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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대선전 쟁점으로 떠오른 북핵

주요 후보 앞다퉈 강경 발언…대통령 누가 되든 압박정책 불가피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美 대선전 쟁점으로 떠오른 북핵

북핵 문제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차기 대통령의 향후 대북정책은 강력한 압박 노선이 되리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에 도전할 최종 후보를 가릴 경선에서는 그동안 북핵 문제가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주요 쟁점은 총기 소유, 이민정책, 테러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이란 핵 문제, 중국과의 관계 등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1월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대북정책과 북핵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북한 핵실험이 앞으로 미국 대선 예비후보들의 경선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은 물론 국민 여론 역시 북한의 핵실험에 대단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엔 호재, 민주당엔 악재

대선 예비후보들은 민주당, 공화당에 상관없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월 1일 주별 첫 경선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양당 예비후보들은 북핵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까지 벌이고 있다.
공화당 예비후보들에겐 일단 호재다. 북한 핵실험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공격할 카드를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민주당의 유력한 최종후보이자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 예비후보를 싸잡아 비판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공화당 예비후보 가운데 지지율 2위를 달리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주)은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북한에게 핵무기 보유를 허용했고, 이젠 수소폭탄까지 갖게 됐다”고 비난했다. 크루즈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과대망상증 미치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지율 3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주)도 “오바마 대통령이 허송세월할 때 미치광이가 이끄는 북한은 핵무기를 늘려왔다”면서 “북한 핵실험은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외교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막말대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김정은이 정신이 나간 상태이므로 북핵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면서 “미치광이가 핵을 갖고 장난을 못 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역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기는 마찬가지. 트럼프는 또 “중국이 없으면 북한은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이므로 중국이 이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북한을 막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를 부양하는 미국이 무역 카드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내 정치 분석가들은 북한 핵실험이 11월 8일 대선을 치를 때까지 공화당 후보에게 비판 소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전략가 존 피어리는 “1949년 중국이 공산화했을 때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오랫동안 괴롭힌 질문은 ‘누가 중국을 잃었느냐’였다”면서 “이제 민주당 후보를 끈질기게 괴롭힐 질문은 ‘누가 북한을 잃었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클린턴 후보에겐 최대 악재다. 북한의 2차 핵실험은 그의 장관 재임 기간에, 3차 핵실험은 장관직을 그만둔 직후 벌어졌기 때문. 이제까지 장관 재직 시절 개인 e메일 사용과 고액 강연, 클린턴 재단의 후원금 의혹, 중동 외교정책 부실 등으로 공격을 받아왔던 그에게 북핵 문제가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된 셈이다. 매슈 번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은 “클린턴이 장관 재임 당시 주도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이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이번 핵실험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책임론에서 벗어나고자 클린턴 전 장관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국무장관으로서 북한 위협에 대응하고 동맹국들을 지원했다”며 “북한을 제재하도록 중국, 러시아도 이끌었다”고 맞받아친 게 첫 번째. 이어 그는 “대통령 임기 첫날부터 위험한 북한을 다룰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다”는 말로 역공을 펼치고 있다.



차기 행정부 최우선 과제?

주목할 점은 클린턴 역시 북핵 문제에 대해 공화당 예비후보들만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 그는 최근 “핵을 앞세운 벼랑 끝 전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차별화하는 쪽이 대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2014년 출간한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에서 김정은 정권을 지목하며 ‘기아에 허덕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하고 이웃과 적대하느라 빈약한 자원을 소진하는 정권’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공화당 예비후보들은 물론, 클린턴 역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적극 찬성할 개연성이 높다. 연방의회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대북제재 강화 법안을 제정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주) 하원 외교위원장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대북제재 이행법안이 1월 12일 하원에서 통과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에는 △북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북한에 사치품을 판매하거나 △북한의 돈세탁 행위와 관련 있거나 △북한의 모조품(짝퉁) 상품 제조, 마약 밀매 등과 관련된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지정해 제재하고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도록 재량권을 주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이 들어가 있다.
하원과 상원에는 2015년 1월 초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 이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는 법안과 대북제재 강화법안 2건이 각각 계류된 상태다. 상·하원은 이들 법안의 심사 과정에서 조율을 거쳐 강력한 1개 법안으로 만들어 통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방의회의 이런 움직임을 고려할 때 미국 차기 대통령은 북한 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태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중국에도 압박을 가하는 전략을 추진할 개연성이 높다. 공화당 예비후보들과 클린턴 후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가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전망마저 나오는 배경이다.  









주간동아 2016.01.20 1022호 (p58~59)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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