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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헤즈볼라, 3차 레바논전쟁?

1, 2차전 패배 후 이스라엘에 복수하려고 절치부심…로켓과 미사일 15만 개 국경 배치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헤즈볼라, 3차 레바논전쟁?

헤즈볼라, 3차 레바논전쟁?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한 소년이 기도하고 있다. 이 벽은 기원전 538년 바빌론유수에서 귀향한 유대인이 다시 쌓은 예루살렘 성의 두 번째 성벽이다. [동아DB]

레바논은 ‘종교 백화점’이라 할 만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국가다. 북쪽과 동쪽은 시리아, 남쪽은 이스라엘, 서쪽은 지중해와 접하고 있는 레바논의 인구는 400만여 명밖에 되지 않지만 17개 종교와 종파가 있다. 인구의 95%가 아랍인이지만 종교는 크게 이슬람교 60%, 기독교 40%로 나뉜다. 이슬람교는 다시 시아파와 수니파로 갈리고, 또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드루즈파, 알라위파(누사이리파), 이스마일파 등이 있다. 기독교는 마론파, 그리스 정교, 그리스 가톨릭 등이 있다. 인구의 5%를 차지하는 아르메니아계는 아르메니아 정교, 아르메니아 가톨릭으로 갈라져 있다.

종교와 종파가 많다 보니 레바논의 권력구조를 보면 대통령은 기독교계 마론파,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시아파가 맡도록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종교와 종파 간 갈등으로 대통령 자리가 2014년 5월부터 지금까지 공석이다. 이유는 시리아 내전의 불똥이 튀어 종교와 종파 간 갈등이 극도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니파와 시아파가 날카롭게 대립 중이다. 두 종파가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기독교계 인물을 대통령으로 내세우려 하는 바람에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레바논에서 이슬람 시아파를 대표하는 정파는 헤즈볼라다. 헤즈볼라는 그동안 대통령 후보들을 계속 퇴짜 놓았다.



시아파 이슬람 국가 건설이 목표

헤즈볼라, 3차 레바논전쟁?

예루살렘 감람산(올리브 산) 정상에서 바라본 성안 올드시티의 동쪽. [동아DB]

헤즈볼라는 아랍어로 ‘신(神·알라)의 당’이란 뜻으로,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정당이다. 현재 레바논 의회에서 12석을 보유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헤즈볼라는 병력   6만5000명을 보유한 무장조직이기도 하다. 헤즈볼라는 1983년 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주도한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지원으로 결성됐다. 호메이니의 혁명을 모델 삼아 레바논에 시아파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정치 목표로 삼아온 헤즈볼라는 그동안 이를 위해 테러 공격도 서슴지 않고 벌여왔다. 특히 이란 최정예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 교관들이 직접 헤즈볼라 대원의 군사훈련을 지도하기도 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으로부터 매년 1억 달러(약 1000억 원)로 추산되는 자금도 지원받고 있다.

헤즈볼라가 중동지역에서 명성을 얻은 것은 2000년과 2006년 두 차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 비록 패했지만 대등하게 싸웠기 때문이다. 레바논 정부군보다 전투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헤즈볼라는 그동안 시리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가 주축이라 같은 시아파인 헤즈볼라와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헤즈볼라는 알아사드 대통령과 시리아 정부를 돕고자 시리아 내전에 대원들을 대거 파병해 지금까지 싸우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헤즈볼라 병력 규모는 7000명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유럽 각국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국가들도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10년 만에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2006년 7월 13일부터 34일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전쟁을 벌였는데 레바논에선 1200명이, 이스라엘에선 160명이 사망했다. 당시 헤즈볼라는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뒤 이스라엘에 잡혀 있는 아랍인 수감자들과 교환하자고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해 전투가 벌어졌다. 헤즈볼라가 패배하기는 했지만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로켓과 기습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팔레스타인과 분쟁을 제외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1948년 건국 이래 가장 많은 민간인 피해를 기록했다. 양측은 유엔 중재로 휴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 1701호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병력을 철수했고, 그 자리에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배치된 상태다.

전쟁에 패배한 헤즈볼라는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지역 수백 개 마을을 사실상 군사기지로 만들고, 각종 로켓과 중·단거리 미사일을 집중 배치했다.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실전배치한 로켓과 중·단거리 미사일은 총 12만~15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7000여 개에 비해 20배 정도 화력이 증강된 것이다. 헤즈볼라의 전력을 보면 카튜샤 로켓(사거리 29km)을 비롯해 이란제 파지르3 미사일(40km), 파지르5 미사일(75km), 젤잘2 미사일(200km) 등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비롯해 주요 도시를 공격할 수 있다. 특히 생화학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란제 파테110 미사일(300km)과 북한제 스커드 D 미사일(700km)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될 것을 우려해 로켓과 미사일들을 학교, 아파트 등의 지하에 만들어놓은 무기고에 보관하고 있다.



게릴라에서 정규군 수준으로 향상

헤즈볼라는 이와 함께 이스라엘 탱크들이 레바논 남부지역까지 공격해올 것에 대비해 군사기지에 코르넷 등 각종 대전차 미사일을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부터 들여왔다. 헤즈볼라 병사들의 전투력은 과거에는 게릴라전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정규군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한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헤즈볼라의 전투력을 높게 평가해 무기고 경비 임무를 헤즈볼라에게 맡기기도 했다고 한다. 야코프 샤하라바니 전 이스라엘 공군 정보국장은 “헤즈볼라의 전력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인다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전력을 계속 증강하면서 전운이 고조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칫하면 시리아 내전의 불똥이 옮겨 붙어 이스라엘이 전쟁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공격해올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레바논 정치 분석가 시몬 아부 파델은 “전쟁이 벌어질 경우 헤즈볼라는 각종 로켓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무차별 공격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사이이드 하산 나스랄라는 최근 “이스라엘과 전쟁에서 레드라인(금지선) 없이 싸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나스랄라의 발언은 전쟁이 발발하면 미사일로 이스라엘 민간인도 공격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수 강경파인 군부가 자국에서 권력을 강화하려고 헤즈볼라를 부추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다면 이란 처지에선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 시아파를 더욱 결집할 수 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공격하면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면서 단호하게 맞섰다. 아무튼 양측이 함무라비법전에 명시된 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맞설 경우 중동지역 정세는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주간동아 2016.08.17 1051호 (p48~49)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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