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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자의 #쿠스타그램

아아, 오늘은 여기 누워야겠다 O<-<

워너원 전시회 ‘ WANNA · ONE 512 ’전 가보니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  김도균 객원기자

아아, 오늘은 여기 누워야겠다 O<-<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워너원은 추억을 남긴다


워너원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7층 하늘공원 상상공간뮤지엄. (왼쪽) 워너원 숙소의 침실.

워너원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7층 하늘공원 상상공간뮤지엄. (왼쪽) 워너원 숙소의 침실.

사방이 새하얀 좁은 방 안에 하얀 철제 2층 침대가 놓여 있다. 하늘색 줄무늬 침구와 잠옷도 보인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침실이다. 그런데 이 방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남의 침대지만 남의 것 같지 않은 느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다 방 안으로 들어온 이들(대부분 여성)은 너나없이 침대에 드러누워 스마트폰 카메라를 켰다. 

“군대에서 쓰던 침대랑 똑같네요.” 군필 남성 기자의 눈에는 특별할 것 없는 이 침대에 여성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이게 케이팝(K-pop) 역사에 제대로 한 획을 그은 아이돌그룹 워너원(Wanna  ·  One)의 침대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팬덤에서 많이들 하는 말처럼 ‘오늘은 여기 누워야겠다. O<-< ’


치열했던 11명의 512일

멤버들의 공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벽면이 거울이라 예쁜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멤버들의 공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벽면이 거울이라 예쁜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다.

1세대 아이돌그룹 H.O.T., 젝스키스가 해체 이후 각각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콘서트를 열었을 때 방구석 1열에서 오열해본 경험이 있는가. 좋아하던 그룹이 갑작스레 해체를 발표해도 충격이 어마어마한데, ‘지구 종말의 날’ 카운트다운처럼 하루하루 마지막이 다가오는 워너원의 팬이라면 ‘팬질’을 하는 내내 얼마나 가슴을 졸였겠는가. 1분 1초가 아까웠을 테다.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국민 프로듀서들이 직접 뽑은 멤버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2017년 8월 7일 첫 번째 미니 앨범 ‘1×1=1(TO BE ONE)’을 발매하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데뷔한 이래 1년 6개월간 활동하며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데뷔곡 ‘에너제틱’은 발매와 동시에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찍으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활동 기간에 총 5장의 앨범을 내고 수많은 광고와 방송, 화보를 찍었다. ‘에너제틱’(15회), ‘Beautiful’(8회), ‘약속해요’(2회), ‘부메랑’(10회), ‘켜줘’(7회), ‘봄바람’(7회)까지 음악방송에서 1위를 49회나 차지했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10개국 13개 도시를 도는 월드 투어 ‘원 : 더 월드’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로 해체했지만, 워너원 ‘해체’가 멤버들의 연예계 ‘은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현재 멤버들은 각자 소속사로 돌아가 연기와 음악 활동 준비에 한창이다. 더는 워너원으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사진과 영상, 음악은 남아 팬들을 위로한다. 워너원 활동 512일의 기록을 담은 전시회 ‘WANNA ·  ONE 512, FOREVER’전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7층 하늘공원 상상공간뮤지엄 앞에 추운 날씨에도 긴 줄이 늘어선 이유다. 워너원의 치열했던 흔적을 살펴보고자 2월 12일 오후 전시장을 찾았다.


워너원 멤버들도 찾은 전시

워너원 멤버들이 활동할 때 입은 의상이 전시돼 있다.

워너원 멤버들이 활동할 때 입은 의상이 전시돼 있다.

전시장 입구에는 팬들이 조공한 쌀 화환이 놓여 있었다. 2월 1일 시작된 전시회는 연중무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8시). 하루 10회 차씩 운영하며 회 차별로 30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입장은 매시 정각에 가능하다. 10분 이상 늦으면 입장이 어렵다. 회 차마다 선착순 11명은 ‘프로듀스 101 시즌2’ 왕좌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관람 시간은 50분. 입장료는 회 차당 1만5000원이다. 매시 30분마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워너원 탄생부터 마지막 콘서트까지 모습을 엮어 만든 싱어롱 영상을 20여 분간 상영한다. 


워너원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감상할수 있다.

워너원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감상할수 있다.

