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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은 짝퉁’, 중국판 블랙호크 한계 드러나 [웨펀]

밀수 부품으로 만든 중국산 Z-20으로는 해발 4000m 고고도 작전 역부족 인정한 셈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짝퉁은 짝퉁’, 중국판 블랙호크 한계 드러나 [웨펀]

지난해 10월 1일, 중국은 건국 70주년을 기념해 육·해‧공군과 로켓군 1만5000여 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벌이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 열병식의 관전 포인트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항모 공격용 무기들, 그리고 무인기를 꼽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신형 ICBM이나 무인기보다 이른바 ‘20 시리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 시리즈’란 중국이 개발한 4대 신형 항공기를 말한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 중국 최초의 대형 전략수송기인 Y-20, 중국판 B-2 폭격기인 H-20, 그리고 중국 미래 공중기동 전력의 핵심인 Z-20이 그것이다.

중국판 블랙호크 Z-20

중국판 블랙호크로 불리는 Z-20. [신화=뉴시스]

중국판 블랙호크로 불리는 Z-20. [신화=뉴시스]

Z-20은 ‘중국판 블랙호크’로 불리는 기종으로 외형만 보면 미국의 UH-60 블랙호크와 거의 똑같다. UH-60보다 캐빈 길이가 약간 길고, 메인 로터 블레이드의 숫자가 하나 늘어났다는 점을 빼면 일반인이 봐서는 오리지널 블랙호크와 외형에서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 기종이다. 중국이 ‘짝퉁’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블랙호크와 똑같은 Z-20을 만들어낸 이유는 블랙호크의 설계가 그만큼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원래 중국은 중형 기동헬기로 소련에서 도입한 Mi-8과 Mi-17 계열 헬기를 운용했지만, 1985년 미국에서 민수용 S-70C 헬기 24대를 도입해 운용해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 헬기들은 1987년 인도와의 국경 분쟁으로 서부 국경 지대에서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서부 고원 지대에 무장 병력과 장비들을 공수하는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중국군 수뇌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중국이 보유하고 있던 다른 그 어떤 헬기도 4000m 이상 고도에서 제대로 작전하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블랙호크 헬기들은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니며 그 성능을 과시했다. 

블랙호크가 이처럼 강력한 성능을 갖게 된 것은 이 헬기가 전 세계를 작전 지역으로 삼는 미 육군의 요구에 따라 개발된 전천후 ‘올라운드’ 헬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극지방은 물론 사막과 정글, 평야와 고원 그 어디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다목적 기동헬기를 요구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블랙호크였다. 



블랙호크 시리즈는 4000대 이상이 생산됐고, 지금도 군용과 민수용으로 절찬리에 판매되는 베스트셀러다. 체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우수한 비행 안정성은 경쟁 기종인 유럽의 AS532나 러시아의 Mi-8 시리즈를 압도한다. 다른 경쟁 기종들이 현재 생산 중단되거나 도태 기종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블랙호크 시리즈는 지금도 개량을 거듭하며 최신 헬기로 대접받고 있다. 

중국은 1987년의 경험 이후 이 헬기의 성능에 감탄해 100대 이상을 추가 도입하려 했지만,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결국 추가 도입은 무산됐다. 중국은 중형 기동 헬기의 소요를 채우기 위해 소련과 러시아에서 Mi-8, 그 개량형인 Mi-17을 대량 도입했지만, 이들 헬기는 블랙호크만큼의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이 러시아제 헬기에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고고도 작전 능력’이었다. 중국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과 티베트,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 평균 해발이 4000m가 넘는 고원에 상당한 영토를 가지고 있고, 유사시 이 지역에서 신속하게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는 헬기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중국 헬기 기술의 결정체

미국의 UH-60 블랙호크. [미국 공군 제공]

미국의 UH-60 블랙호크. [미국 공군 제공]

이러한 고원지대는 산소 농도가 낮아 내연기관의 연소 효율이 매우 낮아져 결과적으로 심각한 출력 저하 현상을 일으킨다. 헬기 설계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응 장치가 추가되지 않으면 이 지역을 날아다니는 헬기들은 정상 속도를 내지 못하고, 탑재할 수 있는 중량 역시 크게 줄어든다. 

당시 중국이 가진 가장 대형 기동헬기였던 Z-8은 4000m 이상 고도에서는 아예 작전이 불가능했고, 주력 기동헬기인 Z-9은 해당 고도에 진입하면 병력이나 무장을 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중국이 대량으로 도입한 Mi-8이나 Mi-17 계열 역시 러시아가 운용하던 일부 개량형을 제외하면 고원 지대 작전 능력에 상당한 제한이 있었다. 

