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7

2005.05.31

한·미·일 인기 최고 구단의 비결은?

야구에 일찍 눈뜬 부산 팬 일편단심 응원

  • 장환수/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zangpabo@donga.com

    입력2005-05-27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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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경제 수도 뉴욕에 연고를 둔 양키스는 백인과 엘리트층의 지지를 받으며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을 웅변한다. 일본의 한신 타이거스는 만년 하위 팀이지만 요미우리의 간토(關東)와 한신의 간사이(關西) 간 지역감정이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그리고 롯데는 일견 한신과 비슷해 보이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과 열등감은 없다. 따라서 우승에 목매거나 눈물을 보이는 일은 없다.

    뉴욕 양키스=Best(최고)

    한·미·일 인기 최고 구단의 비결은?

    뉴욕 양키스 티노 마르티네스가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고 있다.

    천문학적 거액을 지출하는 ‘영원한 제국’ 양키스는 최고의 선수로 최고의 팀을 만드는 게 지상 목표.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과 딱 맞아떨어진다.

    양키스가 미국의 경제 수도인 뉴욕에 프랜차이즈를 두고 백인과 엘리트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것도 라이벌 구단인 보스턴, 뉴욕 메츠 등과 차별되는 이유다.

    월드시리즈 26회 우승, 아메리칸리그 39회 우승에 빛나는 양키스는 초창기인 19세기에는 약체였지만 1919년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베이브 루스를 헐값에 데려오면서 최강으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한신 타이거스=닌(忍·인내)

    한·미·일 인기 최고 구단의 비결은?

    한신 타이거스 외야수 노리히코 아카호시가 공을 친 뒤 공의 방향을 보고 있다.

    한신은 롯데와 일맥상통한다. 98년부터 4년 연속 센트럴리그 꼴찌에 머문 한신은 만년 하위 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 시절 리그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1936년 창단 후 85년 재팬시리즈 우승이 유일하고 리그 우승은 4회가 고작이다. 한신의 인기 비결은‘닌(忍)’으로 설명된다.

    한신의 창단 계기는 독특하다. 요미우리가 연습 파트너를 찾던 중 한신 전철회사가 고시엔구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창단을 거들었다. 이런 한신이 최고 인기 팀이 된 데는 간토(도쿄 인근)와 간사이(오사카 인근)의 지역감정이 큰 구실을 했다.

    요미우리는 예상대로 최고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은 데 비해 한신은 만년 하위에 머물렀지만, 간사이 사람들은 “언젠가 거인 요미우리를 꺾을 날이 올 것”이란 희망 하나로 한신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롯데=한(恨)

    한·미·일 인기 최고 구단의 비결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 롯데 팬이 응원도구를 치켜든 채 경기를 보고 있다.

    롯데는 한국의 국민성과 상통하는 ‘한(恨)’의 팀이다. 서울 다음으로 큰도시인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팬은 한신 팬처럼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은 별로 없다.

    부산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야구에 눈뜬 도시. 롯데 이상구 단장은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일본 야구를 접할 수 있었던 게 부산 팬의 야구 사랑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투고 타저’의 팀인 롯데의 경기는 늘 팬을 감질나게 한다. 강병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84년과 92년 2회 우승했지만 모두 팀 승률 4위로 어렵사리 올라와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여기에 사나이 일편단심을 최고의 미덕으로 꼽는 부산 갈매기의 ‘한’이 접목됐다. 때문에 롯데의 응원은 다른 구단에 비해 다소 거칠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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