워너블에게는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과 공연 의상, 액세서리, 콘서트 비하인드 스토리 등 볼거리가 ‘오조오억’ 개나 되다 보니 50분이라는 관람 시간이 짧게만 느껴진다. 동영상 촬영은 ‘절대 불가’지만 지정된 장소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처음에는 입장료가 다소 비싼 게 아닌가 싶었는데 주방과 거실, 침실 등 워너원 숙소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고 높이 8m, 7000인치에 달하는 13개의 초대형 스크린으로 멤버들의 ‘열일’하는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 주관사 마하나임라이브 관계자는 “멤버들의 애장품, 사진 자료 등을 모션그래픽, 프로젝터 맵핑, 인터랙티브 기법 등을 활용해 미디어아트로 재현했다”며 “워너원 멤버들의 미공개 자료 등 팬들이 워너원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찾은 이는 대부분 여성이었는데 외국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 20대 여성은 “워너원이 해체돼 아쉽지만 추억을 되새기며 워너원을 떠올린다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은 “멤버 이대휘가 ‘나야 나’에서 센터를 맡았을 때부터 춤선과 음색이 좋아 팬이 됐다. 팬들이 만든 인형 세트를 3만 원에 구매했다”며 손에 든 이대휘 인형을 들어 보였다. 이날 전시장에는 언제 다시 들게 될지 모를 워너원 공식 응원봉이나 멤버별 봉제인형을 손에 쥐고 현장을 찾은 팬이 많았다. 


워너원의 숙소를 재현한 공간은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벽에는 팬들이 써 붙인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워너원의 숙소를 재현한 공간은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벽에는 팬들이 써 붙인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관람객 사이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건 멤버들의 숙소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 거실 스크린에서는 워너원의 ‘Wanna  ·  One GO’ 출연 영상이 나왔다. 팬들은 비치된 포스트잇에 손글씨를 써 벽에 붙이며 멤버들을 추억했다. ‘깜지’ 쓰듯 빼곡하게 채워 내려간 연서부터 서툰 한국어로 ‘워너원 산랑해’라고 쓴 외국 팬의 쪽지까지, 공간 전체가 꼭 대학가 오래된 맛집의 포스트잇 월을 보는 것 같았다.


워너원 숙소 완벽 재현

워너원이 활동할 때 받은 트로피의 일부가 전시돼 있다.

워너원이 활동할 때 받은 트로피의 일부가 전시돼 있다.

최근 전시장에 다녀간 워너원 멤버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금까지 윤지성과 하성운, 김재환이 전시를 관람했다. 워너원 리더 윤지성은 숙소 벽에 ‘To. 워너블. 잘 묵었다 갑니다. 성우야, 니엘아. 보고 싶다. 엉엉’이라고 적었다. (워너원 활동 당시 옹성우와 강다니엘, 윤지성은 룸메이트였다.) 하성운은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자신의 사진 위에 ‘추억이다~♡’라고 적었다. 이들은 침실 벽과 무대의상, 사진 액자에 사인과 메시지를 남겼다. 


워너원의 활동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싱어롱 상영관.

워너원의 활동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싱어롱 상영관.

전시의 대미는 영상 관람이다. 거대한 스크린 위로 워너원의 역사가 펼쳐진다. 싱어롱 영상이니 신나게 따라 불러도 좋다. 영상을 보고 전시장을 나오면 MD숍이 있다. 멤버별 체인 팔찌(1만8000원), 아이링(1만5000원), 쿠션(3만5000원), 아크릴 등신대(2만 원), 인형(2만8000원), 아크릴 액자(3만2000원) 등 131종의 굿즈를 팔고 있다. 상품 주문서에서 원하는 상품에 체크해 카운터에 가져가면 물건을 준다. 굿즈를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뭔가를 살 엄두는 나지 않았다. 


워너원 숙소 주방을 전시장 한 쪽에 만들어놨다. (왼쪽) MD숍에서 워너원 포토카드를 만들 수 있다.

워너원 숙소 주방을 전시장 한 쪽에 만들어놨다. (왼쪽) MD숍에서 워너원 포토카드를 만들 수 있다.

포토티켓을 만들 수 있는 자판기 여러 대와 솜사탕 기계도 있었다. 솜사탕 기계에는 전시장을 방문한 윤지성과 김재환이 각각 하얀 토끼와 파란 곰돌이 솜사탕을 들고 찍은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들과 같은 솜사탕을 산 뒤 야외 포토월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팬도 많았다. 

3월 티켓은 2월 22일부터 티켓링크와 네이버 예매하기에서 판매한다. 기왕이면 혼자보다 워너원을 열렬히 좋아했던 친구들과 함께 가기를 추천한다. “이거 그 무대에서 입었던 옷!” “이거 그때 거기에서 찍은 사진!” 등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기 때문이다. 전시를 보고 나면 워너블의 ‘성지’로 알려진 용산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멤버들이 마신 레시피의 밀크티를 마셔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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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던땀만큼추억도많아 #봄바람이지나가면 #우리다시만나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핫플레이스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와글와글한 명소가 궁금한가요? 검증되지 않았는데 생돈 주고 ‘도전’하는 건 조심스럽다고요? 걱정 마세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대신 찾아가 속속들이 살펴보고 알려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되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인스타그램에서도 #매거진동아 #쿠스타그램 등으로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2019.02.15 1176호 (p64~68)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  김도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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