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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 패러디물 봇물, “답답한 현실 바뀌지 않아 확대 재생산”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테스형!’ 패러디물 봇물, “답답한 현실 바뀌지 않아 확대 재생산”

  • ●팔도 사투리로 부른 ‘테스형’ 버전 인기 몰이
    ●문재인 대통령 등 유명 인사 모창곡도 탄생
    ●세대 불문, 현실의 답답함 표현하며 끊임없이 나와
‘1인 8역 테스형’ 영상 캡처. [사진=더빙신안윤상 유튜브 채널]

‘1인 8역 테스형’ 영상 캡처. [사진=더빙신안윤상 유튜브 채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라인상에서 이용하기 편한 음악, 영상 콘텐츠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수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은 올해 하반기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최고 히트 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테스형!’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2월 7일 기준 1189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이나 가락을 응용해 좀 더 익살스럽게 표현한 밈(meme) 영상까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밈’은 하나의 콘텐츠를 매개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돼 퍼지는 짧은 영상 또는 패러디물을 뜻한다. 

조은재 대중문화평론가는 “추석 연휴 TV로 방송된 나훈아 콘서트가 흥행하면서 전 연령층의 인지도를 얻은 게 패러디(parody) 확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소크라테스라는 누구나 다 아는 성인을 ‘테스형’이라고 호방하게 부른 데서 나훈아의 캐릭터가 극대화된 이후 밈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테스형!’을 소재로 한 밈의 유형을 살펴봤다.

#풍류가형-가사를 바꿔 현실을 풍자한 밈

‘테스형!’의 가사를 바꿔 재미를 더한 밈으로 ‘테스형이 훈아에게~#테스형 #경상도#사투리#이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빼놓을 수 없다. 11월 17일 유튜브에 게시된 이 영상은 가수 이탁이 저승에 있는 소크라테스로 분해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에 답하는 내용을 담았다. ‘후나 니가 찾아서 / 저승에서 와뿌떼이 / 우짜 그리 불러싼노 / 시끄러버 죽깟다 / 이 세상이 애립뜨나? / 저 세상도 고마 빡시데이 / 디지고 나믄 땡이니 / 알라카지 마라 천국을’로 시작되는 경상도 사투리의 가사가 재미를 더한다. 친근한 멜로디에 답답한 현실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 이탁의 구성진 창법이 어우러진 이 영상은 12월 10일 8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올렸다. 

영상의 제목을 바꾼 ‘저승에서 테스형의 답가 ㅋ. 테스형이 후나에게’도 11월 17일 게시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퍼지고 있다. 노래강사 겸 작사가인 김현진이 ‘테스형!’ 가사를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 직접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테스형–나훈아 전라도 사투리버전(코로나버전) 라이브’와 ‘나훈아-테스형 #전라도 버전’은 10월 7일 개시 이후 각각 27만, 19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그려 안그려 최은혜TV’에 10월 9월 게시된 충청도 사투리 버전의 ‘테스형!’도 조회수가 60만 회에 육박한다. 트로트가수 나팔박의 강원도 버전, 트로트가수 고나겸의 제주도 버전 영상도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다. 

‘세상 모든 고통은 육체에서 나온다 / 전쟁 같은 세상에 혼자 둬서 미안해’ 등 철학적으로 개사한 한 철학관의 ‘나훈아의 테스형을 들은 소크라테스의 답가’라는 영상도 11월 9일 올라왔다. 유튜버 야수가 ‘아 훈아야 나훈아 동생아 정치는 왜 이래’라고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현 정권을 비판하는 영상 ‘[야수의 이빨] 테스형이 보내는 답가 “저 세상도 힘들다”’는 음정, 박자가 맞지 않는데도 1만4928회 조회수를 올렸다.



#나가수형-나훈아의 가창력에 도전한 밈

‘테스형이 훈아에게 답가’ 영상 캡처. [사진=빨간구두TV 유튜브 채널]

‘테스형이 훈아에게 답가’ 영상 캡처. [사진=빨간구두TV 유튜브 채널]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실력파 가수들이 다른 가수의 노래로 가창력을 뽐낸 것처럼 ‘테스형!’을 통해 나훈아의 노래 실력에 도전장을 낸 가수들도 나왔다. 11월 12일 게시된 알리의 ‘테스형!’ 라이브 영상은 시원하게 뻗는 고음으로 이목을 사로잡으며 조회수 35만 회를 넘었다. 10월 8일 게시된 배기성의 ‘테스형!’ 영상은 20만9405회가 조회됐다. 배기성이 통기타를 치며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엄지척’을 누른 이용자도 5500명에 이른다. 

