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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김 연합’ 큰 그림 그리기

민주-자민련-민국당 정책공조, ‘DJP+YS’ 說 들먹 … 野 ‘반 昌 연대’ 가시화 잔뜩 긴장

  •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신 3김 연합’ 큰 그림 그리기

‘신 3김 연합’ 큰 그림 그리기
여권의 정국 주도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주-자민련-민국당의 3당 정책연합이나 연정(聯政)이 가시화하고 있고, ‘3김 연합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수면 밑에서 무엇인가 정치지형을 바꾸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들이 꿈틀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권의 빠른 정국 장악의 중심에는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JP)가 있다. 클린턴과 그린스펀의 파트너십이 미국 경제 호황기를 이끈 ‘그린스펀 효과’를 낳았듯, 김대중 대통령과 JP의 공조 복원이 다시 ‘DJP+α 효과’를 낳고 있는 것.

JP는 2월22일 이한동 총리와 민주-자민련 지도부를 부부동반으로 초청한 공동정부 출범 3주년 만찬에서 “많은 말이 필요없다… 모든 정성을 쏟아 오늘 여기 이르렀다… 곡절 없었던 것 아니지만 초지(初志)를 재확인하고 끝까지 견지해서 대통령께서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둘 수 있도록 다짐하자… 우리는 보통으로 만난 사이가 아니다. 정치 생명 걸고 한길 걸어가는 동지들이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구구절절이 DJP 재공조에 대한 헌앙가(軒昻歌)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중권 대표 역시 “(김대통령과 JP) 두 분이 한마음 돼서 정치를 풀어 가는 것을 보며 감동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신 3김 연합’ 큰 그림 그리기
‘DJP 효과’는 단순히 원내 안정의석 확보의 의미만 지니는 것이 아니다. DJP 재공조는 분명 임기 말의 정국 장악과 레임덕 방지, 그 이후 2002년의 대통령 선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울러 여권 핵심의 대선 전략 기조와 방향이 분명하게 세워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김대표 체제의 등장에 이은 DJP 공조 복원은 대선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힘들다. 사실 정권 초기만 해도 핵심부에서는 정국 안정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방법론으로 민주대연합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차피 정권도 한 번씩 담당해봤으니까, 과거 민주화 운동도 같이 했고 서로 잘 통하는 사람들끼리 개혁세력을 결집해 차기를 도모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거 근대화 개발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연대에 의한 지역연합론 역시 만만치 않았다. 따라서 대통령이 TK 출신의 김중권씨를 대표로 임명하고 JP와의 재공조를 다지는 쪽으로 틀을 잡은 것은 민주대연합론이나 개혁세력결집론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길은 근대화 개발세력(JP)과 민주화 세력의 연대에 의한 지역연합(김중권 대표나 노무현 장관)뿐이다.” (민주당 동교동계 고위인사)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한나라당 내 민주계 의원들과 연대하는 정계재편 역시 물 건너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연말만 해도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 등의 여권 합류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여지가 완전히 없어진 것. 그 대신 TK 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의 개별 탈당 가능성은 많아졌다.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말한 바대로 TK지역 민심의 변화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김윤환 대표가 3당 연정론을 들고 나온 것은 매우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여권 지도부와 연쇄접촉을 가진 김윤환 대표는 △3당의 기본정책에 대한 합의를 담은 협정 △민국당의 내각 참여 △2여의 당정협의에 대한 민국당의 참여 등 세가지 조건을 내걸고 ‘3당간 정책협정에 의한 연정’을 공식 제의했다. 여권 핵심의 기류 변화를 읽고 순발력 있게 대응한 성격이 짙다.

그러나 미리 결론부터 말한다면 3당간 정책연합은 몰라도 연정은 힘들 듯하다. 우선 민주당 지도부부터 연정에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김중권 대표는 2월22일 정책연합에 대해 “합의는 무슨 합의냐. 민국당이 제의한 것이지”라고 반발하면서 “정책공조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그 선을 분명히 그었다. 다시 말해 ‘2여+민국당’ 형태의 느슨한 공조는 바람직하고 민국당 한승수 의원에 대해서는 입각도 적극 고려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곤란하다는 것.

민주당의 이같은 ‘선긋기’는 당정협의에 민국당까지 참여하고 정책 공조가 아닌 협정을 명시화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혼선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 또한 2석에 불과한 민국당에 지나친 이니셔티브를 제공했을 때의 부작용을 염려한 측면도 있다(상자기사 참조).

그렇다고 여권이 김윤환 대표의 제의에 마냥 손을 내젓기만 할 수도 없다. 임기 후반기의 정국 안정을 위해 원내 과반수 확보는 너무 중요하다. 게다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대한 ‘견제 효과’도 상당하다.

사실 한나라당은 DJP 공조복원→자민련 교섭단체 달성→JP-YS 회동→민국당 정책연합 등 일련의 움직임이 ‘반昌 연대’의 가시화가 아니냐는 당혹감과 곤혹스러움에 빠져 있다. “강한 정부를 내세워 힘으로 정국을 밀어붙이겠다는 발상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장기집권 획책을 위한 저의로 판단되는 만큼 정국이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목요상 정책위의장)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 물론 ‘반昌 연대’가 거꾸로 이총재에 대한 결집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분석도 나오지만, 그보다는 영남권 잠식과 세 위축 및 당 구심력의 이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통령은 ‘빅 5’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김대통령과 JP는 물론, 김영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협력과 ‘묵시적 동의’를 얻어야 당선될 수 있다는 주장. 이들 ‘빅 5’가 제각기 한 지역을 대표했거나 대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회창 총재는 바로 이 점에서도 실패했다는 것.

22일 JP와 YS의 회동 이후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 “내가 총리 5명을 임명했는데, 그 중 이총재만 (서도전에) 오지 않았다”(YS) “분명 7분간 만나고(지난해 골프장 회동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는데 나중에 (이총재가) 30초도 안 만났다고 하더라”(JP) 등 이총재를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 JP는 앞으로 김대통령과 YS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기대감은 YS측에서도 나온다.

‘큰 그림 그리기’를 동반한 여권의 ‘강공 드라이브’는 순항중이다. ‘신3김 연합’이라는 새로운 항공모함의 구축은 이제 설계도 작성이 막 끝나고 실전에 돌입한 듯하다.





주간동아 2001.03.08 274호 (p24~25)

< 조용준 기자 abra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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