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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인생은 50부터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분명한 목표 설정 후 장기계획 수립 … 평판 관리·전문 분야 구축·브랜드 가치 창출 ‘필수’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대 화두는 ‘경력 관리’다. 이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커리어 컨설턴트 혹은 커리어 코치들의 활약도 날로 커지고 있다. 가깝게는 빨리 승진하고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일과 소득이 있는 건강한 50, 60대’를 맞기 위해서다.

그런 면에서 부동산 네트워크 ‘RE멤버스’ 고종완(49)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하다. 삼성물산, LG전자를 거쳐 1986년부터 KT에 근무한 고 사장은 신혼 시절 살집을 구하면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결혼 후 12년간 네 차례 이사를 다니며 각기 1억원 정도씩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그렇게 생긴 목돈은 다시 토지, 재건축 아파트 등에 투자했다.

고 사장은 시장 읽는 눈을 기르기 위해 신문, 경제전문지, 부동산 전문잡지 등을 정독하고 꼼꼼히 스크랩했다. 관련 서적 읽기도 빼놓지 않았다. 93년에는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때는 이미 ‘퇴직 후에 부동산 관련 일을 하리라’는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 그는 “법대를 나왔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고, 투자 성공 경험이 있는 데다 전망도 밝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직장생활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다. 30대 후반에 인사부장이 됐으니 공기업 직원으로선 승진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업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숭실대 노사관계대학원에서 석사학위도 받았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후 잘하고 좋아하는 일 선택

외환위기 직후여서 직장인들이 몸 사리기 바빴던 98년, 고 사장은 도리어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입학했다. 이듬해에는 자진해서 명예퇴직 신청을 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2000년에는 일종의 ‘1인 기업’인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를 개설했다. 교수들의 추천으로 고려대, 건국대, 성균관대 등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몇몇 매체에 부동산 관련 글을 써 인정받음으로써 서서히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EBS 공인중개사 강좌 강사, 라디오 경제프로그램 고정 패널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착실히 경력을 쌓았다. 2003년에는 부동산 업계 각 분야의 ‘최고 고수’로 인정받는 12명과 함께 RE멤버스를 설립했다. 부동산 투자자문, 건설사 개발자문 등과 함께 각종 강연 및 기고 활동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종완 사장의 사례는 ‘50대 이후를 위한 성공적 경력 관리’의 한 표본이다.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목표를 분명히 하며, 오랜 기간 치밀한 준비 끝에 최선을 다한 것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거나 “‘필드’에 나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평판과 인맥인데, 성공적 직장생활과 인사전문가로서 갈고닦은 노하우가 큰 힘이 됐다”는 그의 말이 증거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까.

나는 누구며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는가 미래 설계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기진단에는 성격, 태도, 능력, 지식, 경험, 가치관, 학습 스타일, 흥미, 경력 지향성 등이 두루 포함된다. 다양한 심리검사 도구 외에 학창시절 좋아했던 과목과 싫어했던 과목,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업적 두세 가지와 당시 사용한 기술을 적어본다. 직장생활에서의 만족도를 따질 때 특히 중시하는 부분이 독립성인지, 영향력 행사인지, 물리적 업무환경인지, 다양한 업무인지 등도 생각한다. 일에 대한 가치관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주위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본다. 상사, 동료 그룹, 부하직원, 업무 파트너 등의 반응을 정기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레퍼런스 체크(Reference Check)는 경력 관리의 기본 요소다.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2005년 3월3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무료취업 특강 모습. 재취업을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 ‘공병호경영전략연구소’ 공병호 소장은 “돈을 보고 하는 사업은 거의 망한다. 생활비 정도만 벌더라도 좋아하는 일이라면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커리어 컨설턴트들은 “먹고살기 위해 장사를 하면 성공의 최대 한계점은 ‘먹고사는 것’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제2의 직업을 고민할 때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IBK컨설팅 김한석 대표는 “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합일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목표를 분명히 한다 뚜렷한 목표 의식은 성공의 필수 요소다. 세계적인 성공철학자 나폴레옹 힐은 “성공하고 싶다면 먼저 아주 명확하고 절실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거기에 단순한 ‘달성치’를 넘어서는 ‘소명의식’까지 담을 수 있다면 성공은 더욱 가까워진다.

직급 올라갈수록 대인관계·인격관리 신경 써야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바로 오늘’부터 실천한다
설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 실천 계획을 수립한다. 경력 설계에는 경험 습득이나 교육, 기술과 정보 개발 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성공적인 경력 설계자는 다른 지위나 부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사람들 중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진 이들을 찾아내는 습관이 있다. 조직 안팎에서 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상시 관리해야 한다. 교육과 경험의 추구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제공하는 각종 기회를 충분히 활용한다.

자기만의 전문 분야를 만든다 이제는 평생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만으로는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초기에는 스페셜리스트가, 부장급 이후에는 다양한 영역을 포괄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맡고 있다면 국내, 해외, 마케팅 기획, 마케팅 조직 관리 등 세부 분야를 적어도 각 1년 이상씩 맡아 숙달이 돼야 한다.