트로트계의 아이돌 영탁이 부른 ‘테스형!’ 영상은 조회수가 총 191만 회에 달한다. 깜찍한 외모와 목소리를 지닌 트로트가수 요요미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10월 8일 유튜브에 게시된 요요미의 ‘테스형!’은 현재 조회수 189만5523회를 기록 중이다. 라이브 무대를 통해 실력을 다져온 통기타가수 겸 싱어송라이터 강지민의 ‘테스형!’은 10월 11일 게시 후부터 12월 10일 현재까지 303만 회 넘는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장구의 신’으로 불리는 젊은 트로트가수 박서진이 독특한 창법으로 소화한 ‘테스형!’은 10월 9일 게시 후 150만 회를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테너 조용갑과 소프라노 정진옥이 도전한 ‘테스형!’은 각각 25만, 44만 회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예술가형-창의성이 돋보이는 유형

‘테스형 최양락(네로25시) 버전’ 영상 캡처(왼쪽).‘테스형 펭훈아 런치쇼’ 영상 캡처. [사진=최양락의 희희양락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채널]

‘테스형 최양락(네로25시) 버전’ 영상 캡처(왼쪽).‘테스형 펭훈아 런치쇼’ 영상 캡처. [사진=최양락의 희희양락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채널]

10월 9일 ‘테스형(Tes Brother)-나훈아(Na Hoon-a) 최양락(네로25시) ver. M/V | 최양락 너튜브’라는 이름으로 게시된 영상은 ‘테스형!’을 소재로 개그맨 최양락의 순발력과 재능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상에서 최양락은 ‘아아 테스형’ 하고 소리치며 등장한다. 전성기 시절 개그프로그램에서 맡았던 로마 황제 네로의 모습으로 분장한 그가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나 네로야. 정말 오랜만이다. 잘 있었니? 숙이야? 소크라테스 형이 명언이 많았어요. 넌 뭘 믿고 그렇게 생겼니? 여자 조심해라. 그중에서도 너 자신을 알라. 나 네로, 너 테스형!’이라는 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압권이라는 평이다. 이어 그가 나훈아의 창법에 자신의 개성을 가미해 구성진 목소리로 뽑아내는 ‘테스형!’은 “보고만 있어도 절로 웃음이 난다”는 호평 속에서 인기 상승세다. 12월 1일 43만 회였던 조회수가 9일 만에 64만회를 훌쩍 넘어섰다.

11월 1일 게시된 ‘더빙신안윤상’의 ‘1인 8역 테스형!’은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 8명의 목소리, 말투로 ‘테스형!’을 부르는 영상이다. 나훈아가 노래하는 영상을 배경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박근혜 전 대통령, 배우 이순재와 이선균, 가수 바비킴의 코믹한 모창이 나온다. 12월 10일 27만9722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4500명으로부터 ‘엄지척’을 받았다. 펭수 콘서트처럼 연출한 ‘테스형 펭훈아 런치쇼’ 영상은 조회수가 138만 회를 웃돈다. ‘엄지척’을 누른 누리꾼도 4만9000명을 넘는다.

‘테스형’ 노랫말 응용한 댓글도 봇물

이 밖에도 ‘테스형!’을 소재로 한 다양한 밈 이미지와 영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각종 기사에도 ‘테스형!’ 가사를 응용한 댓글이 달린다. 네이버 검색창에 테스형을 치고 실시간 카테고리를 누르면 “깜도 안 되는 의원들 테스형 듣고 자신 좀 봐라” “혜민 스님이 왜 이래” “테스형에게 물어보고 정치해” “테스형아, 세상이 왜 이래유?”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댓글이 이어진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사태와 현재의 답답한 정치·경제 상황이 ‘테스형!’을 소재로 한 밈 콘텐츠를 만들어 놀이처럼 즐기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밈은 결국 원조 콘텐츠가 현 젊은 세대, 소비 주체들에 의해 재해석될 만큼 충분히 재미있거나 시선을 끌 수 있을 때 나온다”며 “나훈아의 ‘테스형!’은 노래 자체가 특이하고, 소크라테스를 끌어들인 점도 독특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밈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테스형!’의 밈 콘텐츠가 계속 나오고 공감하는 이가 많다는 것은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처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세태에 자신의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정치·경제 상황이나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테스형!’ 밈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동아 1269호 (p35~37)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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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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