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3

2005.02.22

절정에서 침묵하는 파트너 … 혹시 병 아냐?

  •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 www.yesonvc.com

    입력2005-02-18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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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정에서 침묵하는 파트너 … 혹시 병 아냐?
    섹스와 목소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섹스 중 절정에 이르러도 아무 소리를 낼 수가 없어 상대방한테 미안하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연 섹스 때 내는 소리가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효과가 있기는 한 걸까. 의학적으로 본다면 섹스를 하면서 내는 소리, 즉 ‘교성(嬌聲)’이 상대방에게 성적 환상을 불러일으켜 환희를 크게 해주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특히 거짓 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신음소리는 더욱더 상대방을 흥분시킨다. 섹스를 하는데 줄 끊어진 악기처럼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만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것이다. 윤락여성들이 섹스를 하며 천편일률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남성의 사정을 빨리 유도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20, 30대 여성들 가운데 ‘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병’을 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바람이 새는 듯한 쉰 목소리와 떨리고 끊기는 목소리가 주요 증상인 ‘연축성 발성장애’가 바로 그것. 이 질환은 면접이나 시험과 같이 긴장된 상황에서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이 질환에 걸린 사람들은 섹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소리를 지를 수 없다. 섹스는 긴장의 정도로 보면 면접이나 시험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도한 정신적 긴장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이는 성대 근육이 긴장하면서 발생하는 분명한 발성장애 질환이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연축성 발성장애도 3~6개월에 한 번씩 보톡스를 이용해 성대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는 시술을 받으면 치료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대부터 진단받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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