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보스워스 주한 미대사

“北 위협 사라지면 미군주둔 재론 가능”

정상회담 의제 남북이 결정할 문제…매향리 사격장 “이전 용의 있다”

“北 위협 사라지면 미군주둔 재론 가능”

“北 위협 사라지면 미군주둔 재론 가능”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셔먼 자문관을 한국에 파견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이 핵과 미사일 문제를 거론해줄 것을 미국이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북한은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SOFA(한미행정협정) 개정과 매향리 미공군 사격장 사건이 터져나와 한-미간의 파고가 높아졌다. 주간동아는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를 만나 일련의 사태에 대한 미국의 ‘진심’을 물어보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스워스 대사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 강단에 설 것이라고 한다.

최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러시아-중국이 다시 가까워지는 신북방 3각 관계가 출현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제네바 핵합의 이후 강화됐던 한-미-일의 남방 3각 관계는 삐걱거린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갑작스런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계기로 남방 3각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사의 견해는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나는 3각 형태의 2개 블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블록 대 블록 대립 구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블록을 의식하지 않고 관계국들과 계속 관계를 맺어 왔고, 김대중대통령 또한 블록을 의식하지 않고 관계국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된 뒤 한국은 미국에 반기문 외교통상부 차관을 보내 성사 배경을 설명하고, 중국에는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을 보내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교수 출신의 전국회의원(15대) 양성철씨를 주미대사에 내정하고, 주중대사에는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홍순영씨를 임명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김대중 정부가 미국보다 중국을 중시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이야기는 아주 바보 같은 비교다. 반차관이 미국에 온 것은 그 얼마 전에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에 다녀갔기 때문이다. 주미 대사로 내정된 양성철씨는 미국을 잘 아는 사람이고 훌륭한 대사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나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더많은 사랑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한국이 미국을 중국과 경쟁시키기 위해 교수 출신을 미국 대사로 보내고, 장관 출신을 중국에 보냈다는 것이 아니다. 중국대사에 비해 커리어가 약한 사람을 주미대사에 내정한 것에 대해 미국은 양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우리는 다음에 올 주미대사(양성철)에 만족한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미국을 중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북한과 준고위급회담을, 일본은 북한과 준고위급 또는 실무자급회담을 개최해 왔었다. 이런 가운데 이렇다할 정례 회담이 없었던 남북한이 최고위급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남북관계의 갑작스런 상승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어떠한가.

“우리는 아주 긍정적이다. 지난 2년간 미국은 한국과 공조해서 북한이 다양한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도록 요구했는데 유독 남북간의 직접 대화만 빠져 있어 미국은 남북간의 대화를 요구해 왔다. 미국은 한국정부의 포용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이 페리 보고서에 따라 공조(共助)하는 ‘페리 프로세스’에 따르기로 돼있다. 3국이 공동 목표를 지향할 것을 약속한 페리 프로세스에는 그 문제(북한 핵과 미사일)도 포함되고 남북대화재개와 긴장 완화도 포함된다.

3국은 다양한 형태로 북한과의 대화를 진행하지만, 이에 대해 공조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3국이 북한과의 회담에서 논의할 의제가 똑같을 수는 없다. 하여간 한국은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북한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질문한다.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거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상회담 의제는 남북한이 결정할 문제다. 그리고 한국이 어떠한 것을 어떻게 논의할 것인지는 김대중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다.”

황장엽씨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미국측의 생각은 어떠한가.

“북한의 인권 상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미국 생각은 이미 밝힌 바 있다. 북한을 포용해 세계 무대로 끌어내고 경제를 발전시키면 북한 인권이 개선되리라고 생각한다.”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김대중대통령이 어떤 의제를 선택할지에 대해 나는 조언할 처지가 아니다.”

6·25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은 5만4000여 명인데도 6·25전쟁은 잊힌 전쟁이 되었다. 미국은 이 전쟁을 기념해 어떤 행사를 열 계획인가.

“6·25 전쟁 발발 50주년이 되는 날 워싱턴에서는 코언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큰 행사가 계획돼 있다. 한국전쟁은 2차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끼여있다 보니 미국에서도 잊힌 전쟁이 되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참전군인들은 미국 젊은이들에게 이 전쟁의 의미를 가르치는 이벤트를 가지려고 한다.”

미국은 왜 한국전에 참전했나. 반미주의자들은 미국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 참전했다고 지적하는데….

“미국은 이승만대통령의 참전 요청과 북한의 남침을 저지해야 한다는 두가지 이유 때문에 참전했고, 성공적으로 북한의 남침을 저지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50년간 한반도의 안전과 한국이 독립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독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참전을 결정했다.”

매향리 쿠니 사격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매향리는 매우 어려운 주제다. 한국 언론은 매향리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데 한국군과 미군이 가서 조사해보니 이번 사건(오폭)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주한미군은 한국군과 함께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북한군을 억제하려면 전투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물리적인 제약 조건이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사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만 있고 한국이 적절한 이전부지를 추천해 준다면 사격장을 옮길 수도 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AP통신의 노근리 보도에는 일부 오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들은 6·25전쟁 때 미군이 노근리에서 한국인을 학살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은데 미국은 노근리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우선 시작된 노근리 사건 조사를 투명하고 완전하게 완료하여 사실이 무엇인지부터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발표된 미 국방부의 조인트 비전 2020에 따르면 미군은 중국 봉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서인가.

“미국은 중국을 봉쇄할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할 의도도 없다. 미국이 중국을 봉쇄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은 중국으로 하여금 세계 무대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게 하는데 있다. 미국이 중국에 PNTR(항구적인 정상무역관계) 지위를 부여하고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지지하는 것이 그런 증거다.”

그렇다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서유럽과 동북아에 항구적으로 국익을 갖고 있지만,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침략 저지다. 때문에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면 주한미군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 김대중대통령은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한반도 통일 후에도 한반도와 역내(동북아)에서 미군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는 미국 국민이 지지해줘야 미군의 동북아 주둔이 가능할 수 있다. 어쨌든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미군의 주둔은 필요하다.”

미국은 SOFA 개정에 응할 뜻이 있는가.

“한국에서 SOFA 개정 논의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우리도 SOFA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우리의 아이디어들이 SOFA에 대한 한국인의 우려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3년간 KEDO 사업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도 많이 지원해줘야 하며 미국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간동아 2000.06.15 238호 (p18~19)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14

제 1214호

2019.11.15

윤석열 대망론이 나오는 이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