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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회용 마스크에 붙은 ‘KC인증’은 대부분 가짜다

  •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단독] 일회용 마스크에 붙은 ‘KC인증’은 대부분 가짜다

  • ●아동용 마스크 빼고 KC 인증 받을 수 없는데도 시중에는 마크 붙여 버젓이 유통
    ●국가기술표준원 “가짜 KC 인증 실태 알고 있지만, 단속 안했다”
‘KC인증 3중 차단 일회용 마스크’ ‘KC인증 MB필터 국산 일회용 마스크’ ‘국내 KC인증 부직포 마스크’….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회용 마스크 판매 문구다. 업체들은 자신이 판매하는 일회용 마스크가 KF(Korean Filter)인증을 받은 방역용 마스크는 아니지만, ‘KC 인증’을 받은 만큼 믿을 만한 제품이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주간동아’ 취재 결과 KC 인증을 받은 일회용 마스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회용 마스크는 KC 인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업체 “몰랐다”며 ‘발뺌’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 제품들. [홍중식 기자]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마스크 제품들. [홍중식 기자]

KC 인증이란 안전·보건·환경·품질 등 법정 강제 인증제도를 단일화한 국가인증 통합마크. KC 인증은 공산품에 대해 일정 수준의 품질을 강제하는 동시에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8개 부처가 KC인증을 부여한다. 

이 중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관리하는 공산품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에 따라 △안전인증대상 제품 △안전확인대상 제품 △공급자적합성확인대상 제품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으로 나뉜다. 뒤로 갈수록 규제 수준이 낮아지며, 4번째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은 KC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고 국가기술표준원이 KC인증을 해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KC마크를 붙여서는 안 된다. 

전안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회용 마스크는 바로 이 안전기준준수대상 생활용품에 속한다. KC인증을 받을 필요도, 받을 수도 없는 제품인 것이다. 다만 만 13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용 일회용 마스크만 공급자적합성확인대상 제품으로 분류돼 KC인증을 받을 수 있다. 



판매자들은 KC인증을 받았다는 근거로 각종 인증서를 내세운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등에서 받은 시험결과서다. 하지만 이는 KC 인증과는 전혀 관련 없다. 

이에 대해 판매자들은 “모르고 KC마크를 붙였다”고 말한다. A 판매업체 관계자는 “국내 인증을 통합한 것이 KC 인증이라고 알고 있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승인받은 것이 곧 KC 인증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동종 업계가 하는 것을 따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B 판매업체 측은 “위탁판매만 하고 있어 (실제 KC 인증을 받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우리에게 판매를 맡긴 업체가 KC 마크를 붙여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C 판매업체 대표는 “KC 마크를 붙여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KC 마크를 붙인 포장지가 10만 장이 넘다 보니 이것을 폐기하기 아까워 KC마크를 붙인 채 판매했다”고 털어놓았다.

“KC 이용 말라고 통보할 수 있지만, 한 적은 없어”

많은 업체가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KC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 캡처]

많은 업체가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KC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 캡처]

가짜 KC 인증을 붙인 일회용 마스크를 단속해야 할 정부는 손 놓고 있는 상황.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업체들이 KC 마크를 임의로 찍어 판매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 있는 행동”이라면서도 “다만 우리에겐 이들을 처벌할 권한이 없다. 해당 행위를 하지 말라고 통보하는 ‘개선공고’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금까지 일회용 마스크 판매업자에게 KC 마크와 관련해 개선공고를 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일회용 마스크 판매업자가 KC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받았다고 적시하는 것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라 허위광고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정위와 충분히 소통하며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는 공정위가 판단할 문제이므로, 국가기술표준원이 이 법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KC 인증 주관 기관이 직접 단속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국가기술표준원이 먼저 자체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우리에게 전달해야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마스크는 방역용 마스크와 달리 사전 검사 없이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다만 국가기술표준원의 사후 검사에서 인체에 유해한 세 가지 성분(포름알데히드, 아릴아민, 수소이온농도지수(pH))이 일정 수준 이상 검출될 경우 ‘리콜’ 처분을 받는다.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이며, 아릴아민은 방광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졌다. 산성 및 알칼리성 물질을 과도하게 함유해 pH가 높아지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킨다. 포름알데히드는 kg당 75mg 이상, 아릴아민은 kg당 30mg 이상, pH 농도는 4.0~7.5 수준을 벗어나면 리콜 처분을 받는다.

공정거래위, “표준원이 먼저 알려줘야”

국가기술표준원 마크.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

국가기술표준원 마크. [국가기술표준원 홈페이지]

국가기술표준원에 문의한 결과 일회용 마스크에 대한 사후 안전성 검사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행된 바 없다. 6월 17일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주간동아’에 “시중에 유통되는 일회용 마스크를 수거해 안정성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 금주 안에 10개 내외 제품을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쇼핑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찾아보면 이날 기준 12만6391개 항목이 검색된다. “10개 내외 제품을 검사하는 것은 시중 유통량 대비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주간동아 질문에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차단’ ‘바이러스 차단’ ‘비말 차단’ 등 기능성 문구가 포함된 제품은 일회용 마스크라 하더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소관”이라며 “국가기술표준원은 전안법에 따라 그러한 문구 없이 ‘일회용 마스크’ 또는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라고 표기된 제품만 수거해 검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C 인증 마크를 붙인 일회용 마스크는 공정위가 단속해야 하지만, 우리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1245호 (p38~39)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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