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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7억대까지 하락, 어떤 정책으로도 못 막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가 보는 ‘부동산 하락 요인과 재상승 신호’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7억대까지 하락, 어떤 정책으로도 못 막는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지호영 기자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지호영 기자 ]

“이제 부동산 하락기 초입에 들어섰다. 현재 12억 원대인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7억 원대까지 떨어져야 하락이 멈출 것이다.”

KB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019년 4월 8억1131만 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오름세를 유지했다. 2020년 3월 고가 주택 기준으로 여겨지던 9억 원을 처음 넘어섰고, 2021년 12월까지 가파르게 치솟아 12억 원을 돌파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멈춘 것은 3년 4개월 만인 올해 8월이다. 7월 12억8058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월 12억7879억 원, 9월 12억7624억 원, 10월 12억6628억 원을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트리거일 뿐, 가격이 방향 바꿔

이런 상황에서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7억 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우경제연구소와 대우증권에서 주식시장 분석 업무를 15년간 담당하고, 한화증권·교보증권·IBK투자증권 등에서 16년간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 그는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정확히 예측하고 경고해 한국의 ‘닥터둠’(경제비관론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 하락폭이 30~40%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는 가운데 구체적인 하락 가격까지 제시했는데.

“이제는 거의 공인된 숫자가 된 고점 대비 하락폭 30~40%를 처음 말한 사람이 나다. 지난해 9월 KBS 라디오 추석 특집 경제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우리나라 부동산은 이제 꺾이는 형태에 들어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30~40% 떨어져야 하락이 끝난다’고 얘기했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시장 하락은 누구도 생각지 못하던 때고,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에게 내년 전망을 물으면 대다수가 상승을 말하던 때라 욕도 많이 먹었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상승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락을 전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모든 가격의 원리는 똑같다. 주식도 그렇고 부동산도 그렇고, 가격이 너무 높으면 아무리 호재를 내놓아도 제 역할을 못 하고, 반대로 가격이 너무 낮으면 아무리 큰 악재도 그 역할을 못 한다. 사람들이 5~6년 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익숙해져 반대 경우가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30~40% 하락을 예측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동성에 의한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유동성에 의해 발생한 거품은 유동성이 사라지면 꺼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발생하고 2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84% 상승했다. 그것을 위에서부터 역산하면 -40%가 나온다. 7억 원도 마찬가지다. 12억 원대까지 올라갔으니 원상태로 돌아간다고 하면 7억 원대까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여름부터 거래량이 줄었어도 많은 전문가가 일시적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하락이 대세가 된 이유가 있을까.

“지금도 많은 전문가에게 부동산 하락 원인을 물어보면 금리인상 때문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 금리인상은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트리거가 됐을 뿐, 근본 원인은 역시 가격이다. 가격이 계속 상승하려면 후속 주자들이 그 가격을 받쳐줘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 사이에서 이미 너무 높아진 가격 탓에 ‘꼭지에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한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으로 공급 부족이 지목되기도 했는데, 그때 내가 말했던 것이 ‘문제는 공급이 아냐. 가격 방향이 바뀌어서 사람들이 매물을 쏟아내면 공급 초과가 될 거니까, 공급 부족을 말하는 것은 전망이 아니고 현 상황을 연장해놓은 해석일 뿐이야’였다.”

“정책도 가격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도대체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가.

“사람들의 소득 대비, 과거 부동산 가격 대비 등 여러 기준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산정할 수 있지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격도 하나의 수식으로 도출할 방법이 없다. 그것보다는 사람들이 쌓아온 경험과 본능에 기초한다고 봐야 한다. 처음에는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 정도였다가 점점 늘어 절반쯤 되면 ‘문제가 있다’는 공통된 인식이 확산하고, 이 시점에 팔아야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그들의 영향력이 확 커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내년부터 가격 내린 거래 늘어날 것

