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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문가의 대입 전략 43

오늘도 흔들리는 수험생에게

실시간으로 성찰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며 수능에 집중하라

  • 신동원 휘문고 교장 dwshin56@sen.go.kr

오늘도 흔들리는 수험생에게

오늘도 흔들리는 수험생에게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마지막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 9월 1일 서울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작 전 공부하고 있다. [동아DB]

오래전 학생들과 함께 설악산을 등반한 적이 있다. 백담사에서 봉정암을 거쳐 대청봉에 오르는 긴 코스였다. 백담사에서 출발한 후 서너 시간 학생들은 서로 재잘대며 날렵하고 빠르게 치고 나갔다. 시간이 더 흐르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단 봉정암까지라도 가자며 달랬다. 봉정암 직전 경사에서 한 학생이 포기하겠다고 나자빠졌다. 숨이 차 한 발도 뗄 수 없다며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남 의식하지 말고 네 페이스대로 올라가면 된다. 앞으로 한 시간 반만 걸으면 네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대청봉이 있다.” “나도 여기서 포기하고 싶다. 어려운 것은 다 똑같다. 이제부터는 개인 산행이다. 다른 친구 신경 쓰지 말고 자신과 싸우자!” 사실 나도 등산이 서툰 데다 오버페이스를 해 탈진 상태였다. “나와 같이 가자”라고 말하자 그 학생은 어렵게 일어섰다.

그 학생과 나는 선두와 점점 멀어졌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온몸의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모든 땀구멍이 다 열린 듯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물을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고 정신까지 점점 혼미해졌다. 나도 그 학생과 함께 포기하고 싶었다.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다. 그러나 조금 쉬면 묘하게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 생겨났다. 열 걸음도 못 가서 쉬고, 나중에는 다섯 걸음도 못 가서 쉬었다. 그러나 발걸음은 무의식적으로 대청봉을 향하고 있었다. 의식이 몽롱해진 상태로 우리 둘은 결국 대청봉에 도착했고, 진이 다 빠져 쓰러지다시피 했다.

사람은 지치고 탈진해 머릿속이 텅 비어버려도 묘하게 희망만은 살아남는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1초도 참을 수 없을 만큼 절박한 고통에서도 조금만 참으면 지금보다 좋아지리라는 희망이 가슴속에서 피어오른다. 상황이 더 나빠져 극한의 고통이 와도 ‘죽지 않으면 살겠지!’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인간은 원래 긍정의 동물로 창조된 것 같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날짜가 50여 일도 채 남지 않았다. 어제 풀어본 문제인데도 또 틀리고, 달달 외운 것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으며, 한 시간 동안 공부했는데 문제집 한 쪽도 넘기지 못했다. 절망이다. 그러다 심기일전해 기운 차리고 다시 집중하면 공부에 적응이 되고 문제도 잘 풀린다. 교사에게 칭찬도 받는다. 행복하다. 그렇게 며칠 공부에 집중하다 보면 또다시 지루해지고 짜증나며 기운이 빠지기 시작한다. 수험생은 이렇게 흔들려가며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이들은 긍정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수시모집 인원이 70%를 넘어도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는 역시 수능이다. 그러나 수능은 쉬운 기조인 데다 하루 동안 보는 시험이라 변수도 많다. 실수로 한두 문제만 틀려도 1~2등급이 떨어져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정시모집에서도 몇 단계 낮은 대학에 합격할 점수로 전락하고 만다.



실력을 쌓아 수능 점수를 올리려는 전략보다 실수하지 않고 자기 점수를 지키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 즉 공부 양을 늘리기보다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새로운 문제집, 새로운 학원, 새로운 동영상 강좌를 찾기보다 교과서나 지금까지 풀어본 문제집을 다시 한 번 복습하면서 정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성찰하라고 말한다. 자기 생각이나 행동을 살펴보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반성하며, 계획을 세워 수시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집중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가속도가 붙어 학습 강도가 높아진다. 성찰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하며, 집중하는 일을 매순간, 매일 반복하면서 수능일까지 버텨야 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공부이고 성공의 지름길이다. 






주간동아 2016.10.12 1058호 (p39~39)

신동원 휘문고 교장 dwshin56@se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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