기업에서 제너럴리스트로 키우는 사람은 CEO(최고경영자) 후보인 경우가 많다. 그렇더라도 자기만의 ‘전공’, ‘부전공’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주로 속한 분야의 기술과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동업자 모임이나 학원, 대학원 등에 다니며 의도적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직을 꿈꾼다면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편이 낫다.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경력 컨설팅을 하고 있는 IBK컨설팅의 신영화 이사(왼쪽 사진 오른쪽).능률협회컨설팅의 ‘최고경영자 과정’ 수강생들이 중국 현지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평판 관리는 평생 계속돼야 한다 업무와 관련한 경력 관리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인격 관리’다. 코리아헤드 정철호 대표는 “한 사람은 상무 출신, 한 사람은 부장 출신이라도 평판 나쁜 상급자보다 ‘또 같이 일하고 싶다’는 평을 듣는 부장 쪽이 더 취업이 잘된다”고 한다. 특히 40대 후반 이상 임원급을 스카우트할 때에는 좋은 대인관계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핵심 조건이다. 때문에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격 관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특히 외국계 기업은 헤드헌팅 업체에 인재 추천을 의뢰할 때 100% 평판 조회를 의뢰한다.

현재의 직장과 일에서 최고가 된다 조지 피셔 코닥 회장을 모토롤라로부터 스카우트할 당시 미국의 대표적 헤드헌팅 업체 헤드릭&스트리글사 대변인은 “그가 모토롤라에서 최고였기 때문에 데려왔다”고 했다. “오늘, 지금의 자리에서 당신이 최고라면 내일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했다. 이직, 전직, 심지어는 창업을 한다 해도 전 직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인재라는 사실은 그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고과는 경력 관리의 시작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처지에 서 보고, 조직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직장 내 실력자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쌓고, 회사의 주력 사업 부문이 어디인지를 예측해 한 발 앞서 준비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홍보 시대 … 홈페이지 만들어 노하우·업적 등 소개

스스로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한다
‘브랜드’는 ‘평판’에 앞서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성격의 사람으로 각인됐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이피플컨설팅 김준희 대표는 “고집은 있어도 맡은 일은 책임지고 하는 사람, 리더십 하나는 확실한 팀장 등은 본인의 강점을 부각시켜 남들과 구별되는 브랜드를 창출한 경우”라고 말했다.

자기 홍보도 중요한 부분. 자신만의 노하우나 업적을 책으로 정리하거나 홈페이지를 활용해 홍보한다. 큰 비중이 아니더라도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요즘 헤드헌팅 업체들은 인재를 추천하기 전 먼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의 인지도와 사회적 위치를 가늠하는 경우가 많다. 추천을 의뢰한 회사에서 먼저 ‘검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최종 목표를 향한 ‘중간 다리’를 찾는다 특히 30대에 회사를 옮길 경우에는 ‘이 직장이 내 뼈를 묻을 곳’이라는 생각보다 다음 포석을 위한 중간 기착지로 삼는다. 예를 들어 재무관리 업체를 창업하고 싶다면 먼저 외주를 맡길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입사해 미리 경험을 해보는 식이다.

성공적인 이직을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대외 업무에 두 배로 성실하게 임한다. 평판은 사내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업적, 프로젝트 참여, 상훈 등을 그때그때 빠짐없이 기록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요 업무 결과물 역시 체계적으로 모아 관리한다. 포트폴리오 관리를 잘 해놓아야 훌륭한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다. 헤드헌터와 친분을 쌓아두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헤드헌터에게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경우 응할 뜻이 없더라도 일단 만나 자신의 ‘몸값’을 확인하고 장단점을 체크하며 안면을 터놓는 것이 좋다.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한국노총이 1월20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연 ‘제2회 대한민국 창업·취업 박람회’ 모습.

커리어 컨설팅을 받는다 경력 관리에 자신이 없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카우트’의 석용승 컨설팅사업본부 팀장은 “이직을 위한 단기 컨설팅은 3~15일 동안 한다. 비용은 50만~100만원이다.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 컨설팅의 경우 4~6개월간 300만~4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한다. 장기 컨설팅의 경우 이전에는 주로 차장, 부장급이 주로 이용했으나 2004년부터는 평사원급이 부쩍 늘었다. 석 팀장은 “최근에는 대기업 부장으로 40대 후반에 명예퇴직한 C씨를 중소기업 기술영업 담당 임원으로 추천, 계약이 성사됐다. C씨가 기존에 해온 일은 생산기술 업무였으나 그가 일본어에 능통하고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영업을 권했다”라며 “컨설팅을 통해 삶에 자신감을 얻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고 밝혔다.

‘커리어케어’ 진관순 리서치센터 부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무료 온라인 컨설팅과 1회당 5만원을 받는 유료 온라인 컨설팅이 있다. 오프라인 컨설팅으로는 경력 10년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한 6개월 400만원 코스의 고급 컨설팅, 사원에서 과장까지 이용하는 1회 35만원의 일반 컨설팅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컨설팅의 경우 2시간 정도 대면컨설팅을 하고 일주일 뒤 원하는 정보를 모아 리포트를 써준다.

창업 아이템은 자신의 취향, 관심사와 맞아떨어져야 한다 창업 계획을 갖고 있다면 먼저 관련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원리 이해와 간접경험을 위해서다. 가능하다면 야간에 계산원으로 일해보거나 친지가 하는 동종업종 매장에 자주 가는 등 직접적인 경험을 해본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조동수 부사장은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창업 교육에 참가해 마음에 드는 강사를 멘토로 삼아 친분을 쌓아둔다. 사전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가능하면 퇴사 전 미리 가게를 열어 아내가 먼저 꾸려보도록 하는 것도 위험 요소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처음 하는 사업은 자본 건전성이 좋아야 하므로 1억원이 있으면 7000만원을 투자하는 룰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종 선택. 평소 자신의 취향, 관심사와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30대부터 50대를 준비하라

직장인 단계별 경력 관리표.









주간동아 2005.03.15 476호 (p20~23)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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