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8

2000.06.15

북한주민 통일 기대치 높다

남북한 주민 통일의식 동시 비교조사…98.9% 찬성, 생활수준 향상 바람 반영

  • 입력2005-12-26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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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주민 통일 기대치 높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 정부가 북한에 식량 등의 물자를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다면 과연 고마워는 하고 있는 것일까, 떨떠름하게 여기는 것일까. 남북한 주민들은 과연 통일을 바라는 것일까. 통일을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며 통일이 안되는 것은 어째서일까.

    분단된 지 55년,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궁금해 하면서도 감히 물어보지 못한 이런 일상의 근본적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여러 해 동안 북한 난민(탈북자)을 지원해온 사단법인 ‘좋은 벗들’(이사장 법륜스님)이 인텔리서치에 의뢰해 북한 난민 1027명과 남한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한 주민의 통일의식 동시 비교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북한 난민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라는 한계는 있지만 남북한 주민의식을 동시 비교한 조사는 이것이 처음이다.

    ‘좋은 벗들’이 6월1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한 주민들의 경우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해 물자를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38.4%)가 “지원할 의무가 없다”(25.0%)보다 많았다. 또 현재의 대북 지원 수준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현 수준이 적당하다”(38.8%), “그저 그렇다”(29.2%), “부족하다”(16.6%), “지원해서는 안된다”(14.2%) 등의 순서로 답했다. 이에 비해 북한 난민들은 “당연히 지원해야 한다”(58.3%)가 “지원할 의무가 없다”(23.3%)보다 훨씬 더 많았다. 또 현재의 대북 지원 수준에 대한 평가에서는 “만족한다”(48.8%)는 비율이 “불만이다”(20.4%)는 쪽보다 훨씬 더 많았다.

    이런 결과는 남한이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 상당수가 알고 있고, 북한 난민 10명 가운데 5명은 남한 정부의 대북 지원을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해석은 북한 사회와 비교한 남한 사회의 우월성을 묻는 설문에 대해 남북한 주민 모두 “발달한 경제력”(49.4%, 47.0%)을 꼽은 데서도 확인된다. 같은 설문에서 남한 주민들은 그 다음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이다”(36.6%)를 꼽았으며, 북한 난민들은 “발달한 경제력” 다음으로 “평야 등 자연자원”(24.1%)과 “자유-민주화”(15.6%)를 남한 사회의 우월성으로 꼽았다.

    한편,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북한 주민 공히 통일을 열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 주민의 경우 83.4%가 통일을 “바란다”고 응답했으며 “바라지 않는다”는 응답은 14.6%였다. 반면에 북한 난민의 경우 조사표본 1027명 가운데 절대 다수인 98.9%가 통일을 희망했으며 무응답은 1.1%였을 뿐이다.



    통일을 바라는 이유에 대해 남한 주민들은 △한 민족 한 혈육(48.9%) △국가-민족의 부강 발전(22.1%) △전쟁의 공포심 없는 안정된 생활(15.1%) △이산가족 만남(10.3%)을 들었으며, 북한 난민들은 △국가-민족의 부강 발전(42.9%) △한 민족 한 혈육(39.5%) △주민 생활수준 향상(10.9%)을 들었다. 국가-민족의 부강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이 중복된 설문임을 감안할 때 오히려 북한 난민들은 통일의 당위성(한민족)보다는 통일의 기대효과(국가민족의 발전과 생활수준 향상) 때문에 통일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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