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5

2015.12.02

아버지만한 아들 없다

부자(父子) 골프 가문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5-12-02 17: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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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만한 아들 없다

    RSM클래식에 참가한 데이비스 러브 3세(오른쪽)와 러브 4세. 뉴시스

    골프도 부전자전(父傳子傳)일까. 모든 스포츠 종목이 그러하듯 대를 이어 골프선수가 되는 경우가 제법 많다. 11월 20일에는 미국에서   3대(代) 골프선수가 탄생해 화제를 모았다. 조지아 주 시아일랜드 리조트 시사이드코스에서 개막한 PGA투어 RSM클래식에 데이비스 러브 3세(51)와 외아들 러브 4세(22)가 출전한 것. 대회 조직위원회는 1, 2라운드에서 러브 부자를 같은 조에 편성했다.   
    ‘드루’라는 애칭을 가진 러브 4세는 앨라배마대 3학년생으로 올해 조지아 주 아마추어선수권과 미국대학선수권을 제패했다. 이미 이들은 2012년 PNC부자(父子)골프챌린지에서 우승한 전력도 있다. 러브 4세의 할아버지이자 러브 3세의 아버지인 데이비스 러브 2세(1935〜88) 역시 PGA투어에서 활동했고, 은퇴 후에는 골프 교습가로 이름을 떨쳤다.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팀 단장 제이 하스는 대회 기간 내내 마음을 졸였다. 출전 포인트 11위로 자격은 충분하지만 아들 빌 하스를 단장 추천선수로 뽑아서 여론이 나쁠까 봐 전전긍긍한 것이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 빌은 배상문과 대결해 승점을 따내며 미국팀에 트로피를 안기는 수훈을 세웠다. 하스 역시 골프 가문이다. 제이 하스만 해도 1980년대 PGA투어 통산 9승을 올렸고, 동생 제리는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에서 3승을 했다. 또한 제이 하스의 외삼촌이 68년 마스터스 우승자 밥 골비다.
    2대 골프선수를 역사적으로 따지면 ‘골프의 아버지’ 톰 모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올드 톰 모리스가 브리티시오픈 4승을 쌓은 데 이어 아들 영 톰 모리스도 1868년부터 4회 연속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다.     
    아버지만한 아들 없다
    우승을 쓱쓱 해내는 아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아들도 있다. 아버지가 너무 큰 나무였다면 그 옆에서 자란 아들이나 손자는 큰 나무 그늘에 가려 햇볕도 못 보고 자란 화초와 같다. 원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의 아들 니클라우스 2세는 1985년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빼곤 기록이 없다. 또한 게리 니클라우스는 2000년 벨사우스클래식에서 필 미컬슨에게 연장전에서 패해 1승을 거둘 기회를 놓쳤다.
    1958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권 개최부터 계산한다면 국내 프로골프 역사도 60년에 가까운 만큼 부전자전 골프선수들이 존재한다. 국내 KPGA 15승을 거둔 최광수의 아들 최형규, 국내 9승에 일본서 4승을 거둔 김종덕의 아들 김민제, 국내 8승 이강선의 아들 이현 등이 골프선수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아직 아버지의 그늘이 깊고 넓다.  
    골프 역사상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이룬 부자 2대 승수는 과연 어느 가문이 가장 높을까. 1950~60년대 활동하며 메이저 3승에 PGA투어 18승을 거둔 줄리어스 보로스의 승수에 그의 아들 가이 보로스가 96년 그레이터밴쿠버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더하면 부자가 총 19승을 거둬 1위다. 그 뒤를 잭 버크와 버크 2세가 1승차로 뒤쫓는다(표 참조). 부자 모두 뛰어난 선수였던 사례는 초창기 톰 모리스 부자와 지금의 하스 부자를 빼면 없다. 만약 니클라우스의 아들 가운데 한 명이라도 1승을 거뒀다면 아버지의 73승에 합쳐 74승이 됐을 것이다. 현재 보로스 가문이 가진 1위 기록을 조만간 하스 가문이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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