그대로다. 서울의 경우 2001년 이후 올해까지 7년째 동결 상태다. 상수도요금을 올린 지자체들은 높은 생산원가에 맞춘 요금 현실화를 인상 이유로 밝혔다. 광주의 경우 지난해 상수도요금을 인상했음에도 1㎥당 602원에 생산하고 528원에 판매해 “팔수록 적자”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서울은 1㎥당 554원에 생산하고 517원에 판매하고 있다.

    역시 지자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쓰레기봉투값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조금씩 올랐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쓰레기봉투값은 총 쓰레기처리비용에 대한 주민부담률이 7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를 90% 선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환경부는 3년 전부터 쓰레기봉투값을 조금씩 올리도록 지자체에 방침을 내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도 현재 주민부담률이 69% 정도에 불과해 올해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소비자물가가 많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악! 매일 뛰는 가격 시장 가기 겁난다 겁나”
    한편 동결됐던 일부 요금은 조만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5월22일 이재훈 지식경제부 2차관은 “국제원유가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압박으로 전기료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전기료는 유가 상승으로 지난해 7.6%, 올 상반기 중 5.5%의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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