정확히 1년 전 뜨거웠던 부동산 열기를 생각하면 지금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9월 부동산 고점 경고와 함께 10월, 11월, 12월이 부동산을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얘기했다. 지금 매입자가 원하는 가격에 부동산을 던지면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얘기했지만 주변에도 실제 그 같은 선택을 한 이는 드물다. 당시 그런 얘기를 한 이유는 거래절벽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매도자는 5~6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했기에 사상 최고가+α에 팔고 싶어 했지만 매입자 입장에서는 이미 선뜻 살 수 없는 가격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러면 호가는 벌어지고 거래는 당연히 안 된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은 매입자다. 매입자가 집을 사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이지만 매도자는 수백 가지 이유로 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이르는 시간은 생각보다 순식간이다. 당시 내 말에 화를 낸 사람 중에는 주식 전문가가 뭘 알아서 떠드느냐고 말하는 이도 있었는데, 아까 말했듯이 가격이 움직이는 원리는 다 똑같고, 때로는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는 비전문가의 분석이 더 맞을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것에 비하면 하락폭은 아직 크지 않다.

“현재까지 부동산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 대다수 아파트의 마지막 실거래는 2021년 11월 정도고, 그다음은 올해 5월일 거다. 그 대신 4000~500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는 거래가 이뤄지는데 가격을 들여다보면 수억 원씩 떨어지고 있다. 이것이 전체로 확산되지 않아 수치로 안 보일 뿐이다.”

부동산 하락을 언제부터 실감할 수 있을까.

“이제 조금 지나면 20~30% 하락한 데서부터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하고, 내년 초중반을 넘어가면 30% 넘게 떨어진 데서부터 그 아래까지 더 내려가는 형태가 된다. 결과적으로 한 40%까지 가격이 밀고 내려가면 그 후로는 5~6년간 바닥을 다지다 다시 새로운 가격 체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규제지역 해제, 대출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11·10 대책’을 발표했다. 효과가 있을까.

“가격이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정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때 문재인 정부가 26번 정책을 내놨지만 다 실패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나중에 떨어질 만큼 떨어지고 나서 정책을 내놓으면 꿈틀이라도 할 텐데 지금은 실탄만 없애는 꼴이 된다.”

“강남 재건축 미분양 나오면 집 사라”

최근 건설사들이 아파트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이럴 때 분양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

“주식시장 격언 가운데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는 말이 있다. 지금 부동산 대세 하락 초기인데 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고통을 다 겪으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안 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또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고점 대비 수억 원씩 낮으니 이 시기만 버티면 시세차익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가 내 분양가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부동산 분양을 하는 이들은 이른바 ‘업자’다. 업자가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자신들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분양을 할까. 자칫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내가 물어낼 수도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서울 강남 지역에 재건축 미분양 아파트가 나오면 집을 사도 좋다”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 심리가 위축되면 겁이 나서 집을 사지 못한다. 지금 강남에서 잘나가는 반포자이나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아파트는 지금 같은 시기에 분양돼 미분양이 된 곳들인데 지난 부동산 상승기에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 일부는 앞으로 대한민국 인구가 줄어드니 부동산을 사지 말라고 하지만 그것은 다음 상승 기회에 올라탈 기회를 잃게 만드는 말이다. 지금부터 준비해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고 생각될 때 저렴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

현재 3%인 기준금리는 얼마나 더 오를까.

“지금 한국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8%에서 4%대를 오간다. 이 정도면 정상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본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간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평균 3.8%였다. 전반부가 4.7%였는데 후반부가 상대적으로 낮아 생긴 결과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 4% 정도 되면 정상이다.”

기준금리와 관련해 ‘정상’은 어떤 의미인가. 저금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인가.

“앞으로 경제가 어마어마하게 나빠지거나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져 한국은행이 칼을 물고 금리를 내려 기준금리를 1%로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 2%, 물가상승률 2% 기록 시 기준금리는 4% 내외에 머물 것이다.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금리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낮은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같은 상황들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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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6호 (p22~2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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