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44

2020.06.19

입장권관리 업체 ‘티킷’, 공연장 안심방문 서비스도 선보여 [유니콘의 새싹]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0-06-14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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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효섭 티킷 대표. [박해윤 기자]

    정효섭 티킷 대표. [박해윤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불황에 접어든 업계가 많다. 그중 타격이 큰 곳으로 공연계를 꼽을 수 있다. 공연자와 관객, 스태프가 한곳에 모이는 공연산업 특성상 감염병 이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연시장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다. 공연이 대부분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됐다. 

    힘든 시장 상황이지만, 공연 티켓 판매·관리 플랫폼 ‘티킷’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티켓 관리, 입장 추적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를 내놓은 것. 클럽, 노래방, PC방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대부분 사업자가 직접 출입자 명부를 만들고 방문자가 수기로 작성하는데, 허위로 적는 사람이 많아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방역 당국이 이동통신사 기지국 접속 정보, 신용카드 사용 내역,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알아내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든다.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티킷의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연 재개 신호탄도 티킷이 함께 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이 재개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인 만큼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 티킷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티켓 판매만으로 방문 등록까지 가능하니, 공연업계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다. 일단 티킷은 6월 말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전국투어콘서트’에 참여할 계획. 

    5월 29일 정효섭 티킷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입장만 해도 기록 남는 방문자 명부

    -티킷은 원래 티켓 판매 및 공연 기획을 돕는 서비스로 알고 있다. 어떻게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를 만들게 됐나. 

    “공연업계가 힘드니까 티킷도 상황이 좋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지인의 가게를 찾았는데, 거기서 방문자 명부를 봤다. 그러잖아도 장사가 안 돼 일하는 인원을 줄이다 보니 출입자 명부를 관리할 직원도 없었다. 게다가 방문자가 내용을 허위로 작성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아 보였다. 이때 티켓 추적 및 인적사항 정보 입력을 이용한다면 좀 더 체계적으로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티킷의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는 어떻게 다른가. 

    “방문 입력 서비스는 대부분 방문자가 시행해야 한다. 수기 문서는 방문자가 입력해야 하고, QR코드를 이용한다 해도 QR코드 리더기에 이미지를 갖다 대야 한다. 반면 티킷은 고객의 수고를 최대한 줄이려 한다. 공연 티켓을 구매할 때 인적사항을 미리 입력하면 되는 것이다. 티킷에서 만드는 입장권은 입장 확인 및 추적 기능이 있다. 입장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인적사항이 등록된다. 고객의 간단한 인적사항을 가지고 있는 업장이라면 이를 이용해 출입 등록 및 관리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업장은 휴대전화 번호를 활용한다. 고객이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링크가 전송된다. 이를 통해 고객이 휴대전화 번호를 제대로 입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티킷이 모은 개인정보의 유출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수기 장부에 비하면 QR코드나 티킷의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안전하다. 휴대전화 번호가 잔뜩 적힌 장부를 잃어버리거나, 이를 정리한 파일이 유출되면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 티킷은 필요할 때만 개인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즉 공연 관계자나 다중이용시설의 업주는 입장 여부만 확인할 수 있다. 추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역학조사가 필요해지면 방역 당국에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가 가는 방식이다.”

    티킷의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 화면. [박해윤 기자]

    티킷의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 화면. [박해윤 기자]

    공연 기획자 성공 도우미

    -바이럴 티켓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뭔가. 

    “원래 공연 기획자 일을 했다. 사실 한국에서 공연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공연 하나를 기획하면 초연에는 약간 손해를 보고, 재연에서는 손해만 보지 않을 정도, 세 번째 공연에서 이익을 보면 성공이라는 말까지 있다. 공연 기획자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IT(정보기술)를 섞어 누구나 쉽게 공연 기획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티킷 외에도 ‘네이버’ ‘인터파크’ 같은 티켓 판매 사이트는 물론, 공연이나 행사 티켓을 만들어주는 업체도 많다. 티킷의 서비스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능을 먼저 말하자면 입장권 추적 시스템을 통해 공연 기획자가 공연장에 입장한 사람들과 좌석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에 공연계의 고질적 문제인 암표 판매도 막을 수 있다. 양도 불가 기능을 넣으면 아예 암표 판매가 어려워진다. 공연 기획자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콘셉트 자체가 기존 티켓 플랫폼과는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기존 서비스는 티켓 발매 및 판매를 주로 한다. 하지만 티킷은 각 공연에 관심이 있고, 이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사람까지 찾아준다. 초대권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이다. 공연은 대부분 초대권이 있다. 보통 유명인이나 업계 관계자, 담당 매체 관계자에게 초대권을 배부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매체, 입소문을 통해 공연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초대권 중 실제로 쓰이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티킷은 입장권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이 초대권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즉 뮤지컬 관련 유명 블로거에게 초대권을 10장 준다고 가정하면 이 초대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장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해당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을 찾고, 나아가 초대권을 많이 배부할 수 있는 사람을 슈퍼 셀러로 지정해 판매책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공연에 어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지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토대로 핀 포인트 식의 마케팅도 할 수 있다.”

    다품종 소량 객석 공연의 시대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이전처럼 공연이 가능할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공연계 문화가 코로나19 사태 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규모 공연까지 진행되려면 종식 후에도 사람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따라서 당분간은 팬미팅 등 소규모 공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의 발달로 개인방송인의 팬미팅이 많아지고 있다. 특정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는 티킷의 핵심 서비스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대규모 공연시장에서 티킷의 역할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당분간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는 필요하다. 관객의 불안감 종식은 물론, 공연의 안전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을 생각하면 티킷이 할 일은 더 많다. 어떤 나라라도 공연을 재개할 때 안심 방문 등록 서비스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스파크랩스의 관계사 명단 중 티킷의 BI를 들고 있는 정 대표. [박해윤 기자]

    스타트업 엑셀레이터 스파크랩스의 관계사 명단 중 티킷의 BI를 들고 있는 정 대표. [박해윤 기자]

    정 대표가 입은 티셔츠의 뒷면과 사무실 입구에는 ‘Let’s go Nasdaq with TKIT’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글로벌시장 진출은 먼 목표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말처럼, 이번 기회에 글로벌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세계시장을 향한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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