결국 중국은 블랙호크를 베끼기로 결심하고 2006년부터 짝퉁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중국이 가지고 있던 S-70C 기종은 너무도 구형이었고, 이 기종을 그대로 베끼기에는 변화하는 전장 환경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1년 5월,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미군 블랙호크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중국은 파키스탄 정부에 돈을 주고 파괴된 잔해를 모두 수거해 개발에 참고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S-70C를 분해해 역설계하고, 파키스탄에서 가져온 잔해를 가져다 설계 변경에 참고했지만,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난관이 있었다. 바로 엔진과 기어박스였다. 헬기 설계 가운데서도 가장 고난이도인 터보샤프트 엔진은 중국의 기술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였고, 그렇다고 여기에 규격이 안 맞는 러시아제 엔진을 가져다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중국은 이 문제를 캐나다에서 해결했다. 중국은 미국의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의 캐나다 법인에 접근해 이 법인이 판매 중이던 PT6C-76C 엔진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이 거래는 명백한 불법이었지만, 중국이 프랫 & 휘트니 측에 금수조치 위반에 따른 벌금 납부액까지 계산해 가격을 쳐주면서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S-70C를 분해해 역설계하고, 여기에 유럽산 헬기들을 기술도입 생산하며 얻은 항공기 제어 기술을 접목한 뒤 밀수한 캐나다제 엔진을 복제해 붙인 것이 바로 Z-20 헬기다. 중국은 2013년 시제기를 내놓은 뒤 지속적인 보완 작업을 거쳐 2018년부터 일선 부대에 Z-20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육군항공부대는 물론 해군용으로도 대량 생산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열병식에서 Z-20을 공개하며 이 헬기를 중국 헬기 기술의 결정체로 소개했다. 미국의 블랙호크 헬기보다 앞선 디지털 플라이 바이 와이어(FBW) 조종 시스템을 채택해 비행 안정성이 훨씬 더 뛰어나며, 블랙호크보다 더 넓고 힘이 좋아 더 많은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측의 주장이었다.

러시아에 손을 벌린 상황

러시아의 수출용 헬기 버전인 Mi-171Sh. [The Union of Machine Builders of Russia 제공]

러시아의 수출용 헬기 버전인 Mi-171Sh. [The Union of Machine Builders of Russia 제공]

중국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헬기가 기존의 Mi-8과 Mi-17 계열 헬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선전하며 중국 헬기 기술의 자립과 도약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은 불과 1년여 만에 허상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헬기를 대량 도입한다던 중국이 슬그머니 헬기 생산 물량을 줄이고 러시아에서 Mi-17의 개량형을 대량 주문한 사실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9월 15일, 중국의 봉황망(鳳凰網)은 중국과 러시아의 헬기 기술 협력이라는 주제로 러시아 공장을 취재한 영상 뉴스를 내보냈다. 이 뉴스 속에는 최종 조립 단계에 있는 Mi-171Sh 헬기들이 다수 식별됐는데, 이 헬기들은 공통적으로 중국인민해방군 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Mi-171Sh 헬기는 러시아 육군이 지난 2017년부터 배치하기 시작한 Mi-8AMTSh 헬기의 수출용 버전으로 고원지대와 열대 기후에서 운용하기 위해 엔진을 VK-2500으로 바꾸고, 변속기도 이에 맞게 교체한 고원 지대 작전용 파생형이다. 

중국은 이미 운용하고 있는 Mi-8과 Mi-17의 고고도 작전 능력 부족 문제 때문에 Z-20을 개발해 이들 구식 기종들을 대체한다고 밝혔는데, Z-20 대량 생산을 선언한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에 구식 기종인 Mi-8을 개량한 Mi-171Sh 기종을, 그것도 고고도 작전 특화 버전으로 대량 주문했다는 것은 Z-20이 실패작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은 앞서 러시아제 Su-27SK 전투기를 면허생산하는 과정에서 이 전투기의 엔진인 AL-31 엔진 복제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물인 WS-10 엔진은 추력이 오리지널의 70%밖에 나오지 않았고, 극심한 진동에 시달렸으며, 비행 중 엔진이 정지되거나 심지어 파괴되는 사고도 발생해 일선 부대에서 전투기 인수를 거부했다가 지휘관이 숙청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중국이 Z-20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고고도 작전 특화 버전 헬기를 러시아에서 별도로 대량 도입한다는 것은 J-11 전투기 때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 밀수한 엔진을 복제한 중국산 엔진의 성능이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최근 인도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서부 고원 지대 작전용 헬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의 Mi-171Sh 대량 발주는 당장 급한데 Z-20으로는 대응이 안 되니 결국 러시아에 손을 벌린 상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주간동아 12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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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61호

2020.10.23

“쓰레기 산 줄이려면 다회 용기 만들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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